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인생론 사는 게 다 그래
제목:쇼펜하우어 인생론 사는 게 다 그래
저자: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출판사:춤추는고래
독서일:2024.2.26.~2024.2.26.
페이지:260
ISBN13:9791187867791
소장여부:소장
※ 2024년 12번째 독서
독서배경
사춘기였던 1990년 초중반 당시에도 쇼펜하우어가 인기가 있었던 것 같다. 염세주의라는 말도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당시 내 마음과 딱 맞는 사조란 걸 느꼈다.
당시, 내향인의 중2병인지 모르겠지만, ‘삶은 혼자이고, 미래는 보이지 않고, 행복이라는 것은 없다.’라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가정 형편이나 버거웠던 중·고등학교 생활은 대학을 가면서 나아졌고, 성인으로 성장하며 군대, 졸업, 취업 등의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으려고 바둥거리다 보니, 한 동안 염세주의, 쇼펜하우어란 말을 잊고 살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시기부터 출판되는 책에서 다시 쇼펜하우어가 자주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래서, 작년 호주 여행 가기 전에 새책 같은 중고책으로 싸게 책을 구입했다. 한 번에 싸게 여러 책을 사다 보니 좀처럼 손이 가지 않고, 그냥 책상 위에 방치되고 있다가 오늘 문득 읽어보게 되었다.
표지
표지는 디자인이나 성의라고 할 만한 것은 없고, 노란색 표지에 녹색 책 제목과 녹색 띄지 모양이 한 번에 인쇄되어 있다.
세상을 보는 지혜 1(발타자르 그라시안) (tistory.com)
《세상을 보는 지혜 1》과1》 같이 전형적인 원가 절감 디자인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싸게 파는 책이니 별로 기대도 하지 않았다.
저자
책 표지 날개의 저자 소개에서는
아르투어 쇼펜하우어Arthur Schopenhauer는 천년을 좀 못 살았다고 나온다. (788년 2월 22일 ~ 1860년 9월 21일, 뭐, 이렇게 눈에 띄는 저자 생몰일을 탈자脫字를 내는지... 싼 책값에는 이유가 있는 건지...)
쇼펜하우어는 염세주의 철학자로, 평생 독신으로 유명하다. 그의 염세주의 사상은 그 후 많은 작가, 사상가, 예술가 등에게 영향을 끼친 걸로 알고 있다.
차례
책의 차례는 그림과 같다. 차례는 별로 중요하게 안 느껴진다. 어차피 출판사에서 쇼펜하우어의 저서에서 발췌, 요약, 편집한 구성으로 생각된다.
감상
싼 값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읽은 책이라서 역시나 크게 와 닿는 것은 없었다.
사춘기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날 때와 30년이 지난 지금은 너무 다른 시간이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누구나 자신만의 고뇌가 있다. 인생은 고독하다. 삶은 불행이다.’ 이런 말을 쉽게 뱉어 낼 수 있었던 시기와 다르게,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하는 나이’, ‘현실과의 화해가 아니라 자기 역량과 화해’라고 말처럼 남 탓, 세상 탓을 하기 에는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일 거다.
그래도 ‘PART 5 명예와 명성’부분은 와 닿는 부분이 많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구매해서 소장하고 있지만 이사갈 때 잡지, 무크지, 철 지난 기술서적과 함께 묶어서 버릴 것 같다. 어쩜 그보다 더 빨리일지도 모르고...)
마지막 뒷표지의 핵심 문구인 ‘삶은 끝없는 영혼과 같고, 삶에 대한 강한 의지는 덧없는 꿈과 같다’라는 문장은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뒷 문장인 ‘삶에 대한 강한 의지는 덧없는 꿈과 같다.’는 ‘삶에서 탐욕, 욕심, 질투, 시기, 야망 등은 다 부질 없다.’정도로 해석해도, 앞 문장인 ‘삶은 끝없는 영혼과 같고’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끝없는 영원永遠(eternity)’이 좀 더 문맥상으로 맞지 않나 싶은데... 출판사의 오타인지, 정말 ‘영혼靈魂(spirit)’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끝없는 영혼이란 도대체 뭐지??? 지박령? zombie spirit? 모르겠다...)
독서 메모
숙독하지 않고, 속독으로 빠르게 읽어서 크게 메모한 부분은 없다.
제3자의 평가에 지나치게 관심을 갖지 말라 中
제3자의 평가는 ‘나’의 존재와 본질적인 관계가 전혀 없다. 제3자가 호의를 베풀거나 조금이라도 자신의 허영심을 채워주면 우리는 누구나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한다.
(중략)
“명예는 목숨보다 더 소중하다”고 떠드는 것은 자신의 존재나 행복은 있으나마나며, 자신에 대한 제3자의 견해만이 소중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략)
우리가 실천해야 할 노력은 무시한 채 제3자의 의견을 과대평가하면서 늘 불안과 괴로움에 시달리는 모습은 일종의 고질적인 전염병이라고 할 수 있다.(P.192)
→ 20대 직장 초년생일 때는 '내가 낸데', '그래서 어쩌라구'로 마이웨이가 있었는데, 나이를 먹고 직급이 올라가고 부하 직원이 생기다 보니 제3자의 평판과 눈치를 살핀다... 그 사이 내 안의 행복감은 떨어지고 불안과 괴로움은 커진 것 같다.
현실만이 참된 시간이며, 오로지 현재 속에서만 우리가 존재한다. 따라서 우리는 늘 현재를 명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직접적인 불쾌감과 고통에서 해방된 시간을 있는 그대로 즐겨야 한다. 즉, 소중한 시간에 과거에 실현할 수 없었던 기대를 떠올리고, 미래의 불안감에 이끌려 음산한 얼굴을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옛날 일을 후회하고, 앞날의 일을 걱정함으로써 현재의 멋진 시간을 버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기 때문이다.(P.230)
→ 이래도 저래도 답이 없다. 어쩔 수 있겠나. 결국 현재에 충실할 수밖에... 이렇게 해석되지만, 여러 책과 여러 저자, 사상가, 심리학자가 공통으로 하는 말, 현재를 즐겨라.(Carpe Diem)
우리는 오늘이라는 날은 한 번만 올 뿐 두 번 다시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겨두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내일이면 또다시 오늘이 온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생각은 내일 역시 오직 한 번밖에 오지 않는 다른 날이라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중략)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일상생활은 너무 평범하고, 지금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으며, 현재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은 별로 신통치 않은 현재도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불멸의 빛을 내고 기억 속에 오롯이 보존되며, 불행한 시기가 닥쳐왔을 때 마음으로부터 선망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P.233)
→ 프랑스 대문호 파스칼 브뤼크네르도 쇼펜하우어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거 같네.('거, 출판사 담당자 양반, 이 부분 읽어 보면, '삶은 끝없는 영원永遠'이 문맥상 맞는 거 아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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