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제목: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원제:The Anxious Perfectionist
저자:마이클 투히그·클라리사 옹
역자:이진
출판사:수오서재
독서일:2024.2.17.~2024.2.18.
페이지:230
ISBN13:9791190382991
소장여부:소장
※ 2024년 11번째 독서
독서배경
블로그를 하다 보니 아무래도 일주일 1개의 글은 올려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블로그를 하고 있는 스스로가 느끼는 의무감이라 할까, 블로그를 방치하는 것 같은 불안감이라 할까 그런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이런 느낌도 책을 읽어 보니 (어설픈) 완벽주의자의 강박 관념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소장하고 있는 (하지만 읽지 못하고 있던) 종이책을 들었다. 이 책은 작년 12월에 직장 독서 교육때 신청한 책인데 막상 책을 받고는 손이 가지 않아 책상 위에 쌓여 있었다. 새해에는 전자책에 꽂혀서 종이책은 잘 보지 않았다. 그런데, 전자도서관은 월 5권 이상 책이 대출되지 않아서 다시 종이책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내가 가입한 도서관은 전자책을 반납하면 다시 대출 허용권수가 복구되지 않고, 월 최대 5권만 대출 가능하였다.)
표지
표지는 투톤으로 주황색 바탕 위에 녹색의 비정형 육각형과 오각형이 연결된 형태가 전부다. 무엇을 의미하는지 직관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녹색의 육각형과 오각형이 사람 모양을 단순화한 것인가라는 생각도 들고, 비정형은 불완전함을 나타내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표지 디자이너가 아니니, 표지의 실제 의미는 모르겠다.
제목 밑에 표지 핵심문구로 ‘자기증명과 인정욕구로부터 벗어나는 10가지 심리학 기술’이라고 되어 있다.
띄지에는 ‘언제나 조금 더 잘하려 애쓰는 당신을 위한 심리학! 자기비판·강박·번아웃에서 벗어나 삶의 균형을 되찾는 방법’이라고 써 있다.
스스로 완벽주의자 생각한 적 없지만, 표지와 띄지에서 말하고 있는 ‘자기증명’, ‘인정욕구’, ‘더 잘하려고 애쓰는’, ‘자기비판’, ‘강박’, ‘번아웃’이 다 내 이야기구나라는 생각이 지나갔다.
스스로 현재 마음 상태를 생각해 보니, '불안한'은 맞고, '완벽주의자'는 '완벽주의이고 싶지만 어슬픈 자'라고 바꾸면 대충 맞을 것 같았다.
저자
마이클 투히그Michael P.Twohig는 유타주립대학교 심리학부 교수로 수용전념치료ACT 연구 책임자이고 이와 관련된 책을 7권 출간하였다.
클라리사 옹Clarissa W.Ong은 보스턴대핚교 불안장애 센터 연구원으로 수용전념치료, 과정기반치료, 강박장애, 완벽주의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론이 아닌 실제 삶에서 완벽주의를 이해하고 치료법을 적용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소개되고 있다.
두 저자는 ‘유익한’완벽주의와 ‘유해한’완벽주의를 구별하고 완벽주의로 인한 불안에 대처할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삶의 가치와 우선순위를 재설정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책 표지 날개면에 쓰여 있다.
차례
책 표지의 ‘자기증명과 인정욕구로부터 벗어나는 10가지 심리학 기술’이라는 문구처럼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 제1장 완벽주의, 언제나 지는 게임
- 제2장 성공을 향해 나아간다는 착각
- 제3장 두려움을 다루는 법
- 제4장 완벽하지 않은 나로 살아가는 것
- 제5장 자기비판의 현실
- 제6장 가치를 설정해야 하는 이유
- 제7장 인생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 제8장 자기친절의 쓸모
- 제9장 실패를 책임지는 방법
- 제10장 선택할 용기
감상
먼저 책의 내용이나 서술 방식은 좀 건조하게 느껴진다. 주관적인 사례나 위로의 말보다는 완벽주의의 폐해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향을 이론 위주로 설명하고 있는 느낌이다..
코로나19 이후‘지금 그대로’, ‘애쓰지 않아도 괜찮아’, ‘나다운 나’ 같은 말랑말랑한 마음챙김의 말은 많이 건네지 않는다.
그냥, 완벽주의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자기에게 ‘유해한’ 완벽주의 같은 마음의 고정관념을 걷어내고, 한 발짝 뒤에서 스스로에게 관용과 보상을 통해서 현재의 행복과 여유를 찾아라를 주제로 이해했다.
솔직히 말해서 책에서 말하는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당신’과 내 모습이 거의 일치하여 놀랐다. 외부에 보이는 내 모습, 타인에게 인정 받기 위해 억지로 (완벽주의에 의한, 완벽주의를 위한) 원칙과 일관성, 꼬리표를 만들어 따라 한다고 나의 본모습을 잃고 있었던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
※ 책 속에서는 늘 긍정의 의미로 쓰이는 ‘원칙’, ‘이성’, ‘일관성’이, 자기 의지와 상관 없이 완벽주의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무능하지 않기 위한, 실수하지 않기 위한,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영혼 없는)원칙, 이성, 일관성으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좀 스스로 뻔뻔해져라라고 이해하였다. 사회 생활, 직장 생활에서 나의 실수로 인한 ‘민폐’, ‘수치심’이 죽어도 싫었는데, 책 속에서는 ‘그래서, 그게 뭐 어때서?’, ‘그럴 수도 있지?’, ‘생각보다 아무도 신경 안 쓴다. 스스로 과도하게 비난하지 마라’, '그리고 마음을 챙기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자기비난을 줄이고 남을 대하듯 자기 스스로에게 친절과 관용(자기친절)을 베풀라고 한다.
그리고 결과 대신 결과를 불러오는 과정과 현재의 가치를 소중하게 대하라고 한다. 그것이 무채색의 불안을 줄이고 풍부한 색깔로 인생을 물들인다고 받아들였다.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데 완벽주의처럼(타인에게 보이는 모습, 스스로의 원칙, 희미하고 먼 미래 등을 위해) 현재를 살고 있는 게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다. 책의 마지막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완벽주의에 의해 길들여진 스스로에 대한 비난과 채찍질(자기비판)을 줄이고, 스스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현재의 행복을 찾는 것으로 생각과 실천을 시작하고 싶다.
독서 메모
완벽주의가 당신의 행동에 그 어떤 트집도 잡을 수 없도록 최소한의 노력을 하며 최소한의 행동만 취하는 것이다. 이제 당신의 전략은 "노력하지 않으면 실패한 것도 아니니까" 혹은 "어차피 완벽할 수도 없는데 뭐하러 힘을 빼?"가 된다.(P.19)
→ 요즘 내가 자주 생각하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대충하자'와 일치하여 좀 뜨끔하다
완벽주의는 성장과정에서 뿌리를 두고 있다.
(중략)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만으로는 모든 인간이 근본적으로 원하는 것, 바로 사회적 인정을 획득할 수 없다는 것을 일찌감치 깨 달았을 것이다.
(중략)
완벽하거나 절대 실수하지 않아야 사랑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P.27)
→ 어릴때 생각난다. 이 서글픈 사실을 누구보다 빨리 깨달았던 것 같다...
꼬리표와 이야기는 단지 일관성을 유지하고 우리를 묶어두기 위해 고안된 것들이다.
(중략)
꼬리표와 이야기로 규정되는 자아로부터 벗어나 관찰하는 자아로 옮겨가는 과정에는 관점의 변화가 따른다.
(중략)
분명히 인식해야 할 점은 조망수용이 마음가짐이나 태도를 바꾸려는 시도가 아니라는 점이다. 조망수용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따라오는 생각들, 감정들, 꼬리표들을 바꾸려 애쓰지 말고 다른 관점에서 보아라. 평지가 아닌 하늘에서(P.104)
→ 예전에 친구들이 '00이는 착해', '00이는 성실해' 라고 했던 말이 다 꼬리표로 느껴진다.
가치가 자신의 통제권 안에 있어야 한다는 조건은 가치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개념과 연결된다. 당신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의 가치를 선택한다면 좋은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권력을 무심코 양도하는 것이다. 결국 무력감을 느끼게 되고 느낌과 원칙이 행동을 결정하도록 내버려두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된다.(P.119)
※책 속에서 말하는 ‘느낌’은 외부에 대한 ‘눈치’, ‘좋지 않은 생각’으로 완벽주의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부정적 감각의 총칭이다.
→ 부정적 느낌과 내가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 할 것만 같은 원칙은 옆으로 제쳐두고, 내가 행복해질 수 있는 가치를 우선으로 챙겨야겠다.
가치는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고 도전, 용기, 겸손처럼 행동 지침으로 삼을 수 있는 자질 혹은 존재 방식이다. 가치는 행동을 보다 큰 목표와 연결하여 행동에 의미를 부여한다.
(중략)
가치가 아름다운 이유는 그것이 항상 우리 곁에 있기 때문이다. 가치를 향해 나아갈 기회는 매 순간 존재한다. 가치는 미래의 결과가 아니다. 오직 지금 여기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P.132)
→ 금전=가치가 아니라, 사소하지만 소중한 것들, 소중한 현재, 소중한 사람, 소중한 행동을 챙겨야겠다.
우리는 성공을 결과 중심으로 정의하도록 길들여졌고, 사회는 결과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중략)
결과의 좋고 나쁨에만 집중하면 과정을 놓친다. 그러나 결과에 ‘어떻게’ 도달하느냐는 중요하다.
(중략)
더구나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에만 집중하다 보면 현재는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간다. 당신은 과거의 성취를 회상하고, 과거의 실패를 곱씹으며 미래를 걱정한다. 반면 머물고 있는 현재는 외면한다.(P.136)
→ 큰 성취는 없었지만, 앞만 보고 달려갔을 때 너무 멀리 뒤 떨어져 있던 소중한 사람을 발견하고 놀란 적이 있어, 공감한다.
자기친절의 핵심은 잘 자고, 잘 먹고, 운동해서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뇌가 호기심과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심장이 사회적 유대와 자기존중의 경계 안에서 고동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삶의 질에 필수 요건들이다.
(중략)
완벽주의의 관점에서는 단순히 스스로에게 실수를 허용하는 것이 자기친절인 경우가 많다.
(중략)
일상 속 사소한 자기친절의 행동이 더 중요한 이유는 더 쉽게 더 자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간헐적인 자기친절을 투입하는 것으로 번아웃과 무자비한 자기비판을 완화하는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황당한 일이다.
(중략)
당신의 기분, 동기, 일정과 상관없이 늘 자기에게 친절하라는 뜻이며 자기친절에 조건을 붙이지 말라는 뜻이다.(P.156)
→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기 불친절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되기는 하였다. 잘자고, 잘 먹고, 운동하며, 건강을 유지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사회적 유대를 넓히는 것은 자기 생존을 위해서라도 그렇게하려고 하고 있다.
대화가 무서운 사람들을 위한 책(리처드 갤러거) (tistory.com)
만약 당신이 하고 싶은 말이 일정한 조건, 즉 재미있고 흥미진진해야 하고 독창적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해서 입을 다문 적이 한번이라도 있다면 자기비판의 벽 안에 갇힌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편안하게 자신의 일상을 얘기할 때 과연 내가 하려는 말이 말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 건지 세심하게 점검한다. 당신은 스스로의 노력과 성취에 한계를 규정지었다. 사람들이 정식으로 훈련받은 적이 없어도 자신의 음악적 열정을 좇을 때 당신은 이미 할 줄 아는 것에만 집중하며 새로움 없는 따분한 삶을 고수해왔다. 매번 한 걸음 내딛기 전에 두 번, 세 번 생각했다. 광활한 하늘을 비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사람들을 부러워하면서도 날개를 웅크리고만 있었다.(P.160)
→ 《대화가 무서운 사람들을 위한 책》의 블로그에서 처럼, 말하는 게 피곤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사실은 내가 말하는 것이 자기비판의 벽에 갇힌 게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든다.
→ '광활한 하늘을 비행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사람들을 부러워하면서도 날개를 웅크리고만 있었다.'는 《갈매기의 꿈》에서 느낀 것도 동일한데 실천하지 못하고 있구나라고 반성한다.
자기친절의 장점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다
진정성 있는 인관관계가 가능해진다
(P.161)
당신은 그를 사랑하기로 했기 때문에, 또 사랑하기 때문에 당신의 사랑을 해명할 필요도 없다. 사실 사랑도 하나의 가치이다. 당신에겐 사랑할 힘이 있다. 사랑은 목표보다도 크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삶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당신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의미 있는 하나의 ‘선택’이며, 그를 사랑하고 친절을 베푸는 것은 당신의 통제권 안에 있다. 당신은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 줄 알기 때문에 자신에게 친절을 베푸는 방법도 이미 알고 있다. 따라서 남을 대하듯 자신을 대함으로써 친절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P.170)
→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듯, 자신을 친절하게 대하라는 말이 와닿는다.
"나는 너무 바빠"라는 이야기를 덥석 믿는 대신 바쁜 상황이 찾아오면 그 순간의 우선순위를 정하라는 신호로 여겨라. 이것은 바쁜 상황에 대한 통제권을 실제로 당신이 갖고 있다는 뜻이다. 바쁘다는 것은 무엇을 위해 시간을 낼 것인지를 선택하는 동시에 시간을 내기 위해 무엇을 포기할 지를 택하는 것이다.(P.204)
→ 바쁘다는 핑계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지 말자.
아이들이 점심 도시락을 챙기지 않아서 화가 난다면 자상한 부모가 되고 싶다는 가치를 떠올리고 아이들을 도와라.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두렵다면 배움의 가치를 떠올리고 ‘멍청한’ 질문을 하는 위험을 감수하라. 원하는 방식으로 짐을 꾸리지 못해서 장거리 여행을 떠나기가 망설여진다면 모험의 가치를 떠올려라. 평가받는 것이 두려워 열심히 쓴 보고서를 숨기고 싶다면 자기 계발의 가치를 떠올리고 조언을 구하라.(P.214)
→ 싫은 일, 부정적인 감정의 반면에 있는 가치를 생각해 봐야겠다.
가치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삶을 살거나 가치를 철저하게 추구하고자 하는 덫에 빠지기 쉽다.
(중략)
완벽주의가 가치를 장악하는 것이 느껴질 때 몇 가지 선택이 있다.
가치를 점검하라
행동을 점검하라
가치를 연결하라
변동성을 만들어라 (P.216)
→ 완벽주의의 작동원리인 원칙, 이성, 꼬리표 등이 가치로 대체되어 다시 작동할 때, 이 선택 과정을 통해서 대응하라고 한다.
사회는 계속해서 성공을 좇을 것을 강조하기 때문에 실수를 피하고, 남을 기쁘게 하고, 자신을 비판하는 완벽주의자 성향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중략)
불완전함을 포용하지 못한 자신을 몰아세우지 말고 경로에서 이탈했을 땐 가치를 향해 돌아서고 여정을 재개하라. 결국 이것 역시 당신의 삶이다. 그 삶을 살아라.(P.224)
→ 역시, 마지막은 당신의 결정이고, 당신의 삶이다. 하지만 불완전함을 포용하며 현재를 챙기라는 말은 잊지 않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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