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짜 구스토피에노 원두 모카포트 사용기
10월이 되니 아침에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갓 내린 따뜻하고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 한잔이 그리운 계절이 돌아왔다.
회사에서는 전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쓰니 컵만 갖다 대고
버튼만 누르면 샷이 내려오는데,
집에서는 에스프레소를 마시기 어려워 늘 아쉬웠다.
집 부엌은 에스프레소 머신을 두기에는 좁아 모카포트를 사용해서 커피를 내린다.
여름에는 날씨도 더운데 - 빡시게 커피 원두를 그라인드에 갈고
전기렌지 앞에서 뜨겁게 모카포트를 끓이는 작업이-
힘들고 더워서 그냥 인스턴트 커피로 대충 마시곤 하였다.
마침 얼마남지 않은 커피원두도 묶은내가 나서,
새 커피원두를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라바짜 구스토피에노를 처음 주문 하였다.
7년 정도 모카포트로 커피를마시고 있지만, 커피원두는 딱히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강배전에 진함을 선호하다보니, 산미가 강한 중배전 원두는 잘 안 찾게 되는데,
이번에는 호기심에 구스토포르테가 아닌 구스토피에노를 선택하였다.
모카포트는 어느 중국산 묻지마 제품이다.
첫 모카포트인데 -비알레띠 모카포트 제품은 좀 비싸기도 하고 모카포트가 잘 맞을지 몰라서-
싼 맛에 샀는데, 워낙 단순한 구조여서 아직 고장 안 나고 잘 되어서 계속 쓰고 있다.
비알레띠 코리아 공식 스토어 (bialettikorea.co.kr)
모카포트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과정은 간단하지만 수고스럽다.
첫 번째, 커피원두를 그라인더로 간다.
모카포트에 맞게끔 그라인더날 간격을 조절해야 한다.
진하게 에스프레소를 내리기 위해서, 가장 고운 크기로 그라인드날을 조절해서 쓴다.
이렇게 하면 커피 미분이 같이 추출되어서 좀 탁해지기는 하는데 이건 종이필터로 거른다.
두 번째, 모카포트 하단 물탱크에 압력조절구 위치까지 물을 붓는다.
커피맛을 위해서 수돗물이 아니라 생수나 정수기물을 쓰는게 좋다.
세 번째, 모카포트 하단 물탱크 위로 추출 깔때기를 올리고,
그 위에 갈아놓은 원두 가루를 채운다.
이때 보통 매뉴얼에는 탬핑하지 말고 딱 맞게 깎아서 채우라고 설명되어 있다.
하지만 진한 에스프레소 추출을 위해 수북히 원두를 채우고 적당히 탬핑을 한다.
네 번째, 탬핑된 원두 위에 종이필터를 올린다.
종이필터는 작은 크기에도 100장에 3000~5000원 정도로 판매한다.
그냥 50장에 2000원 정도하는 핸드드립 종이필터를 사서,
모카포트 추출 깔때기 크기에 맞게 오려서 쓴다.
다섯 번째, 모카포트 하단과 상단 추출실을 돌려서 결합한다.
이때 상단 과 하단의 나사산이 딱 맞게 결합해야 한다.
유일하게 사전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나사산을 맞지 않게 결합하면,
모카포트가 끓기 시작하고 나서는 뜨거워서 손 쓰기가 어렵고,
끊는 물의 수증기가 다 빠져나와서 위험하고 커피가 추출되지 않을 수 있다.
여섯 번째, 정확하게 결합된 모카포트를 끓이기 시작한다.
집에는 하이라이트 전기레인지라 바로 올리면 되고,
가스레인지를 이용할 경우에는 작은 모카포트를 화구에 고정시키는 보조 삼발이가 필요하다.
일곱 번째, 3~4분 정도 끓이면, 내부 압력에 의해
-하단 생수가 추출 깔때기의 원두가루를 통과하여- 상단 추출실로 분출되기 시작한다.
신선한 원두일수록 크레마와 향기가 가득채워진다.
이때 두 번째 과정에서 하단 생수를 압력조절구보다 높게 채웠다면,
상단 추출실 위로 끓는 커피가 넘치거나,
하단 압력조절구로 갑자기 뜨거운 증기가 배출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여덟 번째, 하단 생수가 대부분 상단 추출실로 추출되고 나면,
불을 끄고 모카포트를 옮겨 에스프레소를 잔에 따르면 된다.
라바짜 구스토피에노는 나에게는 좀 심심하게 느껴진다.
좀 진한 보리차가 생각나기도 한다.
그래도 선선한 가을날에는 마시기 적당할 것 같다.
'0200_국내생활 > 0201_사용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반스 울트라레인지 Vr3 (3) | 2023.11.15 |
---|---|
오피넬 No.08 나이프 (3) | 2023.10.26 |
로지텍 MX Master 3S 무선 마우스 (0) | 2023.09.05 |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무선 컨트롤러 (0) | 2023.08.11 |
타이멕스 익스페디션 스카우트 솔라 시계 (1) | 2023.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