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the road rise up to meet you,

And may the wind be always at your back.

0600_여행

서울 선릉 출장

겨울밤 2022. 5. 25. 22:42

2022.5.25.



서울 선릉 출장

 


출장일 : 2022.5.16.~5.20.

날씨 :  대부분 맑고 더움, 5/18(수) 아침 잠시 비

 
 오랜만에 회사에서 출장을 가게 되었다. 

2020년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출장은 취소 되거나, 비대면으로 진행되었다. 

올해 5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출장도 갈 수 있게 되었다. 


 전에는 타지에 내 돈 들이지 않고 가서, 업무로 며칠씩 숙식할 수 있는 출장을 좋아했는데, 

나이가 들어서 인지, 코로나19이후 타지에 나가는 것 자체가 귀찮아서인지 

당일치기가 아닌 출장은 가기 싫었다. 

그래도 업무 출장이 아닌 교육 출장이라 생각해서 출장을 떠났다. 

 

서울 선릉 빌딩 숲
서울 선릉 빌딩 숲


  총 4박 5일로 출장지는 서울 선릉역 근처였다. 

서울 강남, 코엑스 근처의 번잡한(번화한) 빌딩과 수많은 인파를 생각하니 출발 전부터 벌써 피곤해지는 기분이었다. 

20대 취업시기에도 고향에서 서울로 상경해서 면접을 보면 몸의 진이 다 빠지는 기분이었다. 

서울 회사에 오후 2시 면접이면, 아침 7시에 일어나 씻고 치장하고 아침 먹고 정장입고 

10시 전후로 기차역으로 가서 KTX를 타면, 서울에 도착하면 12시 좀 넘은 시간이 되었다. 

긴장되는 면접 전이라 점심이 먹어질리 없고, 

서울 지하철을 타고 면접 회사에 13시 30분 정도에 도착해서 면접 대기 하며 면접 연습을 했다. 

운좋아서 첫 번째로 면접을 마치면 14시 30분 정도에는 회사를 나갈 수 있고, 

뒷 면접조에 걸리면 16시 정도에 회사를 나섰다. 

다시 서울역으로 지하철을 타고 가서 하행 KTX까지 타는데 한 시간 정도 걸렸다. 

거기서 두 시간 넘게 KTX를 타고 고향으로 달리고 

다시 기차역에서 본가까지 가는데 한 시간이 못 걸렸다. 

이렇게 하루 종일 서울과 본가를 왔다갔다 하면, 빠르면 밤 8시, 늦으면 밤 10시가 되었다. 

20대 청춘인데도 힘들었다. 서울 친구집에 놀러 가는 것도 아니고 

정장입고 마음 졸이며 입사 면접을 보러 갔다 오는 길이라서 더 그랬는지 모른다. 

굳이 면접을 위해 정장케이스와 구두를 챙겨, 서울에서 미리 1박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면접을 마치고 귀가하기 위해 서울역에서 KTX를 탑승해서 앉아야 긴장이 풀렸다. 

늦은 점심 겸 더 늦을 저녁 전 요기를 위해 서울역에서 햄버거 세트를 사서 KTX를 타곤 했다. 

결과적으로 20대 취업시기에 서울에 취업하지는 못했다. 되도 걱정 못 되도 걱정이었던 서울 취업 면접이었다.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강남 호텔 객실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강남 호텔 객실 욕실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강남 호텔 객실 욕실


 이제는 그런 걱정 없이 지금 회사에 4박5일로 서울에 교육 받으러 가면 되는 마음 편한 길이었다. 

숙소는 회사 출장숙박비 지원에 사비를 좀 보태서 ‘이비스 스타일 앰베서더 강남’으로 하였다. 

전에는 출장숙박비를 초과하지 않으려고, 강남에서 좀 떨어진 싼 숙소(모텔) 위주로 했는데, 

이제는 내 돈 추가해도 좀 더 편한 곳에 있고 싶어졌다. 


 교육은 09:30 ~ 17:30의 일정이었다. 

월요일 오전에 09:30까지 교육장까지 가려면 월요일 새벽 첫기차를 타야 했다. 

그래도 SRT수서역이 생겨서 서울 강남으로 가는 시간이 많이 단축되어 다행이었다. 

첫날은 새벽부터 설쳐서 첫 기차를 탔다. 

타자마자 잠들어서 동탄을 지나갈 때쯤 깨었다. 

예전에는 비싼 돈 주고 타는 KTX가 신기하고, 면접 같이 중요한 일정으로 가니, 

잠도 못 자고 면접 연습이나 기차밖 풍경을 열심 봤는데, 이제는 그냥 잘 수 있게 되었다.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호텔 조식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호텔 조식


 아침은 그냥 교육장의 다과와 커피로 해결하였다.  점심은 애매했다. 

IT 교육이라서 같은 회사나 아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교육생 각자 따로 먹는 분위기 였다. 

엄청난 인파의 서울 강남에서 점심 시간에 식당에서 혼자 식탁에 앉아 1인분을 먹는 게 쉽지 않았다. 

오래 생활하여 그런 숨은 나만의 식당을 찾는다면 모르겠지만 

초행길에 선릉역 주변의 눈에 보이는 대부분의 식당은 점심시간에 대기줄이 길었다. 

결국 포장해서 들고 나올 수 있는 패스트푸드나 샐러드, 도시락 같은 걸로 점심을 먹었다. 

대신 부실한 점심을 생각해서, 아침은 호텔 조식을 먹었다. 

 

서울 선릉 오피스 빌딩 1
서울 선릉 오피스 빌딩 1

 

서울 선릉 오피스 빌딩 2
서울 선릉 오피스 빌딩 2



 서울 강남 선릉역 주변은 참 오피스 빌딩이 많다. 

아마 대기업 이나 굵직한 회사의 본사도 많을 것이다. 

호텔 바로 앞에도 포스코 서울 빌딩이 있었다. 

회사원이 많으니 빌딩 1층이나 뒷골목에 세련된 카페나 식당, 다양한 가게가 많았다. 

고향에도 최근에는 제법 근사한 카페나 세련된 식당도 많다고 생각했는데, 

서울은 여러모로  다르게 느껴졌다. 


  하지만 좀 정신적으로 피곤했다. 

멋진 카페나 가게도 단지 그걸 잠시 이용하는 것 말고는 큰 의미가 없는 것 같았다. 

사람도 너무 많았다. 

교육 강사가 12시에 나가면 점심 먹기 힘들다고 

11:30부터 점심시간을 주어서 그나마 적게 기다리고 도시락이라도 하나 살 수 있었다. 

첫날 수서역에서 선릉역으로 가는 출근시간  지하철은 가히 지옥철이라는 말이 왜 생겼는지 느끼게 해주었다. 

예전 일본 회사생활에서 도쿄의 출근시간 지옥철을 몇 달 경험하고는 

회사 근처로 이사가서 자전거 타고 다녔던 나 같은 지방 사람은 이렇게 사람 많은 지하철이 힘들었다.


 교육장과 호텔은 별로 멀지 않아 걸어 다녔다. 

바로 옆에 코엑스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도 있어 볼거리와 먹거리도 많은 곳이었지만, 

장년의 지방아재는 혼자 굳이 그곳에 가고 싶지 않았다. 

다만 지도를 보니 호텔 다음 블록에 넘어서 대치동과 은마아파트가 1km 안에 있어, 

일찍 교육을 마쳤을 때 산책을 가 보았다. 

오후 5시 30분쯤 대치동은 지방 아파트가와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 

하교 하는 수많은 학생과 도로변의 수많은 학원의 수가 좀 놀라웠다. 

서울은 정말 인구가 많기는 하구나 싶었다. 

서울 중고딩이나 지방 중고딩이나 교복이나 체육복 입고 집에 가는 건 비슷하네 싶었다.  

은마아파트는 정말 오래된 대단지 아파트구나, 

저게 그렇게 비싸다고 하던데? 재개발 언제하나?란 생각이 순간 지나가는 정도였다.


 교육 2일차 저녁부터 무척 집에 가고 싶어졌다.

좁고 어두운 불빛의 호텔 방 대신 J가 있는 집에서 집밥과 과일을 먹고, 

쇼파에 편하게 앉아 저녁을 보내고 싶어졌다. 

괜히 5일짜리 교육을 선택했나 싶었다. 

나도 이제 토착지방인이 다 되었네 싶었다. 

서울의 비싼 집값을 생각하면 별로 가능성 없는 이야기이지만 

내가 서울로 이주할 기회가 있으면 잘 적응하고 살까? 싶었다. 


 마지막으로 다음에도 또 서울 강남에 또 교육 받으러 올래? 라고 물어보면 일단 반반이라고 해 둔다. 

4박 5일짜리 교육은 너무 공허하고 피곤하고, 2박3일짜리 교육이 적당할 것 같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서울에서 언제가 가장 좋아라고 물어보면, 

내 답은 서울역이나 수석역에서 집에 가는 기차타고 있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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