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제목:정의란 무엇인가?(JUSTICE)
저자:마이클 센델
역자:김명철
출판사:와이즈베리
독서일:2021.12.10.~2021.12.14.
소장여부:소장
작년에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었다.
2011년 즈음인가 EBS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로
마이크 센델 교수의 하버드 강의로 제법 유명했던 책이다.
그때 방송을 챙겨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각종 딜레마 상황에서 어떤 선택이 인간적인지 대해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
전차(광차, trolley)를 멈출 수 없는 상황에서 그대로 전진해서 승객 다수를 희생하겠는가?
대피로로 꺾어서 대피로 작업자 1명을 희생하겠는가?
같은 딜레마 문제에 관심이 더 갔다.
(트롤리 딜레마는 판단자가 전차 기관사일 때, 구경꾼일 때,
희생자가 작업자일 때, 구경꾼일 때,
전차가 계속 진행하면 판단자를 덮치는 상황일 때 등
다양한 상황의 버전이 나온다...)
또한 실제 사건이었던, 선박 조난상황에서 극한의 굶주림 속에서
모두 아사餓死 할 것인지,
부상당해 곧 죽을 1명을 살해해서 식인하여 더 버틸 것인지에 대한 상황도 있었다.
누구나 곤란하고 마주치치 않고 싶은 불행한 상황에서
정의 또는 최상의 선택으로 판단해야 할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책을 작년에 1독하고 나서 어려운 책으로 두었다.
연말이 가기 전에 어려운 책을 다시 열고 싶지는 않았지만,
때마침 근처에 《정의란 무엇인가?》이 놓여 있었고,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 천천히 읽어 보자라는 마음이 들었다.
이번에는 생각보다 책이 잘 읽혔다.
책이 어려운 게 아니라, 내용을 건성으로 보는 당시 독서 집중력의 문제였던 것 같다.
저자는 ‘정의’라는 주제에 대해서 철학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우선 ‘정의’를 ‘공리주의’, ‘자유주의’, ‘도덕주의’의 관점으로 구분해서 살펴본다.
목차에서 제1장은 도입부로 정의에 접근방법을,
제2장은 공리주의, 제3장은 자유주의를 소개하고,
제4장은 공리주의적 자유주의의 문제 사례를 설명한다.
제5장, 제6장은 자유주의에 대한 중요한 시각을,
제7장은 자유주의 개인 권리 또는 자격의 문제 사례를 설명한다.
제8장은 도덕주의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소개한다.
제9장은 개인의 정의에서 공동체의 정의로 확대하고,
제10장에서는 공동체 정의를 위한 공동선을 추구하는 방향을 설명한다.
저자는 세 가지 관점은 아래와 같은 문제가 있지만, 마지막에 도덕주의에 마음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 공리주의는 효율적이지만 도덕적 문제와 개인의 권리와 가치를 모두 반영하지 못한다.
- 자유주의는 개인 권리간의 충돌, 권리에 따른 의무에 대한 합의, 불평등 확대, 소극적 중립에 따른 방치의 문제가 있다.
- 도덕주의는 목적론적 사고, 당위성에 대한 합의, 종교(근본)주의로의 착각, 공동체 요구에 대한 주관적 판단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정의는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the common good)을 고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책 마지막 부분은 정의에 대한 실천 방법으로, 공동선의 정치를 펼치기 위한 저자의 제안이 있다.
공동체, 사회가 정의와 공동선의 가치를 갖기 위해,
정치가 정의로워야 하고, 그 방법으로 시민의식/희생/봉사, 선의 가치에 대한 토론,
불평등 극복을 위한 연대와 시민의 미덕, 도덕적인 정치 참여가 필요하다고 한다.
책을 다시 읽으면서 저자가 언급하는 각종 분류와 설명,
문제, 제안을 마인드맵으로 정리하였다.
정의에 대해서 세 가지 주의를 제레미 벤담,
임마누엘 칸트, 존 롤스, 아리스토텔레스 등의 철학적 주장으로 설명하고,
각 주장에 대한 문제를, 트롤리 딜레마, 극한 상황에서의 식인문제,
징병과 모병, 용병의 차이, 장애 골프선수의 PGA 경기에서 골프카트 이용에
대한 법원 판결 등의 사례로 생각해보게 한다.
철학적 문제에 대해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자유주의에 따라 누구나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가치나 생각을 타인에게 강요할 수 없다.
공리주의에 따라 그 가치가 다수의 최대행복을 줄 수
있다 해도 선택의 자유는 개인에게 있다.
공동선에 대해서도 도덕과 미덕에 따른 합의나 연대로 따를 수 있지만,
따르지 않는 것도 자유이다.
공동체에서 개인 자유는 이기주의로 흐르기 쉽고, 쉽게 타인의 자유를 침해한다.
이를 자제시키고 적합하게 조정하기 위해 공동체의 공동선이 필요한 건지 모른다.
이야기할수록 가치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로 난상토론 이어지고,
본인의 가치를 관철하기 위해 욕심과 억지, 감정이 앞설지도 모른다.
결국 철학은 인간 개인의 성숙, 개인 간의 (묵시적) 판단과 합의,
사회/공동체 공동선을 이루기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몇 가지 기억에 남는 문구를 인용한다.
“칸트는 이렇게 썼다. ‘어느 누구도 타인의 기준에 맞춰서 행복하도록 나에게 강요할 수 없다. 타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한, 각자 어울리는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P.208)” “정의와 도덕적 자격을 분리할 수 있을까? 정의를 도덕적 자격과 분리할 때의 불안감은 쉽게 설명하기 어렵다. 일자리와 기회는 그만한 자격을 갖춘 사람에게 돌아가는 보상이라는 믿음은 뿌리깊다. 특정한 재능을 높게 쳐주는 사회에 살게 된 것도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그저 행운일 뿐이다.(P.265)”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정치는 그 보다 차원이 높은 의미로서, 어떻게 하면 좋은 삶을 살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정치의 목적은 사람들이 고유의 능력과 미덕을 계발하게 만드데 있다. (중략) 정치의 목적은 좋은 삶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최고 공직의 영예는 페리클레스처럼 시민의 미덕이 가장 뛰어나고 공동선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보았다.(P.288)” “정치는 좋은 삶을 구현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그의 말이 과연 옳을까? (중략) 오늘날 흔히 정치를 좋은 삶에 꼭 필요한 요소가 아니라, 필요악쯤으로 여긴다(P.290).” “실천적 지혜는 정치적 면이 내재된 도덕적 미덕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실천적 지혜를 ‘인간의 선에 따라 행동하는 능력의 이성적이고 진실한 상태’라고 규정했다(P.295).” “정부는 도덕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가(P.318)?” “오늘날에는 정치가 미덕을 키우는 것이라는 생각은 생소하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무엇이 미덕이라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중략) 미덕을 권장하는 국가를 생각할 때, 과거와 오늘날의 종교적 근본주의가 떠오른다(P.319).” “정의와 자유, 이 논쟁의 관건은 ‘우리가 정의를 어떻게 추론할 수 있을까?’라는 추상적 문제, 그 이상이다. 권리가 선보다 앞선다는 주장에 대한 논쟁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자유의 의미에 대한 논쟁이다. 칸트와 롤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에 반대하는 이유는 우리가 스스로 선을 선택할 여지를 남겨 두지 않기 때문이다. (중략) 하지만 우리는 정의를 적합성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로 보는 경향이 있다(P.312)” “이 책을 읽는 당신도 자신이 선택하지도 않은 도덕에 얽매인다는 생각을 좋아하지 않거나 신뢰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다보면 애국, 연대, 집단적 책임에서 나오는 것으로 재해석하고 싶어한다. 그런 요구를 거부하거나 재해석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까닭은 그래야 자유라는 익숙한 개념과 일관성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자유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도덕에 얽매이지 않으며, 자신을 강제하는 의무는 스스로 정하는 것이라 해석되곤 한다(P.352).” “정의로운 사회는 단순한 공리를 극대화하거나 선택의 자유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삶의 의미를 함께 고민하고 그 과정에서 생길 수 밖에 없는 이견을 기꺼이 수용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일단 하나의 원칙이나 절차를 만들어 놓고 나서 그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소득·권력·기회 등모든 것을 정당하게 배분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원칙을 찾을 수 있다면, 좋은 삶을 토론하는 과정에서 늘 생겨나는 소란과 논쟁을 피할 수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중략) 정의는 올바른 분배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올바른 가치측정의 문제이기도 하다(P.379).” |
※어려운 책이지만 최근 보기 드물게 집중해서 단기간에 완독 했다.
독서 도중 필기와 마인드맵으로 정리를 하니, 시간은 더 걸려도 정보는 확실하게 남았다.
마지막 장의 정의와 공동선, 공동선의 정치 부분은 현재 나 개인이나 한국의 사회, 정치에서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국의 작가도 이런 철학적 주제와 개인/사회/정치 상황에서의 정의에 대해 똑같이 생각하는 구나라고 공감했다.
코로 19 팬데믹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사람들이 그렇게도 'No mask! No vaccine'를 외치는 건 자유주의의 영향구나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그 사람들에게 《JUSTICE(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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