악의惡意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싫다는 말 그걸로 잘못을 변명하는 사람은 듣는 사람까지 무시하고 있다
제목:악의惡意
지은이:히가시노 게이고
출판사:현대문학
독서일:2024.12.28.~2024.12.28.
페이지:
ISBN13:978897275419003830
소장여부:대출(종이책)
※2024년 41번째 독서
독서배경
인터넷 글을 보다가 우연히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가 재밌다는 글을 보았다. 같은 작가의 다른 유명한 소설 제목은 들어 보았는데, 《악의》란 소설은 처음 알게 되었다.
전에 읽었던 같은 작가의 《변신》처럼 초창기 작품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 연말의 주말 기간에 가볍게 읽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3.04.14 - [0500_독서] - 변신(히가시노 게이고)
전자책 도서관 앱에는 본작이 없었지만, 동네 도서관에는 종이책이 대출 가능 상태였다.
2008년 출판작에 유명 작가의 소설이니 책상태가 짐작이 되었다. 그래도 공짜로 한번 읽어 보는 거니 한번 대출해 보자는 마음으로 도서관으로 갔다.
책 표지와 상태는 15년 이상의 세월이 느껴졌다. 그래도 내부 책 페이지가 거부감이 들 정도 지저분하지는 않아서 빌려 나왔다.
표지
표지는 크게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그냥 짙은 파란색의 배경에 담배 연기 같은 무늬가 꾸물하게 피어오른다.. 마치 매우 꼬여버린 악의나 의혹을 형상화하는 것처럼.
최종 감상
토요일 오전부터 한 3시간 만에 다 읽었다. 연말의 날씨가 쌀쌀하여 딱히 밖에 나갈 예정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앉은자리에서 다 읽어버릴 생각도 아니었는데 나름 소설 속 내용에 몰입이 되었다.
줄거리는 베스트셀러 소설 작가(히다카 구니히코)가 집에서 살해되고 베스트셀러 소설 작가의 어릴 적 친구이자 무명의 아동문학 작가(노노구치 오사무)가 피의자로 체포된다.
피의자는 피해자가 자신을 협박하고 자신의 작품을 빼앗아간 악인이지만 죄는 자기에게 있다고 수기를 남기고 자백한다. 피해자로 인해 자기는 유령 작가(고스트라이터)로 작품을 빼앗기며 살았고 마지막까지 자신을 놓아주지 않는 피해자에게 반하여 살인을 하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형사(가가 교이치로)는 피의자 주장과 증거 상황을 다시 구성해서 수사를 진행한다.
첫 1/3 정도는 추리소설 등에서 흔히 나오는 살인 피해자의 지인이나 친구가 수사를 돕는 척하지만 결국 그가 범인이라는 전형적인 구성 아닌가 싶었다. 형사가 살인에 쓰인 트릭과 알리바이를 파헤치는 부분이 책 전반부에 모두 나와서 이걸로 책 분량을 나머지를 채울 수 있나 좀 의아하기도 했다.
다음 2/3 정도 지점까지는 살인 피해자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살인 피의자인 친구를 괴롭히고 작품까지 빼앗아 스타가 된 악인惡人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시나리오도 소설이든 영화든 흔히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추리소설안에 '피해자는 진짜 나쁜 놈이었어, 법이 해결하지 못해서 살인을 하게 되었어. 과거에 피해자가 피의자를 ....'와 같은 '알고 보니 범인은 불쌍한 사람' 의 전형적인 프레임이네라는 생각이 또 들었다.
마지막 3/3은 이런 피살자의 악인 프레임이 처음부터 피의자가 사전에 설계해 놓은 프레임이라는 사실이라는 게 재밌었다. 여러 정황과 증거가 범인이 마치 본인의 인생을 송두리째 피살자에게 빼앗긴 힘없는 친구인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이걸 파헤쳐 나가는 부분이 가장 흥미진진했다. '도입부와 중간부의 전형적인 구조라고 짐작했는데, 잘 비틀었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피의자가 피해자를 살인한 이유는 자신이 갖지 못한 걸 가진 친구에 대한 악의惡意 가 원인이었다. 왜 그렇게 까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마지막까지 피의자의 입에서 분명한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단지 책 속에서 나온 학교 폭력의 가해자 말 중에 나온 “그냥 이유 없이 (자신과 맞지 않은) 녀석이 싫었다.”는 적절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악의 평범성이라고 할까 그냥 피해자는 친구를 잘 대해 준다고 생각했지만, 피의자는 그게 싫었던 건지, 피해의식이 있었던건지, 친구의 성공이 자기 것이어야 한다는 잠재의식이 있었는지, 악의를 품게 된 순간부터 친구의 모든 걸 자기 것으로 만들 구조를 만들어 배치한 것이 섬뜩했다.
주말 낮에 형사 드라마를 본 것처럼 적당히 재밌고 적당히 시간 보내기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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