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스 울트라레인지 Vr3
오랜만에 신발을 샀다. 취업하고 나서부터, 정확하게는 분가하고 나서부터는 신발을 많이 샀다.
운동화 매니아처럼 엄청난 컬렉션을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운동화, 러닝화, 스니커즈 약 10켤레,
구두 약 5~6켤레, 등산화, 크록스, 장화 해서 20켤레가 넘는 것 같다.
일본에 있을 때는 출근용 구두 2켤레, 일상용 운동화 1켤레, 출근/일상 겸용 컴포트화 1켤레 정도가 다였다.
운동화는 대부분 나이키(Nike), 아디다스(Adidas) 위주고 10만 원 넘어가는 고가의 신발을 거의 없다.
그냥 싸게 많이 갖고 있고 싶었던 것 같다.
J가 신발장에 넣어 둘 때가 없으니, 2켤레 버려야 1켤레 살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을 정도였다.
신발에는 별 관심 없는 J에게는 좀 집착처럼 보였을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드니 이제 나도 멋부리는 신발보다는 편한 신발이 좋아졌다.
메이커 취향도 아식스(ASICs), 뉴발란스(New Balance) 같은 발볼 넓은 신발로 관심이 갔다.
하지만 또 미묘하게 젊은 신발을 신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컨버스 (Converse) 나 반스 (VANS) 같은 신발이 눈길을 끌었다.
어떤 부분이 좋아서 10~30대의 젊은 친구들은 컨버스나 반스를 신는 것일까란 생각이 들었다.
2000년대 초반에 상대적으로 젊었을 때, 컨버스 단화처럼 생긴 묻지마표 신발을 신어봤는데,
바닥이 얇아 딱딱하게 느껴지고, 조금의 키높이 효과도 없어서 일찌감치 멀리 두고 있었다.
몇 년 전부터 검은색 몸체에 흰색 줄무늬에 평평한 바닥을 가진 반스 신발이 관심이 갔다.
처음에는 다 똑같이 보였는데, 점점 제품군의 구별도 있고 나름 디자인도 다르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흑과 백이 체스판 처럼 교차된 체커보드 디자인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너무 영(young)한 느낌이 강해서 소화할 자신이 없었다.
최근에 웹서핑을 하다가 반스 울트라레인지 Vr3 제품을 보게 되었다.
우선 소화할 자신 없었던 디자인 부분은 러닝화 모양이라서 좀 받아들이기 쉬울 것 같았다.
바닥도 덜 딱딱하게쿠션이 있고, 통기성이나 기능성도 있는 것 같았다.
또한 미사여구겠지만 환경을 생각하여 재생 가능한 소재를 최대한 이용한다는 홍보도 있었다.
가격도 제철인 여름이 지나가서 인지, 60% 넘게 할인하고 있었다.
사이즈는 모래색(샌드)만 적당한게 남아 있었다.
반스의 대표색인 검은 몸체에 흰 줄무늬의 동일 제품은 할인이 적어서 2배 정도의 가격이었다.
눈표범처럼 흰색 바탕에 검은 반점의 몸체와 검은 줄무늬(애니멀 마쉬)의 제품도
괜찮아 보였지만 사이즈가 없었다.
말이 모래색이지 밝은 베이지색 같은데.... 좀 망설여졌다.
여름용 신발이라서 그런지 밝고 애매한 색으로 느껴졌다.
이번이 아니면 왠지 반스 신발을 사서 신을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정이 넘어 잠 못자고 망설이는 것도 지쳐 그냥 주문하였다.
인터넷 결제를 완료하고 나서, 여름은 곧 다시 올 거야라고 생각하고,
정 안되면 헬스장의 실내 운동화로 신으면 되지 않을까라고 구매를 정당화하고 있었다.
인터넷 어딘가에 반스 신발은 밑창이 평평하고 접지력이 좋아서 중량칠 때 좋다고 본 것을 끌어 오고 있었다.
택배는 결제 후 이틀만에 금방 도착하였다.
'THE FUTURE STARTS TODAY'가 캐치프레이즈인 것 같다.
'미래는 오늘을 시작한다' 인가, '미래는 오늘부터 시작한다' 인가 약간 헷갈린다.
신발은 밝은 색이라서 그런지 다른 신발보다 좀 커 보였다.
쿠션에 재활용 소재를 이용했다는 QR코드가 있다.
쿠션의 QR 코드 연결 주소
쿠션 자체는 코르코 재질과 거의 같은 느낌이었다.
한 치수 크게 주문하기는 했는데, 양말을 신고 신어보니 앞코는 좀 남고, 발볼과 발등은 좀 꽉 차는 느낌이다.
서양인들 칼발에 맞는 디자인인 것 같다.
신발 몸체 소재는 고무줄실로 짰는지 얇고 탄력이 있어 신고 벗기에 크게 불편하지는 않았다.
신발을 신고 일어서니 밑창 바닥은 접지력이 강해서 붙어 있는 느낌이고,
신발 안의 안창은 폭신하게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반스 신발은 스케이트 보드 신발에서 처음 시작했다고 하던데,
바닥은 붙어 있고, 신발 안은 편안한 느낌이 새로웠다.
무엇보다는 다른 운동화에 비해서 아주 가벼웠다.
여름을 위한 신발이란 확신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신발에 붙어 있는 품질표시 태그를 보니, ‘세탁여부:불가능‘이 눈에 띄었다.
세탁하지 못하는 일회용(?) 신발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M여사님이 알면 싫어하겠군이란 생각도 들었다.
다만 비싸게 사지는 않아서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어차피 곧 여름은 올거야라고 다시 뇌이징 해 본다.
※ 다음날 헬스장에서 첫 개시를 하였다.
이 신발을 신는다고 중량치기가 획기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았다.
신발 내부가 늘어나는 얇은 재질의 천이라서 그런지...
발목 복숭아뼈 아래의 발 내부를 확실하게 감싸주는 못해서 아쉬웠다.
(발등이 높은 나의 탓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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