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좋은 질문 Handy Book(샌프란시스코 작가집단 Grotto)
제목:글쓰기 좋은 질문 Handy Book
원제:642 Things To Write Journal by San Francisco Writer’s Grotto
저자:샌프란시스코 작가집단 GROTTO
역자:라이언
출판사:(주)넥서스
독서일:2023.2.6.~2023.2.28.
페이지:
소장여부:소장
책의 구성과 크기가 재미있었다.
“글쓰기 좋은 질문 642”와 “글쓰기 더 좋은 질문 712”, “Creative Note” 3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책 크기는 10*16cm 정도 이다. 명함의 4장 크기이다. 일반적인 문고판의 2/3정도 되는 것 같다.
크기에 비해서 두께는 조금 있다. 페이지수가 기입되지 않지만 대충 300장 정도 되는 것 같다.
책에는 목차가 따로 없다. 책의 시작 동기를 가볍게 적고, 바로 글쓰기 좋은 질문으로 들어간다.
책의 내용은 단지, '샌프란시스코 작가집단 GROTTO'가 던지는 화두이다.
작가나 기자, 컬럼니스트와 같은 글쓰기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글감에 목마를 것 같다.
책에서 말하는 글쓰기 좋은 질문이라는게 하나의 화두이자 글감이 될 것 같다.
처음에 쓰윽 보면서, ‘흐음...’,‘(피식 웃으며)뭐래?’ 싶은 글감이다.
642개 720개 글쓰기 좋은 질문에 대부분은 그냥 보고 감흥 없이 흘려도 상관 없는 것들이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누구나 이 질문들과 유사한 질문이나 화두로 상상의 나래를 펼친 적 있을 법한 것들이다.
비록 그런 상상을 구체화하고 기록으로 남기지는 않아도 이럴 때는 어떻게 하지 정도로 생각했던 것 주제도 많다.
책 페이지의 2/3는 이런 상상을 기록할 수 있도록 메모줄이 있다. 책의 형식이 거의 두꺼운 수첩처럼 느껴진다.
글쓰기 좋은 질문의 1번 질문은 “1초 동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책 하단에 나의 생각을 채워 적어본다.
‘1초 동안 숨쉰다.’
‘1초 동안 멍하게 있는다.’
‘1초 동안 눈을 깜박인다.’
논문이나 보고서처럼 사실과 현상, 합리적인 결과만 적는 글쓰기 아니라,
재미있는 글쓰기를 하고 싶다.
추가로 살을 붙이고 싶다. 좀 더 내용을 생각한다.
“1초 동안 눈을 깜박인다. 마치 영화 속의 캡틴아메리카처럼 외친다. ’하루 종일 할수도 있어(I can do this all day.).’ 하지만 상대방은 아무런 반응 없다. 상대는 속으로 생각한다. ‘쟤는 자주 눈을 깜박이네.‘” |
첫 글을 연필로 적어 봤는데... 망글이다.
다시 생각을 더 해본다.
이런 상황을 좀 더 구체화 해본다.
토요일 오후, 직장 선배의 오지랖으로 소개팅을 하였다. 그냥 무난한 카페에 도착하니, 창가 자리에서 무난한 상대가 반기고 있어 자리에 앉았다. 사전에 카톡으로 어느 정도 대화를 주고 받아 크게 꺼려지지는 않을 거라 생각해서, 한번 만나 보기로 했다. 큰 기대도 없어 친구 만나듯이 대충 꾸미고 나왔다. 상대는 소개팅이라고 좀 더 힘주고 나온 것 같다. 숨 좀 돌리고 자리에 앉아 상대의 얼굴을 보니, 1초 동안 열심히 눈을 깜박인다. (이상하다. 틱인가?) 속으로 생각하고, '눈을 자주 깜박이시네요' 라고 웃으며 물어본다. ‘00씨가 너무 맘에 들어서, 마음 속에 담으려고 눈으로 열심히 셔터질을 하고 있어요^^’ 라고 답한다. ‘뭐지? 이 멘트... 휴대폰 카메라도 아니고...,’ 속으로 생각하고 ‘아...네...’라고 말 끝을 흐리며 말했다. ‘초면에 00씨께 폰카를 들이밀며 찍자고 하면 실례일 것 같아서, 눈에 가득 담으려고 했어요. 좀 이상했죠?^^’라고 웃으면서 말한다. 넉살좋게 웃으며 말하는 모습과 나름 준비한 초반 작업 멘트, 최소한의 예의를 아는 말투에 마음이 살짝 풀렸다. ‘네, 이상해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탁자 위로 3월의 봄볕이 쏟아지고 있었다. |
다시 써도, 망글이다.
하지만 좀 더 글에 살도 붙고, 분량도 많아졌다.
생각에 생각을 하니, 양도 늘어나고 이야기도 조금씩 만들어진다.
이렇게 책에서는 하나의 글감을 주고, 읽는 이가 채워 나가라고 하고 있다.
'다시, 한번 그럴 듯하게 또는 남들과는 다르게 생각해 볼까?'
라고 마음 먹고, 키워드를 머릿속에서 굴려본다.
결국, 책은 본인이 채워 나가기 나름인 것이다.
642개, 720개 글감을 그냥 엑셀파일에 저장해 놓고, 그 뒤의 생각을 채워도 상관없을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멋진 글쓰기 아이디어와 번뜩이는 기록의 노트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큰 내용 없는 종이 낭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게 뭔가 싶다가도, 하기에 따라 온전히 나만의 것이란 생각이 든다.
마치 비밀일기 같다.
남에게 이야기 하고 써먹고 싶지만, 괜히 낯부끄러운 말들을 책에 적어본다.
이런 글들이 642개, 712개 쌓이면 풍부한 사고의 자산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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