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론(존 스튜어트 밀)
제목 : 자유론(On Liberty)
저자 :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역자 : 서병훈
출판사 : 책세상
독서일:2021.12.17.~2021.12.24.
소장여부:소장
최근에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샀다.
‘책세상’ 출판사의 리커버 본으로 표지가 맘에 들었다.
금액도 8900원으로 요즘 책 가격 생각하면 비싸지 않다.
책 크기는 46판(128×188mm)이고,
페이지수는 285페이지로 들고 다니기 좋은 문고본이다.
온라인 서점 장바구니에 담아 놓은지
2년 정도 된 것 같은데 결제까지 이어지지 못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책 선물을 하려다 보니
배송비를 맞추기 위해서 결제까지 하게 되었다.
당시 유시민 작가의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에서
추천하는 책이라서 장바구니에 담아 놓았다.
사실 벤담, 루소, 밀, 칸트 등 철학사상가의 고전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사변思辨(경험에 의하지 않고 순수한 사유思惟만으로 인식에 도달하는 일)이란 낯선 말처럼,
현학玄學(이론이 깊고 어려워 깨닫기 힘든 학문)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역사에 이름을 남긴 대가大家(학문에 조예가 깊은 사람)의
대표작을 한 번에 이해하는 것은 나 같은 범부凡夫에게는 무리이고 흥미도 잘 생기지 않았다.
※적다 보니 한자어가 남발 되었다...
중고등학교 윤리 책에 나오는 00 주의의 개념과 대표 철학자 정도만
파악하는 게 사실 효율적일지도 모른다.
우리 사회가 돌아가는 체계와 정신적 근간은 이미 어느 정도
벤담, 루소, 밀, 칸트, 마르크스 등의 사상가들이 주장한 (고전적) 00 주의가
반영되었고, 다시 현실적인 현상과 문제, 투쟁 등을 거쳐서
수정된 00주의가 되었다.
굳이 해당 분야 전공자도 아닌데, 깊게 파고 들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으며
철학적 호기심이 물오른 지금 《자유론》을 읽자고 마음먹었다.
매일 밤 10시~12시 사이에 천천히 읽었다.
평일 중간, 중간에 고3 학생처럼 책상에서 졸고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하지만 서재에서 잔잔한 풍경이나 겨울 캠핑 동영상을 컴퓨터에 틀어놓고,
추운 연말 밤에 지적 욕구가 듬뿍 들어간(지적과잉) 책을 읽고 있는 여유가 좋았다.
책의 목차는 5개 장의 본문과 해제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 '머리말' 은 《자유론》저술 배경과 자유의 개념, 적용범위를 설명한다.
제2장 '생각과 토론의 자유'에서는 진정한 자유와 진리, 진보를 위해서 토론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생각, 사상, 의견 개진에 대한 자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제3장 '개별성-행복한 삶을 위한 중요한 요소'에서는 개인이 갖는 자유로써
획일성을 배제하고 개별성을 가져야 자유가 유지, 발전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론, 사회적 합의와 민주적 법규로 획일화되는 정치적, 사회적 구조에서
개인의 개별성을 가져야 사회적 발전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제4장 '사회가 개인에게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한계'는
사회가 개인의 행동을 간섭해서 안 되는 이유와 불가피한 간섭이 필요한 경우,
사회란 이름의 간섭 주체에 대한 의심과 견제, 한계를 설명하였다.
제5장 '현실적용'에서는 저자의 자유에 대한 주장을 반영하기 위해,
(국가)교육과 국가기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며,
진정한 자유를 위한 교육과 국가운영의 의견을 말하고 있다.
해제는 옮긴이인 서병훈 교수님의
《자유론》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풀어서 중요한 부분을 설명한 장이다.
본문을 다 읽고 해제를 읽으니 핵심이 잘 이해되어서 좋았다.
각 장에서 마음에 들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은 아래에 따로 인용해서 작성했다.
책을 읽다 보면, 밀의 주장에 대해서 ‘당연한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든다.
이는 이미 정론定論과 기본 지식이 된 고전에 대해서 시차를 갖는 것에 불과하다.
“‘자유의 기본 원칙’인 사람은 각자 최대한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단 한 가지 경우에는 개인의 자유가 유보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해 harm를 끼치게 될 때이다.”
라는 생각은 이미 민주시민사회의 핵심 사고로 초등학교에서부터 배우는 도덕이자 윤리이다.
밀은 약 1850년 당시 이런 사상을 구체화하여 출판하였다.
당시 초중기 산업혁명 시기의 대영제국의 사회 구조를 생각하면 획기적일 거란 생각이 든다.
이미 국왕과 귀족은 현재 정치가와 재벌처럼 일반 서민이 닿기 힘든 저 높은 곳에 있을 것이다.
중소 자본가나 전문직, 관료는 자기 삶을 위해 명예와 부를 쫓고 있을 것이다.
당시 일반 서민은 농민, 노동자 등의 하층민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나 최대한 자유를 누린다는 생각 자체를 한다는 게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책에서 당시 이런 사회적 자유는
시민 사회가 구성된 몇 서구국가(영국, 프랑스, 미국)만 가능할 것이라고 하였다.
당시 중국과 아시아, 이교도 국가는 관습의 전제專制(남의 의사는 존중하지 않고
혼자서 일을 결정함)에 얽혀 자유로운 사상과 의견이 발현되지 못하여
국가 발전이 정체되었다고 하였다(P.149).
서구 국가 우월주의로 보일 수 도 있지만, 역사적 흐름은 밀이 말한 데로 흘러갔다.
1850년 당시에는 봉건주의, 전제주의, 입헌주의, 민주주의 정도의 정치체제가 있었을 것이다.
19세기 후반 공산주의가 추가되고 20세기 초반 공산주의가 러시아를 시작으로
중국, 동유럽, 아시아로 확산되었다.
양차 세계대전을 지나고 신생국가가 독립하며
많은 후기 서구화(산업화) 국가들은 민주주의 또는 공산주의, 입헌주의를 선택하였다.
머리말에서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행위에 한해서만 사회가 간섭할 수 있다. 이에 반해
당사자에게만 영향을 끼치는 행위에 대해서는 개인이 당연히 절대적인 자유를
누려야 한다. 자기 자신, 즉 자신의 몸이나 정신에 대해서는 각자가 주권자인 것이다.
이 원리가 정신적으로 성숙한 사람에게만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굳이 부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법에서 성인으로 규정한 나이에 미치지 못하는 어린아이나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략) 그래서 나라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욕으로 충만한 지도자가 달리 방법이 없을 때 그 어떤 편법을 쓰더라도 탓할 수가
없는 것이다. 미개인들을 개명시킬 목적으로 그 목적을 실제 달성하는 데 적합한
수단을 쓴다면, 이런 사회에서는 독재가 정당한 통치 기술이 될 수 있다(P.37)."
라고 주장하였다.
밀은 국가 발전이란 목적에 따라 독재도 가능한다는 말인가? 싶다가
당시를 생각해보면, 결국 사회적 자유와 고도화된 합리적 사회(국가)는
어느 정도 수준을 갖출 때 가능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당시 1850년대는 영국, 프랑스, 미국 정도의 국가라야 자신 주장한
《자유론》이 제대로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 외 발전된 몇몇 유럽 국가조차 종교나 정치적 경직성 때문에
《자유론》을 전부 반영할 정도는 되지 않았을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정치체계에서 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원칙적으로 보장한다.
다만 밀이 《자유론》 제4장에서 말한
‘사회가 개인에게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한계’가 다르다.
같은 민주주의 국가라고 해도, 종교, 전통, 사회적 특수성·합의 등에 의해
‘사회가 개인에게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범위가 서로 다를 수 있다.
공산주의는 국가·안보·이념 등에서 ‘사회가 개인에게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훨씬 광범위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극단적 개인 자유주의와 사회 통제 자유주의의
어느 중간 즈음에서 ‘사회가 개인에게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좌우로 조정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사상과 체계의 기본을 개념화하고 설계한
존 스튜어트 밀을 《자유론》을 통해서 잘 알게 되었다.
개인의 성공과 부, 명예를 중시하는 고도화된 개인 자유주의인
현대 사회에서 말단적인 현상을 분석, 예측하는 책은 많다.
하지만 《자유론》은 이미 1850년에 개인의 자유와 개인의 개별성,
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체계화한 고전이고 명작이라 생각한다.
《자유론》 1독은 꼼꼼히 읽고 생각하고, 주요 부분을 필사하며 챙겨 읽었다.
독서 집중력이 피로해질 즈음 적당한 분량으로 마무리되고,
서병훈 교수님의 해제 부분에서 핵심을 다시 집어줘서 좋았다.
《자유론》은 나를 재충전하기 위해서 여행을 떠날 때, 정신적인 부분을 채우기 위해 갖고 가고 싶은 책이다.
제1장 머리말 "이 책은 그보다도 시민의 자유 또는 사회적 자유를 중심 주제로 삼고 있다. 다시 말해 나는 이 책에서 사회가 개인을 상대로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의 성질과 그 한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중략) 이런 종류의 문제가 오늘날의 실천적 담론에 심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리고 머지 않아 이것이 미래의 중요한 현안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P.21)" "사람의 경우가 그렇듯이, 정치나 철학 이론도 변변찮을 때 눈에 띄지 않다가 성공을 거두면서 그 결점이나 허점이 발견되곤 한다. 민주 정부를 세우는 것이 꿈속에서나 가능하거나 까마득한 옛날에나 존재했던 것으로 여겨질 때는, 인민이 자기 자신에게 행사하는 권력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자명했을 것이다. (중략)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지구상의 큰 땅덩어리를 차지하는 한 나라(미국)에서 민주 공화정이 세워졌고, 그 나라는 국제 사회의 열강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그리고 선거를 통해 수립되고 인민에게 책임을 져야 할 정부가 하는 모든 일이 사람들의 관찰과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P.25)" "자유의 기본 영역은 (중략) 첫째, 내면적 의식의 영역, (중략) 둘째, 자신의 기호를 즐기고, 자기가 희망하는 것을 추구할 자유, (중략) 셋째, 결사結社의 자유 (중략) 이다(P.40)." |
제2장 생각과 토론의 자유 "우리 생각에 대해 철저한 부정과 비판 과정을 거친 뒤, 그래도 살아 남은 생각에 입각해서 어떤 행동에 나선다면, 그 행동의 타당성은 매우 높아질 것이다(P.55)" "위대한 사상가를 위해서만 사상의 자유가 허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평범한 보통 사람들도 뛰어난 사람 못지 않게, 아니 그들보다 더 그런 자유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각자 타고 난 능력만큼 정신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P.81)" "이런 진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대립하는 두 주장에 똑같이 귀를 기울이고, 각각의 가장 강력한 논거를 편견없이 정확하게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P.87)" "그러나 비록 우리와 반대되는 견해를 가진 사람이고, 따라서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 일으킨다고 생각되더라도 그에게 간섭해서는 안된다. 이에 반해, 자신과 반대되는 사람들의 진짜 생각이 무엇인지 차분하게 들어 볼 수 있고 정직하게 평가할 수 있는, 그래서 그들에게 불리 한 것이라고 과장하지 않고, 또 유리한 것이라고 해서 결코 차단하지 않는 사람은 그가 누구든 또 어떤 생각을 가졌든 존경 받을 만하다. 이런 기본적인 도덕률 위에서 토론이 진행되어야 한다(P.119)" |
제3장 개별성 - 행복한 삶을 위한 중요한 요소 "오늘날에는 무언가 남과 다른 것을 일절 용납하지 않을 정도로 여론의 전제專制가 심하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색다르게 행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야 그러한 전제를 부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강한 성격이 충만할 때 거기에서 남다른 개성이 꽃핀다. 그리고 사회 속에서 남다른 개성이 자유롭게 만개할 수 있는 가능성은 일반적으로 그 사회가 보여주는 탁월한 재능과 정신적 활력, 그리고 도덕적 용기에 비례한다. 불행하게도 오늘날에는 극히 일부 용기 있는 사람들만이 그런 개성을 발휘할 뿐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시대가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P.144)." "자유가 허용되는 곳에서만 사람 수 만큼이나 다양한 독립적인 개선의 요소가 뿌리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발전의 원리는 자유를 사랑하든, 아니면 개선을 사랑하든, 그 형태에 관계없이 관습의 횡포에 대해서는 적대적이다. 관습의 굴레로 부터의 해방을 포함하지 않으면 발전 원리라고 할 수 없다. (중략) 아시아 전체가 바로 이런 상황이다. 그곳에서는 관습이 모든 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권을 쥐고 있다(P.150)" "그것은 바로 영국을 포함한 다른 자유 국가에서 여론이 국가를 움직이는 중요한 변수로서 절대적으로 확실히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략) 그 결과 통념을 뛰어 넘으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그 어떤 사회적 후원도 보이지 않는다. 다시말해, 대중이 수로 밀어 붙이는 것에 대항하면서 대중과 다른 자신만의 생각이나 경향을 지켜려는 강력한 사회 세력이 아예 존재하지 않게 된 것이다. 이런 모든 이유들이 서로 합쳐져서 개별성에 대해 몹시 적대적인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P.155). " |
제4장 사회가 개인에게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한계 "그러나 나는 사회가 취약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보통 수준의 합리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끌어줄 아무런 수단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비 합리적인 일을 저지르면 법적·도덕적인 처벌을 가하는 일 외에 달리 할 것이 없다는 식의 주장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그들이 아직 미성년자일때는 사회는 그들에게 절대적 권한이 있다. 사회는 그들이 어린아이와 성인인 동안 장차 합리적으로 자기 인생을 꾸려 나갈 수 있도록 책임져야한다. 현 세대는 미래 세대의 훈육 선생이면서 동시에 그 토양이 된다. (중략) 사회는 구성원들을 교육하는 이런 막강한 힘 뿐만 아니라 다수 의견을 내세워 자기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전혀 없는 사람들을 지배할 수 있는 힘도 가지고 있다(P.175)" "그러나 사회가 순전히 개인적인 행동에 간섭해서는 안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런 간섭이 잘못된 방법으로 잘못된 곳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략) 같은 다수 의견이라 해도 소수의 사람에게만 관계되는 행동에 대해 하나의 법으로 군림하는 의견은 옳을 때도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틀리는 경우도 많다(P.178)" "사회가 개인의 행동에 간섭할 때, 그사람이 사회 구조와 다르게 행동하고 다른 감정을 품는다는 사실에 대해 격렬한 분노때문에 다른 생각을 할 여지가 거의 없다. 도덕주의자와 사변적인 저술가 열 가운데 아홉은 본색을 살짝 숨기고 이런 판단 기준을 종교와 철학의 명령인 것처럼 사람에게 내 보인다. 이들은 자기들이 옳다고 생각하면 옳은 것이라고 가르친다(P.179)" |
제5장 현실 적용 "나는 지금까지 성격의 개별성, 의견과 행동양식의 다양함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해왔다. 교육의 다양성도 그에 못지 않게,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하다. 국각가 나서서 교육을 일괄 통제하는 것은 사람들을 똑같은 하나의 틀에 맞추어 길러내려는 방편에 불과하다. (중략) 그 결과 권력이 사람들의 정신을 장악하고 그 자연스러운 귀결로 육체까지 지배하게 된다(P.219)" "국가는 모든 것을 다 희생하면서 까지 완벽한 기계를 얻고 싶어 했다. 그리고 그 기계가 더욱 부드럽게 작동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생명력을 포기해버렸다. 그러나 국가는 그것이 생명력을 잃어버린 탓에 무용지물이 되어버린 것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P.2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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