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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0_여행

베트남 푸꾸옥 여행 1(김해공항, 베트남항공, 호치민환승)

겨울밤 2025. 1. 26. 14:54

베트남 푸꾸옥 여행 #1

여행일:2025.1.12.~1.20.

여행지:베트남 푸꾸옥

날씨:맑음

기온:26~32

 

여행의 시작

겨울에는 따뜻한 남쪽 나라에 가서 쉬고 싶어작년 11J가 이야기하였다.

그래 시간 되고 여유가 되면 가자라고 답을 했지만 진짜 1월에 동남아로 여행을 갈 거라고 진지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작년 12월 나라가 한창 시끄럽고, 가을이후 계속 바빠진 업무로 몸도 마음도 여유가 없었다. 여행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다.

 

갑자기 새해에 일주일 휴가 낼 수 겠어?”라고 물어봐서, 1월에도 여전히 정신 없을 것 같았지만, 적어도 업무에서는 숨돌릴 여유가 생길 것 같아 가능할 거야라고 답했다.

 

Day1

출발

아침 6시에 일어나 950분 베트남 호치민(사이공)으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김해공항으로 갔다.

2025.1.12. 오전 김해공항 국제선 출발장 인원
2025.1.12. 오전 김해공항 국제선 출발장 인원

 

일요일 오전 745분경의 김해공항 국제선 출발장은 인산인해였다. 베트남 항공 체크인 카운트에도 대기줄이 길었고, 출발장 중앙의 출국장 보안구역 입구는 한 20분 정도 줄 서야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줄이 길었다.

 

나중의 베트남 공항과 비교했을 때, 빠르게 진행하는 우리나라의 보안요원과 출입국관리소 직원들 덕분에 9시 정도에는 비행기 탑승구 앞에서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호치민행 비행기는 의외로 활주로 버스가 아니라 브릿지를 통해서 바로 탑승할 수 있어서 좋았다.

 

베트남 항공 부산호치민 구간 비행기는 보잉-787이었다. 나름 최신 기종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각 좌석마다 AVOD가 있었고, 객실 창문도 가리개가 아닌 변색 유리로 전자적으로 어두워졌다. 비교적 새 비행기의 느낌이 났다. 기분 좋게 비행기를 탔다.

 

부산 호치민 상공

김해공항에서 푸꾸옥 가는 직항은 없었냐고 J에게 물었다. 비엣젯 항공이 부산-푸꾸옥간 직항편이 있지만, 베트남 항공의 부산-호치민-푸꾸옥 환승편보다 1.5배 비싼 가격이라서 이 비행편을 선택했다고 하였다.

2025.1.12.베트남항공 부산발 호치민행 비행기 내부
2025.1.12.베트남항공 부산발 호치민행 비행기 내부

 

좁은 좌석 간격과 유료 기내식, 유료 화물, 지연·취소·분실에 대한 배상의 어려움에 비싼 가격까지 생각하면, 도저히 비엣젯 직항편을 선택할 수 없었다고 하였다. 나도 동감하였다.

 

호치민 도착시간은 1330분이었다. 베트남과 한국의 시차가 2시간이 있으니, 대략 5시간 30, 3800km가 떨어져 있었다.

2025.1.12.베트남항공 부산발 호치민행

비행기는 부산에서 제주도로 날아가서 한라산 상공에서 서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날아갔다.. 대만을 오른쪽에 일본오키나와를 왼쪽에 두고 동중국해를 가로질러 필리핀 군도 앞에서 베트남 방향의 남중국해로 진입하여 날아갔다..

 

대만을 지날 때 쯤부터 확실히 비행기 안이 좀 더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비행기 탑승 때 입고 있던 후리스 자켓을 벗고 반팔티 차림으로 앉았다. 기내식은 쇠고기구이 밥이었는데 입에 잘 맞았다.

2025.1.12.베트남항공 부산발 호치민행 비행기 기내식

인터넷이 되지 않는 비행기 안에서 전자책을 좀 볼까 싶어서 책을 몇 권 다운로드 받았지만 막상 전자책이 눈이 들어오지는 않았다.

 

호치민 국제 공항(Tan Son Nhat International Airport)

호치민 공항은 도시 한 중간에 있는 느낌이었다. 복도 쪽 좌석에 앉아 창밖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바다를 지나 베트남 내륙에 들어고 나서는 계속 밀림 위를 날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착륙하기 5분 전 정도부터는 녹색 숲이 아니라 회색 도시의 콘크리트 건물이 보이는 느낌이 들었다.

 

비행기는 안정적으로 착륙했다. 자국 항공사이니 터미널 건물에 브릿지로 연결될 걸 기대했는데, 그냥 활주로 버스로 이동했다.

호치민공항에 착륙한 부산발 호치민행 비행기
호치민공항에 착륙한 부산발 호치민행 비행기

입국장에 도착하니 베트남 항공 직원이 환승 표시 스티커를 옷 위에 붙여 주었다. J가 급하게 이동하였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푸꾸옥으로 국내선 환승이 1450분에 있는데 입국 심사에서 대기가 길어지면 놓칠 수 있다고 하였다. 순간 긴장되어 함께 뛰다시피 걸었다.

 

J가 사전에 입국 심사대에 패스트 트랙을 이용할 수 있는 사설 서비스를 유료로 등록했다고 했다. 이게 공항이나 베트남 출입국기관의 공식적인 서비스냐고 물어보니,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패스트 트랙을 이용하여 입국 심사대 앞 줄에 섰지만 그다지 빠르다는 느낌은 없었다. 우리 앞에 10명 정도 있었지만 1명을 처리하는데 2~5분 정도 걸렸다. 효율과 친절함을 생각하니 우리나라 출입국 관리 직원과 시스템이 고맙게 느껴졌다.

 

우리 앞도 어린 자녀와 함께 푸꾸옥으로 가는 젊은 부부팀이었는데 입국 심사 때문에 푸꾸옥으로 가는 국내선 환승편을 놓칠까 봐 발을 굴렀다.

입국 심사관은 50대 후반의 후덕한 아재였다. 무심한 표정으로 여권을 받아 펼쳐보고 내 얼굴을 보고, 컴퓨터를 한번 보고, 볼펜으로 다시 무엇을 적고, 잠시 기다렸다 컴퓨터를 다시 보고 하며 2분 정도를 보내다 여권을 돌려줬다 땡큐하고 입국 심사대를 지나서 세관 검사구역으로 갔다.

 

이 편만 그런 건지, 외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는 다 그런 지 모르지만, 같은 항공사라도 위탁 화물의 자동 환승처리가 되지 않아, 우리가 위탁 화물을 국제선 청사 도착장 안에서 찾아 다시 국내선 청사로 갖고 가서 푸꾸옥행 비행기에 다시 체크인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

 

위탁 화물을 찾아 도착장으로 나가면 베트남 항공 직원이 푸꾸옥으로 가는 국내선 환승을 안내해 준다고 인터넷에서 봤는데, 우리가 찾지 못해서 인지 그 직원 비슷한 사람을 보지 못하고 바로 공항 국제선 청사 도착장을 나왔다.

 

도착장 밖은 입국자에 대한 픽업 인원과 택시 운전기사, 유심 판매자 등 마구 몰려서 호객 행위 비슷하게 했다. 정신을 차리고 위탁 화물 캐리어를 끌고 도착장 오른쪽의 국내선 터미널로 이동했다. 이동 구간은 그냥 비가림 지붕만 있는 찻길 옆 인도였다. 마치 김해공항처럼 국제선 청사와 국내선 청사가 별도의 건물로 되어 있고,  2개의 청사 간의 거리가 있는데 실내 이동이 아니라 그냥 찻길 옆 인도로 그냥 이동하는 방식이었다.  

 

앞의 사람의 담배연기를 피해서 한 200미터 정도 걸어서, 국제선 청사보다는 좀 더 낡고 비좁은 국내선 청사에 도착하였다. 베트남 항공 체크인 창구에서 여권과 김해공항에서 받은 호치민에서 푸꾸옥행 비행기표를 보여주고 위탁 화물을 다시 맡겼다.

 

국내선 비행기 탑승을 위해 다시 공항 보안검색대를 줄 서 기다렸다. 보안검색대는 신발까지 벗어 엑스레이 기계를 통과시켜야 하는 게 좀 낯설었다

 

1430분쯤에 푸꾸옥행 비행기 탑승구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갑자기 겨울의 한국에서 여름 날씨의 베트남에 와서인지 좀 지치고 피곤했다. 국내선 탑승장이라서 그런지 면세 쇼핑 구역 같은 건 없고, 한국의 90년말~2000년 초반 중간급 도시의 시외버스 터미널 같은 느낌이 들었다.

 

푸꾸옥행 비행기는 10분 정도 지연되어서 15시에 이륙하였다. 호치민시에서 푸꾸옥까지는 비행시간은 30~4030~40분 정도로 짧은 편으로 나왔다. 비행기 상태나 비행 자체는 김해공항에서 김포공항 가는 것처럼 이륙해서 순항 고도에 다 달아서10~20분 비행하다가 다시 착륙 준비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푸꾸옥 국제 공항(Phu Qouc International Airport)

  1540분쯤 푸꾸옥 공항에 착륙하고 다시 활주로 버스를 타고 공항 청사로 들어왔다. 푸꾸옥공항은 대구공항 정도의 크기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2012년에 만들어진 공항이라서 그런지 공항 건물 자체는 작지만 깔끔했다. 호치민공항 국내선 청사에 비해서는 훨씬 새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베트남 푸꾸옥 공항내 푸꾸옥 안내판
베트남 푸꾸옥 공항내 푸꾸옥 안내판
2025.1.12. 베트남 푸꾸옥 공항 출발장
2025.1.12. 베트남 푸꾸옥 공항 출발장

 

위탁 화물을 금방 찾고 공항 도착장 밖으로 나와서 베트남 은행 ATM기에서 300만동(VND)을 찾았다. 푸꾸옥 순환 버스를 타기 전에 공항 2층 출발장의 간이 카페에서 콜라, 커피와 반미를 사 먹었다..

베트남 푸꾸옥 공항 내 카페의 커피와 크로와상 반미
베트남 푸꾸옥 공항 내 카페의 커피와 크로와상 반미

 

그리고 버스를 타기 위해 공항 주차장 방향으로 갔다.

 

믿고 있는 구글 지도앱에서도 순환 버스 정류장 위치가 나오지 않아서 헤매었지만 100m정도 멀리 푸른색의 푸꾸옥 버스 17번이 서 있는 걸 보고 갔다. 1650분쯤에 버스를 탔다.

 

푸꾸옥 버스

버스는 무료였다. J에게 목적지를 물으니 푸꾸옥 북부의 빈펄 호텔(VinPearl Hotel)이라고 했다.

버스는 푸꾸옥 공항 북쪽 도로를 가로지르며 갔다. 간간히 서는 정류장에서 생각보다 각국의 여행객과 현지인들이 탔다.

 

시내버스는 한국이나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특히 무료인 부분은 정말 좋았다. 

베트남 푸꾸옥 내 시내버스 17번 내 풍경
베트남 푸꾸옥 내 시내버스 17번 내 풍경

 

20~30분 버스가 달리면서 사람들을 태우다 보니 금방 만원 버스가 되었다. 버스에 앉아 있기는 했지만 많이 피곤했다. 생각해 보니 한국에서 오전 6시에 일어나서 계속 비행기-환승-비행기-시내버스를 타고 한국 시간으로 19, 베트남 17시가 되었으니 피곤한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꾸옥 빈펄 호텔

버스를 한 시간 정도 타고나서 푸꾸옥 로컬 지역과 다른 뭔가 고급스러운 관광 지구로 버스가 들어갔다.

 

푸꾸옥 북부의 빈펄랜드, 빈펄사파리와 고급 호텔, 리조트가 모여 있는 관광 지구인 것 같았다. 종점보다 한 정거장 3개 정도 앞에서 버스에서 내렸다. 해는 이미 18시 정도에 져서 밖은 어두웠지만 관광 지구에 여러 가게가 많이 불 켜져 있어 불안하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버스 정류장이 숙소 호텔과 가까워 금방 들어올 수 있었다.

베트남 푸꾸옥 빈펄 호텔 로비
베트남 푸꾸옥 빈펄 호텔 로비

베트남 빈펄 호텔은 내가 가본 호텔들과 비슷했다. 깔끔한 로비와 리셉션 데스크, 어설픈 영어에도 친절하게 응대하는 직원까지 나쁘지 않은 환경이었다.

 

여기 호텔만 그런지, 베트남 호텔 대부분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약간 객실 비품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우선 샴푸, 바디워시만 있고 컨디셔너가 없었다.  그리고 객실 내에 티슈페이퍼와 휴지통이 없었다.(화장실에는 휴지와 휴지통은 있었다.) 또 객실 전화 옆에 메모지와 필기구가 없었다.  그것 말고는 다 괜찮았다. 

베트남 푸꾸옥 빈펄 호텔 객실
베트남 푸꾸옥 빈펄 호텔 객실

호텔 객실 카드로 문을 열고 짐을 놓고 침대에 몸을 던지니 1850분 정도였다..

한국보다 베트남이 2시간 느린 걸 생각하면, 한국 시간으로 거의 9시였다.  

 

집에서 아침 7시에 나선 걸로 계산하면, 거의 14시간을 이동하여 여기에 도착한 것이었다. 

베트남 푸꾸옥 빈펄 호텔 객실에서 본 관광지구 야경
베트남 푸꾸옥 빈펄 호텔 객실에서 본 관광지구 야경

 

전의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에서 여행을 출발하여 도착지의 호텔 객실에 들어서면 안도감을 느낀다고 했던가, 딱 그 기분이 들었다.

2024.11.23 - [0500_독서] - 여행의 이유(김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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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해한 사람으로 인정받아 이 나라에 들어올 수 있었고, 사전 네트워크 상에서만 알아봤던 정보들은 현실에서도 맞게 움직이고 있었고, 온라인으로 확정해 놓은 예약도 시간에 맞춰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낯선 곳에서 내가 나임을 인정받고 잠시나마 편하게 쉴 수 있는 자리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었다.

 

원래는 19시도 되지 않아 약간 정리하고 씻고, 관광지구 내의 야경과 저녁을 먹으러 갈 예정이었지만 둘 다 14시간에 가까운 이동에 지쳤다. 그냥 씻고 차 한잔하고 이 닦고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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