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네이션
제목:도파멘네이션
지은이:애나 렘키Anna Lembke
옮긴이:김두완
출판사:흐름출판
독서일:2024.411.~2024.4.17.
페이지:
ISBN13:978896596504603180
소장여부:대출(전자책)
※2024년 26번째 독서
독서배경
며칠 전 인터넷의 어느 고민글에 대한 댓글에서 《도파민네이션》이란 책을 읽어봐라는 글을 봤다.
고민글은 대충 현재 하는 일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기분이 우울하고, 하루하루가 무기력하다. 이런 글이었다. 사실 현대인들이 강약의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 이런 기분을 느낄 것 같다. (나만 그런가?)
댓글 중에는 새벽에 나가 첫차를 타봐라, 택배 상하차 알바 일주일만 버텨봐라. 출근피크 시간에 가산디지털단지역에 1시간만 서 있어 봐라 등 다양한 댓글이 달렸다.
그중에 조금 정성 들여 쓴 댓글에서 《도파민네이션》을 추천하고 있었다.
그 댓글에 관심이 갔다. 먼저 무기력해지는 근본적인 원인을 알고 대처하면 도움이 될 거라고 했다. 책 하나의 현재의 개인의 불행감이 개선되겠나라는 의문이 들긴 했지만, 늘 전자책도서관의 메인페이지에 추천도서로 보이는 게 생각이 나서 대출을 하게 되었다.
표지
표지는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해봤던, 흰색, 종이를 반으로 접어 한쪽 면에 물감을 짜서 접은 면을 눌러서 만드는 데칼코마니 그림과 같은 느낌이었다. 도넛 모양의 데칼코마니 중앙은 비어 있고, 위쪽은 진한 붉은색에서 아래쪽은 노랑, 주황색으로 원 밖으로 번져나가는 느낌이다. 마치 인간의 뇌반구에서 도파민이란 색깔의 물감이 뇌 밖으로 펴져 나가는 이미지 같은 느낌이 든다.
제목은 최상단에 한국어판 제목인 ‘도파민네이션’이 적혀 있고, 그 아래 원문 제목인 ‘Dopamine Nation’이 적혀 있다.
부제목으로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라고 표지 중앙에 적혀 있다. 왠지 쾌락의 원인으로 도파민을 이야기하고 쾌락 과잉에 대한 부작용과 그에 대한 대처를 이야기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표지의 핵심문장은 “쾌락과 고통의 지휘자 도파민을 둘러싼 위험하고도 매혹적인 이야기!”이다. 인간의 쾌락과 고통을 철학이나 심리학에서처럼 언어, 논리와 사유 구조와 같은 형이상학으로 다루지 않고, 인간생리학으로 신경물질과 같은 구체적 인과관계를 다루는 걸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저자
저자는 인문학을 전공했고,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의과대학 정신의학·중독의학 교수이다. 정신 질환에 관한 뛰어난 연구, 혁신적인 임상 치료법을 선보인 의학자이자 미국 정부의 중독 정책 자문도 맡고 있다고 소개되고 있다.
책을 읽다 보니, 저자도 사실 ‘로맨스 소설’ 탐닉에 대한 중독이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자신의 사례를 많이 언급한다.
차례
- 머리말 탐닉의 시대에서 살아가기
- 1부 쾌락과 고통의 이중주
- 1장 자위 기계를 만드는 남자
- 누구나 이중생활을 한다
- 탐닉, 도파민 그리고 자본주의
- 인터넷: 디지털 약물 주사기
- 2장 행복에 중독된 사람들
- 고통은 나쁜 것일까
- 고통이 사라지면 행복이 찾아올까
- 행복과 고통의 역설
- 3장 뇌는 쾌락과 고통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 도파민이 말씀하시되…
- 쾌락과 고통은 쌍둥이다
- 뇌과학이 밝혀낸 쾌락-고통 저울
- 중독은 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 저울은 비유일 뿐
- 1장 자위 기계를 만드는 남자
- 2부 중독과 구속의 딜레마
- 4장 DOPAMINE: 나와 중독을 이해하는 7단계
- D는 데이터Data: 너 자신을 알라
- O는 목적Objectives: 핑계 없는 무덤 없다
- P는 문제Problems: 중독의 악영향을 찾아라
- A는 절제Abstinence: 30일의 인내
- M은 마음챙김Mindfulness: 고통 들여다보기
- I는 통찰Insight: 진짜 나와 대면하기
- N은 다음 단계Next Steps: 중독 대상과 새로운 관계 맺기
- E는 실험Experiment: 중독과 친구가 되는 법
- 5장 자기 구속: 중독 관리를 위한 3가지 접근법
- 물리적 자기 구속, 쓰레기통에 버리고그 쓰레기통마저 버려라
- 순차적 자기 구속, 시간제한과 결승선
- 범주적 자기 구속, 넓은 그물을 쳐라
- “저는 맥주를 숭배합니다”
- 6장 처방약의 두 얼굴
- 어느 스탠퍼드 대학생의 중독 연대기
- 약이 해결책이 될까
- 나는 우울증을 가진 정신과 의사다
- 약물 처방의 그림자
- 4장 DOPAMINE: 나와 중독을 이해하는 7단계
- 3부 탐닉의 시대에서 균형 찾기
- 7장 고통 마주보기
- 찬물 목욕은 왜 짜릿할까
- 호르메시스의 과학
- 영웅 요법, 고통을 다스리기 위한 고통
- 고통이 선물하는 쾌락
- 8장 있는 그대로 말하라
- 호모 거짓말쟁이
- 솔직함이 뇌를 치유한다
- 솔직함이 관계를 개선한다
- 나는 어떻게 엄마와 화해했는가
- 솔직함은 전염된다
- 9장 나를 살리는 수치심
- 나를 파괴하는 수치심
- 나를 살리는 수치심
- “수치심을 환영합니다”
- 수치심과 양육
- 7장 고통 마주보기
- 맺음말 저울의 교훈
책 속의 발췌(또는 생각나는 줄거리)
머리말
탐닉의 시대에서 살아가기
(6/202) 스마트폰은 컴퓨터 세대에게 쉴 새 없이 디지털 도파민을 전달하는 현대판 피하주사침이 됐다. ‘나는 아직 무언가에 중독된 적이 없다’고 자신하는 사람이 있다면, 장담컨대 머지 않아 자주 찾는 웹사이트에서 그것을 만나게 될 것이다.
과학자들은 중독 가능성을 측정하는 보편적인 척도로서 도파민을 활용한다. 뇌의 보상 경로에 도파민이 많을수록 경험의 중독성은 더 커진다.
(22/202) 넓게 봤을 때 중독Addiction은 어떤 물질이나 행동이 자신 그리고/혹은 타인에게 해를 끼침에도 그것을 지속적·강박적으로 소비·활용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중략)
하지만 내 경험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우리의 삶이 윤택할 때도 점점 커지는 강박적 과용의 문제를 가리킨다. 내게는 사랑하는 남편, 멋진 아이들, 의미 있는 직업, 자유, 자율성, 비교적 충분한 재산이 있다. 정신적 외상, 사회적 혼란, 가난, 실직, 또는 중독에 대한 위험 요소는 없다. 하지만 나는 강박적으로 판타지 세계로 계속해서 밀려나고 있었다.
2장 행복에 중독된 사람들
고통은 나쁜 것일까
(36/202) 이 책자들은 개인의 행복을 좇는 것이 ‘좋은 인생’을 둘러싼 다른 정의들을 밀어내고 어떻게 현대의 처세술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서는 다른 사람에 대한 선행마저 개인의 행복을 위한 전술로 표현되고 있다. 그 자체로 상찬받아야 할 이타심이 우리 자신의 ‘웰빙’을 위한 수단이 되고 말았다.
20세기 중반의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필립 리프Philip Rieff는 이러한 경향을 자신의 저서 『치료상의 승리:프로이트 이후의 신앙 활용The Triumph of the Therapeutic:Uses of Faith After Freud』에서 예견한 바 있다. “종교인은 구원받기 위해 태어났지만, 심리학적 인간은 기뻐하기 위해 태어난다.”
행복을 추구하라고 재촉하는 메시지들은 심리학의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 종교 역시 자기 인식, 자기표현, 자아실현의 신학을 최고의 선善으로서 알린다.
(39/202) 개인적으로 지난 30년 동안 데이비드와 케빈 같은 환자의 수는 갈수록 늘고 있다. 든든한 가족, 질 높은 교육, 재정적 안정성, 양호환 건강 등 인생의 모든 혜택을 누리면서도 과도한 불안감, 우울감, 신체적 고통을 스스로 키우는 듯한 이들 말이다. 그들은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고사하고 아침에 침대에서도 겨우 빠져나온다.
고통이 사라지면 행복이 찾아올까
팩실, 프로작, 셀렉사 같은 항우울제 사용률은 미국을 선두로 세계 각지에서 높아지고 있다. 미국인의 10퍼센트 이상(1000명 중 110명)이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아이슬란드(10.6퍼센트), 호주(8.9퍼센트), 캐나다(8.6퍼센트), 덴마크(8.5퍼센트), 스웨덴(7.9퍼센트), 포르투칼(7.8퍼센트)이 그 뒤를 잇고 있다. 25개국 중에 한국의 수치가 가장 낮다(1.3퍼센트).
항우울제 사용률은 독일에서 4년 만에 46퍼센트 증가했고, 같은 기간에 스페인과 포르투칼에서는 20퍼센트 증가했다. 중국을 포함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자료는 구할 수 없지만, 항우울제 사용률의 증가를 판매 추이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중국의 경우 2011년 항우울제 판매량은 26.1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그전 해보다 19.5퍼센트 증가한 수치다.
행복과 고통의 역설
(43/202) 우리는 모두 고통으로부터 도망치려 한다. 어떤 사람은 약물을 복용하고, 어떤 사람은 방에 숨어서 넷플릭스를 몰아본다. 또 어떤 사람은 밤새 로맨스 소설을 읽는다. 우리는 자신으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해 거의 뭐든지 하려 든다. 하지만 자신을 고통으로부터 보호하려는 이 모든 회피 시도는 고통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중략)
왜, 우리는 전에 없던 부와 자유를 누리고 기술적 진보, 의학적 진보와 함께 살아가면서 과거보다 불행하고 고통스러워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가 모두 너무나 비참한 이유는, 그런 비참함을 피하려고 일을 너무 열심히 하기 때문이다.
3장 뇌는 쾌락과 고통을 어떻게 이해하는가
도파민이 말씀하시되…
(47/202) 도파민은 보상 과정에 관여하는 유일한 신경전달물질은 아니지만, 신경과학자들 대부분은 도파민이 그중 가장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도파민은 ‘보상 그 자체의 쾌락을 느끼는 과정’보다 ‘보상을 얻기 위한 동기 부여 과정’에 더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유전자 조작으로 도파민을 만들 수 없게 된 쥐들은 음식을 찾지 못하고 음식 코앞에 놓여 있어도 굶어 죽지만, 음식을 입안으로 바로 넣어주면 음식을 씹어서 먹으며 그걸 즐기는 것처럼 반응한다.
(중략)
도파민을 더 많이, 더 빠르게 분비할수록 그 약물의 중독성이 더 크다고 평가된다. 이는 그 약물이 말 그대로 도파민을 함유학 있다는 뜻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 뇌의 보상 경로에서 도파민 분비를 유도한다는 의미다.
쾌락과 고통은 쌍둥이다
(48/202) 신경과학자들은 도파민의 발견과 더불어, 쾌락과 고통이 뇌의 같은 영역에서 처리되며 대립의 매커니즘을 통해 기능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쉽게 말해 쾌락과 고통은 저울의 서로 맞은편에 놓인 추처럼 작용한다.
(중략)
쾌락을 느끼기 위해 중독 대상을 더 필요로 하거나 같은 자극에도 쾌락을 덜 경험하게 되는 것을 내상tolerance이라고 한다. 내성은 중독의 발생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다.
중독은 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56/202) 우리가 기대한 보상을 얻으면, 뇌에서 발화한 도파민은 기준선을 넘어서 증가한다. 반면 우리가 기대한 보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도파민 수준은 기준선 밑으로 떨어진다. 다시 말해, 기대한 보상을 얻으면 도파민은 훨씬 더 많이 늘어나고, 기대한 보상을 얻지 못하면 훨씬 더 많이 줄어든다.
누구나 기대한 만큼 보상을 얻지 못해서 실망했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 떠올려보라. 기대했지만 못 받는 보상이 애초에 전혀 기대하지 않은 보상보다 더 나쁘다.
(57/202) 이처럼 도박 장애는 보상기 기대(보상 전의 도파민 분비)와 보상 반응(보상을 받고 있거나 받은 후의 도파민 분비)사이에서 미묘한 차이를 드러낸다. 도박 중독을 앓은 내 환자들은 도박 중일 때 한편으로는 지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들은 지면 질수록 도박을 계속하고 싶은 충동은 더 강해지고, 계속 지다가 이기면 쾌감이 더 강해지나고 얘기했다. 이것이 손실 추구loss chasing라고 표현되는 현상이다.
소셜미디어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SNS에서는 다른 이들의 반응이 너무 변덕스럽고 예측 불가능하다. 그래서 ‘좋아요’나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얻기 불확실하다는 점이 ‘좋아요’ 그 자체만큼 우리를 흥분시킨다.
(58/202) 과학자들이 그 쥐들의 뇌를 살펴본 결과, 쥐의 보상 경로에서 지속적인 코카인 감작과 일치하는 코카인 유도 변화가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코카인 같은 중독성 물질이 뇌를 영원히 변화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알코올부터 오피오이드, 대마초에 이르기까지 다른 중독 물질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인간이라고 다를까? 상담을 하면서 나는 심각한 중독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수년 동안 의존을 멈추고도 단 한번의 노출로 다시 강박적인 의존에 빠진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아왔다.
저울은 비유일 뿐
(60/202) 과학은 모든 쾌락에는 대가가 따르고, 거기에 따르는 고통은 그 원인이 된 쾌락보다 더 오래 가며 강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즐거운 자극에 오랫동안 반복해서 노출되면, 고통을 견딜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은 감소하고, 쾌락을 경험하는 우리의 기준점은 높아진다. 우리는 순간적이고 영원한 기억을 뇌리에 새기기 때문에 쾌락과 고통의 교훈을 잊으려야 잊을 수 없다. 그러한 기억이 해마hippocampus에 남아서 평생 가는 것이다.
(61/202) 반복적인 쾌락으로 우리의 신경 설정값이 높아지면, 우리는 자신이 가진 것에 절대로 만족하지 않고 언제나 더 많은 것을 바라면서 끝없이 갈등할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문제가 있다. 인간은 궁극적인 추구자다. 쾌락을 좇고 고통을 피하는 세상의 시험에 너무나 잘 대응해 왔다. 그 결과 우리는 이 세상을 결핍의 공간에서 지나치게 풍족한 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그러나 우리의 뇌는 이 풍요로운 세상에 맞게 진화하지 않았다. 만성적인 좌식 식사 환경에서의 당뇨병을 연구한 톰 피누케인Tom Finucane박사는 이를 두고 “인간은 열대우림의 선인장입니다”라고 말했다. 건조기후에 살아가는 선인장이 열대우림에 던져진 것처럼 우리는 과도한 도파민에 둘러싸인 환경에 살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금의 우리는 더 많은 보상을 얻어야 쾌감을 느끼고, 상처가 덜하더라도 고통을 느낀다.
2부 중독과 구속의 딜레마
4장 DOPAMINE: 나와 중독을 이해하는 7단계
D는 데이터Data:너 자신을 알라
(65/202) DOPMAMIN의 d는 데이터data를 가리킨다.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먼저 단순한 사실들을 모으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O는 목적Objectives: 핑계 없는 무덤 없다
DOPAMIN의 o는 목적objective를 가리킨다. 이성적이지 않아 보이는 행동에도 나름 논리와 근거가 있다. 사람들은 온갖 이유로 고도의 도파민을 야기하는 물질과 행동에 의지한다. 재미를 얻으려고, 어울리려고, 심심풀이로, 공포, 분노, 불안, 불면증, 우울증, 부주의함, 고통, 대인기피증을 없애려고… 목록은 끝이 없다.
P는 문제Problem:중독의 악영향을 찾아라
(67/202) DOPAMINE의 p는 사용에 관한 문제problems를 가리킨다.
고도의 도파민을 야기하는 중독 대상은 언제나 문제를 일으킨다. 건강 문제, 관계의 문제, 도덕적 문제, 지금 당장은 아니어도 결국에는 문제가 일어난다.
(중략)
첫째, 고도의 도파민을 야기하는 물질(과 행동)은 그것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원인과 결과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중략)
둘째, 젊은 사람들은 심각한 중독자라 해도 의존으로 인한 부정적 결과로부터 영향을 덜 받는다.
(중략)
하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만성적 의존에 따른 의도치 않은 결과는 늘어난다. 심리치료를 위해 병원을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환자들은 대부분 중년이다. 그들이 나를 찾아오는 이유는 의존의 결과로 나타나는 단점이 장점보다 강해져 한계점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A는 절제Abstinene:30일의 인내
DOPAMINE에서 a는 절제abstinence를 가리킨다.
절제는 항상성, 그리고 이를 통해 상대적으로 덜 강한 보상에서 쾌락을 얻는 능력을 회복하는 데 필요하다. 쾌락-고통 저울에 빗대어 애기하자면, 도파민을 끊으면 그렘린들이 저울에서 뛰어내리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 저울이 수평 위치로 돌아오게 된다.
(중략)
신경과학자 노라 볼코프가 진행한 영상 연구로 돌아가 보자. 도파민 전달 수치는 약물을 끊은 지 2주가 지난 상태에서도 보통 수준을 밑돌았다. 그녀의 연구는 2주간의 절제로는 부족하다는 내 임상 경험과 일치한다. 환자들은 보통 2주 동안 계속 금단 증상을 앓는다. 도파민 부족 상태에 있는 셈이다.
(중략)
신체적 금단 증상은 중독 대상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비디오 게임은 증상이 경미할 수 있겠지만, 알코올과 벤조디아제핀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M은 마음챙김Mindfulness: 고통 들여다보기
DOPAMINE에서 m은 마음챙김mindfulness을 가리킨다.
마음챙김은 최근에 미국에서 빈번하게 쓰이는 있는 용어인데, 초등학교에서 주기적으로 가르칠만큼 미국인들의 생활에 아주 깊게 파고들고 있다.
(중략)
마음챙김의 본래 의미는 무엇일까? 간단히 말해서 마음챙김은 우리의 뇌가 뭔가를 하는 동안 뭘 하고 있는지를 관찰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관은 뇌 그 자체다. 이상하지 않은가?
(중략)
뇌는 아주 희한한 일들을 할 수 있다. 그중 일부는 당황스러운데, 그래서 재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판단 유보는 마음챙김을 실천할 때 중요하다. (중략)
관찰자의 위치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뇌와 우리 자신을 새롭게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하다.
(중략)
마음챙김은 절제의 초기 단계에서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중 다수는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고도의 도파민 물질과 행동에 기댄다. 그러나 중독 대상에서 탈피하고 도파민 사용을 멈추면 처음엔 고통스러운 생각, 감정, 감각 들이 몰려든다.
이때 고통스러운 감정에서 벗어나려 하지 말고 이를 인내하고 받아들이라는 것이 마음챙김의 가르침이다. 이렇게 할 때 우리의 경험은 새롭고 예기치 못한 다채로운 조화를 만들어낸다. 고통은 계속 그 자리에 있지만 다양하게 변화하고, 결국 자기만의 고통으로 남는 게 아니라 모두의 고통을 대승적으로 아우르게 한다.
I는 통찰Insight: 진짜 나와 대면하기
DOPAMINE에서 I는 통찰insight을 가리킨다.
N은 다음 단계Next Step: 중독 대상과 새로운 관계 맺기
DOPAMINE의 n은 다음 단계next steps를 가리킨다.
E는 실험Experiment: 중독과 친구가 되는 방법
DOPAMINE에서 마지막 글자 e는 실험experiment을 가리킨다.
(73/202)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있다. 절제라는 목표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특히 심각한 중독을 앓은 이들에게 그렇다. 한동안 잘 참다가 어느 순간 둑이 터지듯 의존량이 도리어 급격히 증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절제 위반 효과abstinence violation effect라고 한다.
5장 자기 구속: 중독 관리를 위한 3가지 접근법
(78/202) 자기 구속self-bining은 제이콥이 자기의 기계를 버리는 행위를 표현하는 용어다. 우리가 강박적 과용을 완화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신과 중독 대상 사이에 장벽을 만드는 방법이 바로 자기 구속이다.
여기선 개인적 동인이 일부 역할을 하지만 의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자기 구속은 의지의 한계를 명확히 인정하는 전략이다. 효과적인 자기 구속을 실천하기 위한 열쇠는, 먼저 우리가 강력한 강박의 마법 아래서 경험하는 자발성의 결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여전히 갖고 있을 때 자신을 구속하는 것이다. 충동을 느낄 때까지 기다린다면 쾌락에 굴복할 수 밖에 없다. 욕구의 고통이 극심해지면 결정권은 내 손을 떠나게 된다. 그 전에 결단해야 한다.
(중략)
자기 구속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물리적 전략(공간), 순차적 전략(시간), 범주적 전략(의미). 그러나 자기 구속은 완벽한 안전장치가 아니다. 심각한 중독을 앓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그렇다. 자기 구속 역시 자기기만, 불신, 엉터리 과학의 희생양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그럼에도 자기 구속은 바람직하면서도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순차적 자기 구속, 시간제한과 결승선
(87/202) 요즘은 사방에서 도파민이 넘쳐난다. 그래서 우리는 즉각적인 만족에 길들여져 있다. 우리가 뭔가를 사고 싶으면, 그다음 날 문간에 그게 떡 하니 놓여 있다. 우리가 뭔가를 알고 싶으면, 곧바로 화면에 답이 나타난다. 결국 우리는 무언가를 곰곰이 생각해서 알아내거나, 답을 찾는 동안 좌절하거나, 자신이 바라는 걸 기다려야 하는 습관을 잃고 있다.
(88/202) 미국에서 여가 시간은 교육과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다르다. 상식적으로는 부유할수록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여가 시간이 많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1965년 미국에선 교육을 덜 받은 사람과 더 받은 사람 모두 같은 양의 여가 시간을 즐겼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에서 고등학교 학위가 없는 성인들은 학사 이상의 학위를 가진 성인들 보다 42퍼센트 더 많은 여가 시간을 갖는다. 이런 차이는 주중에 생기는 여가 시간 때문이다. 학사 학위가 없는 사람 중에 불완전 고용 상태인 경우가 많아서 여가 시간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
도파민 소비는 노동에 쓰지 않는 시간을 때우기 위한 방편에 머물지 않는다. 사람들이 노동 자체를 포기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90/202)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일단 대마를 피우기 시작하면 이성은 마비되고 오롯이 쾌락-고통 저울의 지배를 받게 되다. 마리화나 한 개비조차 이성과 합리를 마비시킬 수 있다. 약에 취하면 장기적 보상과 흡연이 주는 즉각적 보상을 더 이상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한다. 지연 가치 폄하가 무하마드의 세상을 통제한 셈이다.
6장 처방약의 두 얼굴
약이 해결책이 될까
(105/202) 정답이 뭐든 간에 저울의 쾌락 쪽을 누르기 위해 약물을 사용하는 데엔 몇 가지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첫째, 쾌락 쪽을 누르는 모든 약물은 중독의 가능성을 갖고 있다.
(중략)
둘째, 약물들이 실제로는 응당 작용해야 하는 방식으로 작용하지 않거나, 길게 봤을 때 정신 질환을 악화시킨다면? 부프레노르핀이 크리스에게는 제대로 작용했다고 해도, 향정신성 약물이라는 큰 범주의 효과는 (특히 장기 복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부유한 국가 네 곳(호주, 캐나다, 영국, 미국)의 경우 항우울제(프로작), 항불안제(재낵스), 최면제(암비엔) 같은 정신 질환 치료제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실질적으로 늘었지만, 감정과 불안 관련 증상의 유병률은 줄지 않았다(1990~2015년).
(중략)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한때 ‘습관성’과 거리가 멀다고 여겨졌던 항우울제도 내성과 의존성을 일으켜서 장기간에 걸친 우울증을 야기할 수 있다. 이 현상을 지발성 불쾌감tardive dysphoria이라고 한다.
(106/202) 나는 중독 문제와 약물의 효과 여부에 관한 의문을 넘어서서 더 심오한 질문과 씨름해 왔다. 향정신성 약물이 인간성의 본질적인 부분을 없애버리는 것은 아닐까?
(중략)
수년 동안 만난 다양한 환자의 이야기에 따르면, 향정신성 약물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단기적으로 완화하는 것을 넘어서 감정 자체를 제한한다. 비탄과 경외심 같은 강렬한 감정은 특히 무디게 한다.
나는 우울증을 가진 정신과 의사다
(107/202) 우리는 약물에 기대어 세상에 적용할 때 과연 어떤 세상에 만족하는 걸까? 고통과 정신 질환을 치료한다는 핑계로 참기 힘든 상황에 대해 생화학적으로 무감각한 인구를 양산해내고 있는 건 아닐까? 설상가상으로 향정신성 약물은 가난하고 직업이 없으며 선거권을 박탈 당한 사람들을 사회적으로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 되고 있다.
정신 치료제는 가난한 아이들을 비롯한 빈곤층에게 상대적으로 더 자주 다량으로 처방되고 있다.
(중략)
이러한 현상은 미국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스웨덴에서 전국 단위로 벌어진 한 연구는 “지역 결핍neighborhood deprivation”이라는 지수(교육, 수입, 실업, 복지 지원에 관한 지수)에 근거해 다양한 정신 치료제의 처방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지역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정신 치료제의 처방 횟수가 늘었다. 연구의 결론은 이렇다. “이러한 결과들은 지역 결핍이 정신 치료제 처방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3부 탐닉의 시대에서 균형 찾기
7장 고통 마주보기
(115/202) 도파민은 찬물 목욕 중에 꾸준히 증가했고, 목욕을 끝낸 후에도 한 시간 동안 증가 상태를 유지했다. 노르에피네린은 처음 30분 동안 가파르게 증가한 다음 나머지 30분 동안 정체 상태를 유지했는데, 목욕이 끝난 한 시간 동안 약 3분의 1로 줄었지만 두 시간이 지나서도 기준치를 넘어선 상태를 유지했다.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수치는 고통 자극 자체를 잊어먹을 만큼 잘 유지되었다.
(중략)
극한 추위는 신경전달물질의 범위를 넘어서 뉴런의 성장까지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뉴런이 제한된 상황에만 반응해 미세조직을 바꾼다고 알려진 만큼, 이는 정말 주목할만한 발견이다.
(중략)
얼음물 입욕의 이점을 우연히 발견한 마이클의 사례는 저울의 고통 쪽을 누르는 게 어떻게 반대쪽의 결과를 이끌어내는지를 보여준다. 쾌락 쪽을 누르는 것과 다르게 고통이 야기한 도파민은 간접적이고 어쩌면 더 오래 지속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운동은 어떨까?
(120/202) 운동은 세포에 유독한 영향을 미쳐서 체온 상승, 유해 산화제 생성, 산소 및 포도당 부족을 일으킨다. 하지만 운동이 건강을 좋게 만든다는 증거는 차고 넘친다. 운동 부족이 건강에 치명적이라는 증거는 반박 불가하다.
운동은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에피네프린, 엔도카나비노이드, 내인성 오피오이드 펩티드(엔돌핀) 등 긍정적인 기분 조절과 관련된 다수의 신경전달 물질을 증가시킨다. 또한 새로운 뉴런을 만들고 신경아교세포를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더 나아가 약물에 중독될 가능성을 낮추기까지 한다.
(중략)
그런데 오늘날은 도파민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몸을 움직일 필요가 없어졌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전형적인 미국인은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을 앉아서 보내는데, 이는 50년에 비해 50퍼센트 증가한 수치다. 세계의 다른 부유 국가들도 이와 비슷하다. 우리가 공급량이 제한적인 식량을 두고 경쟁하기 위해 매일 10킬로미터를 횡단하도록 진화되었음을 고려하면, 현재 우리가 영위하고 있는 좌식 생활 습관의 역효과는 굉장히 충격적이다.
(123/204) 그런데 오늘날은 도파민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몸을 움직일 필요가 없어졌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전형적인 미국인은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을 앉아서 보내는데, 이는 50년에 비해 50퍼센트 증가한 수치다. 세계의 다른 부유 국가들도 이와 비슷하다. 우리가 공급량이 제한적인 식량을 두고 경쟁하기 위해 매일 10킬로미터를 횡단하도록 진화되었음을 고려하면, 현재 우리가 영위하고 있는 좌식 생활 습관의 역효과는 굉장히 충격적이다.
(중략)
웰빙을 위해선 침상에서 벗어나 가상의 몸이 아닌 진짜 몸을 움직여야 한다. 내가 환자들에게 늘 얘기하지만, 하루에 30분 동네를 걷는 것만으로도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여기에는 의학적으로 반론의 여지가 없다. 즉, 운동은 내가 처방할 수 있는 그 어떤 알약보다 기분, 불안, 인지, 활기, 수면에 더 깊고 일관성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낳는다.
고통이 선물하는 쾌락
(133/204) 스카이다이빙, 카이트서핑, 행글라이딩, 봅슬레이, 활강 스키, 스노보드, 폭포카약, 빙벽등반, 산악자전거, 캐년스윙, 번지점프, 베이스점핑, 윙슈트플라잉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는 쾌락-고통 저울의 고통 쪽을 아주 세고 빠르게 내리친다. 아드레날린 한 방을 곁들인 강력한 고통/두려움은 뇌에 강한 마약을 만들어낸다.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만으로도 뇌의 보상 경로에 도파민 분비가 증가할 수 있다. 이 때 나타나는 뇌의 변화는 코카인과 메스암페타민 같은 중독성 약물에 노출되었을 때와 유사하다.
우리의 뇌는 쾌락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내성을 갖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고통 자극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뇌는 고통 쪽에 내성을 갖게 된다. 스카이다이버들을 대조군(뱃사공들)과 비교한 연구에 따르면, 스카이다이빙을 반복적으로 즐긴 이들이 기쁨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무쾌감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다.
(135/204) ‘워커홀릭’은 실리콘 밸리 어디서나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선 보통 주당 100시간씩 연중 무휴로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나도 그랬다.
한때 나는 매달 다른 곳으로 출근해 업무를 봤다. 그렇게 3년이 지난 2019년, 나는 일과 가정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 이런 식으로 일하기를 그만두기로 했다. 우선 나는 솔직하게 그 이유를 사람들에게 알렸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고 싶다고 말이다. 하지만 동료들은 내가 ‘가족과의 시간’ 같은 히피스러운 이유로 자기와의 협업을 거절하는 데 짜증을 내고 화를 냈다. 결국 나는 다른 업무가 있다고 말하는 방식을 썼다. 내가 다른 곳에서 업무를 보는 건 용납이 되는 듯했다.
(중략)
2002년 당시 소득 상위 20퍼센트가 하위 20퍼센트보다 두 배 더 오래 일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됐는데, 그 흐름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경제 먹이 사슬의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더 큰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가 나타난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추측이다.
8장 있는 그대로 말하라
(138/204) 모든 종교와 윤리 규범에서 솔직함honesty은 도덕적 교리의 필수 요소다. 심리 치료에도 솔직함은 큰 힘을 발휘한다. 장기적인 회복에 성공한 나의 모든 환자는 정신적·육체적 건강 유지의 핵심 요소로서 ‘있는 그대로 말하기’에 힘쓰고 있다. 나 역시 근본적인 솔직함이 강박적 과용을 제한할 뿐 아니라 인생에도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질문은 여기에 있다. 사실대로 얘기하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나아질까?
있는 그대로 말하기는 고통스러운 일이다. 인간은 누구나 예외없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을 하면 본능적으로 초조해지지만 그래도 거짓말을 한다.
(중략) 거짓말은 희소한 자원을 두고 경쟁하는 경우에는 분명 뛰어난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풍족한 세상에서 거짓말은 고립, 갈구, 병적인 과소비 등의 위험을 낳는다.
(141/204) 근본적인 솔직함은 첫째, 우리의 행동을 확실하게 의식하도록 한다. 둘째, 친밀한 인간 관계를 형성한다. 셋째, 진실한 삶을 이끌어 현재의 자신뿐 아니라 미래의 자신에 대해서도 책임을 묻는다. 더 나아가 사실대로 말하기는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중독을 막을 수 있다.
(중략)
사실대로 말하기는 뇌를 변화시킨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쾌락-고통 균형과 강박적 과용을 이끄는 정신적 작용을 더 확실히 의식할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우리의 행동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솔직함이 관계를 개선한다
(146/204) 있는 그대로 말하기는 주변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자신의 약점을 서슴없이 드러낼 때 특히 그렇다. 이는 반직관적이다. 우리는 자신의 바람직하지 못한 면을 드러내면 사람들이 떠나갈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내 성격적 결함이나 일탈 행위를 알면 거리를 둔다는 게 논리적으로는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반대다. 솔직할수록 사람들은 더 가까이 다가온다. 당신의 엉망인 모습을 통해 자신의 약점과 됨됨이를 돌아보고 의심, 두려움, 나약함이 자신만의 약점이 아님을 알게 되면 안심하고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중략)
친밀함은 그 자체가 도파민의 원천이다. 타인과의 사랑, 엄마-자식 간의 유대감, 성적 파트너와 평생토록 갖는 유대감 등과 관련이 있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은 뇌의 보상 경로에서 도파민 분비 뉴런에 있는 수용기들을 옭아매고, 보상-회로관을 강화한다. 간단히 말해 옥시토신은 뇌의 도파민을 증가시킨다.
9장 수치심의 역설
(162/204) 오늘날 심리학에서는 수치심을 죄책감과 다른 감정으로 본다. 교과서적인 설명은 이런 식이다. 수치심이 우리 자신을 나쁘게 느끼게 하는 감정이라면, 죄책감은 긍정적 자아를 지키면서도 자신의 그릇된 행동을 인정하는 감정이다. 수치심은 부적응적 감정, 죄책감은 적응적 감정인 셈이다.
수치식-죄책감의 구별이 어려운 이유는 경험상 둘을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머리는 자기혐오를 ‘나는 좋은 사람이지만 이번에는 실수했어(죄책감)’라는 감정과 구분해서 분석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수치심-죄책감의 감정이 일어나는 순간, 이 둘을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왜 그럴까? 이런 감정이 일어나면 처벌에 대한 공포와 함께 후회가 밀려오고, 버림 받을까 봐 두려워진다. 무언가 들켰을 때 후회가 찾아오는데, 이때 후회는 행동 자체애 대한 후회를 포함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사회적 처벌의 한 형태인 소외에 대한 두려움은 특히 강력하다. 버려지고 따돌림당하며 앞으로 무리에 끼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는 내면의 솔직함을 마비시키기 충분하다.
수치심과 양육
(176/204) 상호 간의 솔직함은 수치심을 없애는 동시에 친밀감을 길러준다. 우리가 결점을 갖고 있음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때, 그들과 나누는 깊은 유대감에는 이러한 따뜻한 감정이 커진다.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친밀감을 만드는 방법은 완벽함이 아니다. 실수를 바로 잡는 데 다 같이 노력하고자 하는 우리의 의지가 친밀감을 높인다.
친밀감 폭발은 우리 뇌의 내인성 도파민 분비를 자극한다. 하지만 값싼 쾌락으로 급증하는 도파민과 달리 진실한 친밀감을 통해 급증하는 도파민은 적응성이 뛰어나고, 활기를 되찾아 주며, 건강을 증진한다.
(177/204) 점점 디지털화되고 있는 세상 속에서 소셜미디어상의 비하, 그리고 이와 관련된 ‘취소 문화cancel culture’*는 수치심의 새로운 형태로 떠오르고 있다. 수치심의 가장 파괴적인 측면을 반영한 디지털 변형인 셈이다.
디지털 세상에서는 아무도 우리에게 손가락질하지 않아도, 우리는 모두 자신에게 손가락질할 준비가 되어 있다. 소셜 미디어는 부당한 구분짓기를 너무 많이 일으켜 우리의 자기비하 경향을 부추긴다. 이제 우리는 자신을 반 친구, 이웃, 직장 동료와 비교하는 게 아니라 세상 전체와 비교한다. 그래서 우리가 더 해야 했다고, 더 얻어야 했다고, 그저 다르게 살아야 했다고 너무 쉽게 확신하게 됐다.
* 공인, 기업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들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는 것으로 불매운동의 한 형태를 말한다.
맺음말
저울의 교훈
(181/204) 여러분도 주어진 삶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길 바란다. 피하려고 하는 대상으로부터 도망치지 말고, 그 자리에 멈춰서 방향을 바꾸어 그것을 마주하길 바란다.
거기에 다가가길 권한다. 이렇게 하면 세상은 굳이 도망갈 필요 없는 아주 멋지고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무언가로 당신 앞에 나타날 것이다. 세상은 관심을 기울일 가치가 있는 무언가가 될 것이다.
균형을 찾아 유지함으로써 얻어지는 보상은 즉각적이지도 않고 영원하지도 않다. 보상을 얻으려면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앞에 무엇이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기꺼이 앞으로 나아갸야 한다. 당장 영양가가 없어 보이는 지금의 행동들이 실제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축적되고, 이것이 미래의 언젠가는 나타날 거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183/204) 저울의 교훈
1. 끊임없는 쾌락 추구(그리고 고통 회피)는 고통을 낳는다.
2. 회복은 절제로부터 시작된다.
3. 절제는 뇌의 보상 경로를 다시 제자리에 맞추고, 이를 통해 더 단순한 쾌락에도 기뻐할 수 있도록 한다.
4. 자기 구속은 욕구와 소비 사이에 말 그대로 초인지적 공간을 만드는데, 이 공간은 도파민으로 과부하를 이룬 지금 세상에 꼭 필요한 것이다.
5. 약물 치료는 항상성을 회복 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약물 치료로 고통을 해소함으로써 잃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라.
6. 고통 쪽을 자극하면 우리의 평형 상태는 쾌락 쪽으로 다시 맞춰진다.
7. 그러나 고통에 중독되지 않도록 주의하라.
8. 근본적인 솔직함은 의식을 고취하고, 친밀감을 높이며, 마음가짐을 여유 있게 만든다.
9. 친사회적 수치심은 우리가 인간의 무리에 속해 있음을 확인시킨다.
10.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는 대신 세상에 몰입함으로써 탈출구를 찾을 수 있다.
최종 감상
책은 그럭저럭 평범하게 읽었다. 하지만 인터넷의 댓글처럼 무기력한 마음에 왜 이 책이 도움되는 지 잘 모르겠다.
내가 느낀 점는 책은 ‘중독’에 대한 ‘회복’방안을 쾌락-고통의 저울을 통해서 설명하는 것 같다.
그런데 ‘무기력’에 대한 ‘회복’방안으로는 조금 멀게 와닿았다..
‘무기력’도 일종의 (게으름이나 아무것도 안 함에 대한) ‘중독’이라고 말하면 별로 할 말이 없기는 하다.
일단, 현재 상태에서 피하고 싶은 (고통) 상황만 추구하는 것이 쾌락이고, 쾌락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더 큰 자극이 필요하고, 이는 중독으로 이어진다고 파악했다.
중독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계기가 필요하고, 자기 구속을 통해서 중독 유지를 막고, 고통을 인내하며 중독을 극복하는 새로운 (긍정적) 쾌락을 발견하고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파악했다.
책의 ‘3부 탐닉의 시대에서 균형 찾기’에서는 ‘찬물 목욕’, ‘솔직함’, ‘친사회적 수치심’은 아이디어로써 괜찮게 느껴졌다.
다만, 게임, SNS 등 디지털 온라인 중독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인 사례와 대응 방법을 제시해 줄거라 기대했는데, 책은 성적性的, 알코올, 마약 중독 등의 전통적인 중독 위주의 사례와 포괄적인 대응 내용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책 속에서 새롭게 알게 된 단어
- 스키너 상자: 미국의 심리학자 B.F.스키너(B.F.Skinner. 1904~1990)가 동물 행동 연구를 위해 고안한 상자형 실험 장치
- 오피오이드opioid: 마약성 진통제. 미국에서는 의사의 처방만 있으면 쉽게 구할 수 있어서 중독이 문제시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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