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북도청, 월영교 여행
여행일:2023.11.05.
여행지:경북 예천(경북도청), 안동(월영교)
날씨:흐림, 비
기온:15~25도
11월 첫째 토요일이지만, 여전히 날씨가 따뜻했다.
아직 10월 초순 같은 기분이 든다.
이번 주말에 전국적으로 비가 오고 나면, 기온이 떨어진다고 예보가 나왔다.
전날, 오랜만에 모친 M여사님께 연락을 드렸다.
추워지기 전에 부모님과 드라이빙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부친은 피곤해서 집에서 쉰다고 하셔서, M여사님과 함께 가기로 했다.
생각해보니, M여사님과 단둘의 순수한 (효도)여행은 처음인 것 같았다.
장소는 따로 정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진주 촉석루, 경주 월지(안압지) 등 본가에서 1~2시간 이내의 거리를 생각했다.
불쑥 M여사님께서 잘 가 보지 않은 곳이 가고 싶었는지,
경북 안동을 이야기하셨다.
인생 전부를 경남 지역에서 살았고,
가끔 친지 결혼식 참석에 따라 부산, 울산, 창원, 진주 등의
경남 인근 지역 밖에 가본 적이 없었던 M여사님은
드라이빙으로 먼 곳으로 가보고 싶었던 것 같다.
아침 일찍 본가에 가서 아침을 먹고, 도시락과 간식거리를 잔득 챙긴 M여사님과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경북도청으로 하였다.
사람 북적이는 시가지보다 풍경 좋고 여유로운 곳을 좋아하는 M여사님의 취향을 생각해보니,
최근에 조성된 경북도청이 좀 시설과 조경이 잘 되어 있어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에서 경북도청 사진을 보여드리니, 좋다고 하셨다.
내비상 3시간 20분 정도 걸린다고 나왔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라는 아침 뉴스를 봤지만,
출발 전 날씨는 푸른하늘과 옅은 구름이 적당히 섞여 있고, 외투가 필요 없는 따뜻한 온도였다.
미리 준비했던 라떼를 마시면서 M여사님과 함께 달렸다.
1시간을 못 달려서 언양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고속도로 옆으로 영남 알프스의 산들은 색색이 단풍으로 젖어들고 있었다.
드라이빙 뮤직은 M여사님의 취향에 맞게 요즘 트로트 노래가 좋을 것 같은데...
저장된 노래가 없어서, 클래식과 재즈 연주 음악을 선택했다.
M여사님과 추억, 일상, 경제(돈 이야기), 사회(요즘 세태), 정치(정치인 욕하기) 등
여러 가지 주제로 계속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쩌면 분가한 이후 가장 길게 대화를 나누었는지도 모르겠다.
경부고속도로를 나타고 가다, 상주영천고속도로로 가서, 중앙고속도로가 갈아타서,
서안동IC에서 차를 내려서 경북도청으로 향했다.
12시 40분에 경북도청 동쪽 민원인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주말 경북도청 차량 출입구 차단기는 모두 열려 있어, 그냥 들어갈 수 있었다.
주말은 청사 건물 출입구는 경비하고, 청사 부지와 주차장은 시민에게 오픈하는 맞는 것 같다.
주차장 안의 전기차 충전기에 주차를 하고 충전을 시작하였다.
새로 지은 도청답게 민원인 주차장의 전기차 충전기는 10대 정도 준비되어 있었다.
처음 2대에서 충전 결제 오류가 좀 당황스러웠지만,
3번째 충전기에서 결제 승인이 나서 충전을 할 수 있었다.
경북도청은 2015년쯤에 완성되었고,, 건설비도 제법 많이 들어갔다고 들었다.
양반과 전통을 생각나는 경상북도의 이미지에 맞게 팔작 기와지붕을 올린 최신 청사 건물이었다.
넓은 부지에 비교적 낮고 넓게 지은 건물은 부지 뒤의 검무산과 잘 어울렸다.
그런데, 계속 보다 보니 약간 중국이나 북한의 건축양식이 생각났다.
넓고 웅장한 크기의 건물에 동양적 형태(?)를 결합하여 거대한 기와지붕을 올린 형태에서
인민문화궁전과 같은 건물이 생각났다.
경북도청 부지에는 경북도의회(흥민관), 경북도청 본청(안민관), 동락관이라고 다목적 홀 건물,
경북발전연구소, 구내식당, 은행 등 부설기관과 지원 시설이 위치한 건물 등과
정원과 연못(원당지, 연지), 주차장과 운동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M여사님과 부지 한 바퀴를 돌자 얕게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차로 돌아갈까 싶다가 원당지 앞의 보국정(報國亭)이라는 정자가 있어, 올라가 앉았다.
정자 밖으로 비는 추적추적 떨어지고, 정자 밑에는 연못의 잉어들이 헤엄치고 있었다.
간식거리 중 스낵을 잘게 부서 던져 주니, 잉어가 왕창 몰려 들었다.
비가 오는 정자에 모친과 앉아 이야기하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연못 멀리 첨성대와 관풍루라는 누각이 보였다.
비가 더 세어지기 시작해서 원당지 주위를 둘러보기는 어려웠다.
충전이 완료된 차로 가서 원당지에 가까운 주차장 구역으로 차를 옮기고,
보국정으로 도시락 가방을 갖고 갔다.
집에 있는 반찬만 챙겼다는 M여사님 말씀과 다르게, 소불고기와 달걀햄 부침까지 들어 있었다.
보온 도시락통은 30년전 고등학생 때 쓰던 것이었다...
비가 제법와서 인지, 거의 사람이 없어 편하게 점심을 먹었다.
후식으로 과일까지 가방에서 나왔다.
비는 그치지 않고 세게 왔다 약하게 왔다를 반복했다.
M여사님은 먼 곳에 왔으니 여러군 데를 왕창 보는 게가 아니라,
비오는 정자에서 아들과 이야기하며 쉬는 이 시간도 좋다고 하셨다.
조금 쌀쌀해지는 것 같아서, 따뜻한 음료가 생각났는데,
도청 서쪽 상점가에는 커피전문점이 잘 보이지 않았다.
보온병에 채워온 따뜻한 차를 마셨다.
느긋하게 앉아 있다, 15시가 되어본가로 복귀하려니 좀 아쉬워서,
전에 가 봤던 안동댐 근처의 월영교로 향했다.
월영교 주차장은 만차라서 몇 번 돌면서 빠지는 차를 10분 정도 기다리다가 주차할 수 있었다.
늦은 가을비가 내리는 월영교의 분위기가 좋았다.
날씨로 인파도 적당하게, 많지 않은 편이라서 걷기가 좋았다.
1시간 정도 산책을 하고 16시 40분에 귀갓길에 올랐다.
귀갓길은 3시간 30분정도 내비에 찍혔다.
M여사님은 조금 피곤해 보였지만, 괜찮다고 하셨다.
차가 출발하고 5분도 안되어서 부슬부슬 내리던 비가 폭우로 변하여 쏟아졌다.
오늘 날씨 운이 좋다고 서로 웃었다.
짙은 비구름으로 17시 즈음에 이미 많이 어둑어둑해졌다.
남은 간식과 과일을 먹으면서 집으로 달려갔다.
M여사님은 '늦은 시간에 낯선 곳에 있으면 불안한데, 이렇게 아들차를 타고 있으니 좋다'라고 하셨다.
아마 오늘 여행에서 최고의 칭찬일 것이다.
20시가 조금 넘어서 본가에 도착했다.
M여사님은 집에 돌아가서 저녁 먹으려면 피곤하니, 저녁 먹고 가라고 하셨다.
모친께서 또 저녁상 차리는 수고로움이 싫어서 그냥 집에 간다 했다가,
급 어두워지는 M여사님의 얼굴을 보고
간단히 누룽지탕만 끓여서 먹기로 하고 본가에 들어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연로하신 부모님을 위해,
하루 온전히 시간을 함께한 게 언제인지...
반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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