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 및 전북 군산 여행기 Part 2
여행지 : 충남 부여 및 전북 군산
여행일 : 2021.4.2.(토)~4.4.(월)
날씨 : 맑음(12도 ~ 18도)
Part 2
둘째 날은 리조트의 조식을 이용했다.
1인당 29000원으로 적지 않은 가격이지만 그냥 휴양 겸 편하게 먹기로 했다.
아침부터 리조트 밖으로 먹으러 나가도 마땅치 않고,
리조트 지하의 편의점 음식을 굳이 아침부터 먹고 싶지도 않았다.
아침에 조식을 먹으러 온 사람들은 거의 다 가족 단위였다.
부여 롯데리조트는 충남권의 가족단위 여행객이 많이 오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리조트에서 연박을 하기로 했지만, 같은 객실을 계속 쓰는 건 아니어서
11시 전에 체크아웃을 하고 짐은 주차된 차에 두었다.
멀리 나가기도 귀찮고 해서 리조트 업장에서 한가하게 시간을 보내거나
주변 롯데아웃렛과 백제문화단지, 한국전통문화대학교를 산책하려고 하였다.
J와 이야기하다가 그냥 좀 쉬자 라고 합의를 보고 리조트 업장에서 시간을 죽였다.
오랜만에 여행지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있었다.
이것도 나쁘지 않았다.
이럴 것 같아서 읽을 책과 휴대폰 보조배터리, 이어폰을 챙겼는데, 유용하게 시간을 보냈다.
18시가 다되어 새로운 객실에 체크인을 하였다.
여기는 싱글 침대 2개와 별도로 작은 온돌 별실에 침구 2채가 있는 구조였다.
부모님을 모시고 오면 좋을 구조 같았다.
저녁은 인터넷상에서 유명한 부여 ‘'옛날통닭'을 주문하였다.
가격은 16000원에 리조트까지 배달비가 3000원이었다.
배달은 가게에서 차량으로 오고, 리조트 지하 주차장에 나가서 받아 그 자리에서 카드 결제를 하는 방식이었다.
4팀 정도가 지하 주자창으로 내려와서 옛날통닭을 받아갔다.
오랜만에 맥주 한 캔과 옛날통닭을 먹었다.
요즘 프랜차이즈 프라이드 치킨과 다르게 두꺼운 튀김옷이 거의 없이,
생닭을 바로 기름에 튀긴 듯한 바싹하고 얇은 튀김옷이 특징인 옛날 스타일의 치킨이었다.
2명이 먹기에 적당한 양이었다.
둘째 날의 시간도 빨리 갔다.
일요일인데 다음날 출근 준비를 하지 않고, 집이 아닌 여행지에 있어도 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월요일에 일 많을 건데, 하루 쉬면 그다음 날 바쁠 건데 라는 걱정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가끔 삶에 하루 정도 여유는 괜찮잖아 라고 위안하고 잠이 들었다.
셋째 날은 리조트 조식 없이, 전날 편의점에서 사 온 약간의 간식을 먹고 10시 30분 정도에 체크아웃을 했다.
한 번에 군산을 갔다가 귀가하기 위해서는 전기차에 풀충전이 필요할 것 같아서,
8시가 조금 넘어 리조트 내의 전기차 충전기로 갔다.
부여 롯데리조트 내의 전기차 급속충전기는 특정 전기차를 충전할 때 차를 먹통이 될 수 있는 이슈를 가진 제품이었다.
갑자기 이 소중한 여행에서 자차가 먹통 되어서 정비센터로 견인되고 귀가 계획도 엉망이 될 두려움이 생겼다.
근처의 롯데아울렛 주차장에 T사 슈퍼차저가 있어서 거기서 충전하는 낫겠다 싶어서 이동하였다.
롯데아웃렛 측이 관리를 해서인지, 9시 즈음에는 출입 못하게 막아 놓았다.
안내 전화번호 연락하니 예외적이지만 친절하게
관리인 분이 나와서 충전하러 갈 수 있게 출입 차단을 풀어 주었다.
대신 나가는 것은 주차장 정식 오픈하는 10시 이후로 해달라고 했다.
약 1시간 정도 충전하니 92% 정도 충전이 되어 이 정도면 부여> 군산> 집까지 거리가 충분히 남을 것 같았다.
10시가 조금 넘어 아울렛 주차장을 나가려고 하니, 아직 주차 차단이 열리지 않아서 다시 연락했다.
다시 친절하게 이제 주차장 오픈하러 사람이 온다고 하였다.
5분 정도 있다가 주자장이 오픈되어 리조트로 다시 왔다.
부여 롯데아울렛 정식 개장시간은 10:30이고 다른 주차구역은 차단 없이 출입 가능해서인지,
월요일 아침이라서 그랬는지, 슈퍼차저가 있는 주차장은 10시까지는 오픈하지 않는 것을 알았다.
9시 45분쯤 와서 슈퍼차저에 들어오지 못했던 다른 T사 차량도 주차 차단이 풀리는 걸 보고 충전하러 들어왔다.
리조트 지상 주차장에 돌아와서 짐을 챙겨 리조트를 체크아웃했다.
아점으로 부소산성 근처의 부여에서 유명한 ‘'장원 막국수집'을 갔다.
가게는 11시에 오픈인데, 11:10쯤 갔는데 거의 마지막 두 테이블 정도를 남기고 바로 들어갔다.
10분 사이 사람들이 계속 와서, 그 후에는 밖에 대기하는 것 같았다. ‘
'막국수'와 ‘'수육'을 주문했다.
냉면, 밀면, 막국수등 차가운 면요리는 따로 내 돈 주고 사 먹지는 않고
회사 점심으로 먹으러 갈 때 그냥 함께 먹는 정도로 즐기지 않지만, 이곳은 맛있었다.
월요일이라서 많이 붐비지 않았지만, 주말에는 제법 줄을 서야 하는 곳 같았다.
아점을 먹고 부소산성을 산책하였다.
약 100m 높이의 야트막한 산성으로 2~3시간 산책하기 좋은 곳이었다.
역시 월요일이라서 한적했고, 간간히 산책나온 동네 어르신이나,
장년·노년 부부, 지인끼리 여행 오신분들이 간간이 보였다.
부소산성 안에서 백제 유적 발굴도 진행하고 있었다.
왠지 지역민에게는 동네 공원 같은 곳일 건데,
이곳이 1500여년전의 역사의 한 중간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백제금동대향로"와 같은 중요한 유물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들었다.
"사자루"까지 가서 금강을 바라보니, 풍광이 좋았다.
백제의 역사가 여기서 끝이 났나라는 생각과 삼천궁녀가 낙화암에서 몸을 던졌다고 하던데,
정말 궁녀가 삼천명 이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후 2시에 부소산성 산책을 마치고 군산으로 향했다.
서천공주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동서천IC로 나와서, 동백대교를 타고, 군산내항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주차비는 무료였고, 전기차 충전기가 있었지만, 따로 충전은 하지 않았다.
월요일이라서 “군산 근대 역사박물관”은 휴관이란 사실 알고 있어서,
바로 군산 대표 빵집으로 유명한 “이성당”으로 향하였다.
군산 구시가지를 산책하며 갔다.
멀리서 이성당 건물이 보이는데, 앞에 줄 선 사람이 없었다.
불안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매달 첫째, 셋째 월요일은 휴무였다.
4월 4일 월요일은 휴무였다. 허무했다. J가 많이 실망했다.
이성당이 휴무인 월요일 군산 구시가지 거리는 정말 황량해 보였다.
간혹 보이는 놀러 온듯한 젊은 친구들 말고는 거리에 사람이 별로 없고, 도로의 차량만 보였다.
거기서 3시 30분 정도에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로 유명한
"초원사진관" 옆의 "한일옥"에서“ "고기 무우국"을 먹었다.
여기도 유명한 곳이라 줄을 제법 서는 곳인 것 같은데,
늦은 점심 시간대 그런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가서 앉았다.
가게 안에 충분히 많은 테이블에서 계속 식사 중이었고,
일하다 오신 분과 편안 복장으로 식사하는 분들을 보니 현지인도 자주 애용하는 곳 같았다. “
"쇠고기 무우국"(메뉴명이 무우국임)은 무와 파가 듬뿍 들어가 있는 맑은 국물에
국거리 쇠고기가 들어 있는 모양이었다.
국물은 조금 짰게 느껴졌다. 거의 맑은 갈비탕 스타일 같았다.
내가 알던 쇠고기 무국이 콩나물과 무 위주에 간장과 약간의 고춧가루가
들어간 육개장 스타일인 것과 대조적이었다.
충분히 맛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맞은편 "초원사진관" 을 쓰윽 보는 중 J가 군산 “"영국빵집"을 가자고 했다.
영국빵집은 1.3km정도 떨어져 있고, 주차장까지 다시 걸어서 복귀하려면 1.7km 정도로,
3.0km라서 걷기에는 좀 부담되었다.
하지만 어차피 식사 후 소화 겸 귀가길에 저녁으로 먹으려면 주전부리가 필요했다.
사실 고속도로 휴게소의 식사를 먹고 싶지는 않았다.
중간에 시간이 안 되면 택시라도 타지 싶었는데, 사람이 적어서 인지 택시도 별로 없었다.
택시를 탔어도 단거리라서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영국빵집에 도착해서 단팥빵과 먹물식빵, 호박빵을 샀다.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하교하는 군산중학교, 군산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을 보니
군산도 좀 어린 학생들도 많구나 라는 생각도 들고 좀 생기가 돌아보였다.
주차장에 와서 시간을 보니 오후 5시 10분이었다.
지금 출발해서 바로 집으로 가면 오후 9시 좀 넘어서 도착한다고 내비에 나왔다.
계획대로 새만금방조제를 달리면 1시간 더 걸려서 오후 10시에 도착한다고 한다고 나왔다.
이미 해는 넘어가려고 준비하고 있고, 평소 같으면 퇴근해야 하는 월요일 오후 5시라서 마음은 급해졌다.
하지만 J와 상의해서 이때 아니면 언제 서해 새만금방조제를 달리겠는가 싶어서 계획대로 출발했다.
군산 구시가지가 아닌 "군산 국가산업단지" 쪽의 길로 달렸다.
커다란 공장과 산업단지에 압도되었다.
도로에도 공장으로 향해 달리는 15톤, 25톤 화물가 제법 있었다.
군산은 공업도시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길은 넓었지만, 산업단지의 큰 차도 많고, 도로 표면도 제법 상해서 달리기 좋지는 않았다.
공장에서 일찍 퇴근해서 나오는 차량도 많았다.
오후 5시 30분 경에 "새만금 방조제"에 차를 올리고 방조제 위 도로를 쭈욱 달려 나갔다.
마치 아무것도 없는 외국의 해안 도로를 달리는 느낌 었다.
오후 6시를 향해가는 시간에 따라 해도 서해 수평선으로 가며 낙조를 만들고 있었다. J도 좋아했다.
15분 정도를 달려 방조제 중간의 새만금 "명성 휴게소"에 도착했다.
변산반도 쪽으로 마저 달려서 부안·김제 방향에서 귀가할지,
아니면 유턴해서 다시 군산으로 되돌아 가서 귀가할지를 고민하다가 부안 쪽으로 가면 더 늦을 것 같아서,
한번 왔던 길인 군산쪽으로 유턴했다.
해는 계속 수평선을 향해가고 있었다.
조금 더 시간이 있었다면, 완전히 해가 서해 수평선으로 지는 모습까지 보고 싶었지만,
그러면 오후 7시까지는 있어야 할 것 같아서 포기했다.
군산에서 전주까지 서에서 동으로 달리는 "21번 국도" 내내 지는 해가 백미러로 들어왔다.
21번 국도 끝인 전주 동쪽에서 “"새만금포항고속도"의 "완주 IC" 에서 고속도로로 들어갔다.
이 길부터는 11월을 전주 여행 때와 동일한 귀가길이 되었다.
해는 이미졌고 깜깜한 덕유산과 지리산 사이의 하행 고속도로를 2차선에서 정속 주행하며 달렸다.
승용차 불빛은 5분을 달려도 잘 보이지 않았고, 간간히 큰 화물차를 1차선으로 추월해서 지나갔다.
저녁 대신 영국빵집에서 산 단팥빵과 편의점에서 산 커피를 마셨다.
오후 8시 20분쯤 함양휴게소에 들러 잠시 화장실을 갔다.
진주JC에서 남해고속도로로 갈아타니 제법 많은 차들이 달렸다.
월요일 밤 9시는 거의 막히지 않고 달릴 수 있었다.
밤 10시에 집에 도착해니 전기차의 전력은 20% 정도 남았다.
주차장에서 충전기를 물리고 집에 들어와서 씻고 2박 3일 가방을 정리하니 밤 12시가 다 되어 갔다.
이번 여행은 휴양 겸 드라이브, 약간의 역사적 향기를 느끼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하지만 대부분 귀찮음으로 적당히 휴양과 느림으로 진행하였다.
부여는 경주와 비슷하지만 숙소 선택 폭이 좁은 것 같았다.
하지만 잘 몰랐던 백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느낌이었다.
군산은 항구도시답게 공업과 산업이 발달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지방 도시의 위기란 말처럼 활기가 부족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오랜만에 여행이라서 블로그를 작성하기 위한 사진을 많이 찍지 못했다.
블로그용 사진을 많이 찍으려면 모든 장소와 음식, 물건 등을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마음만 가득차게 되어 그 자체를 잘 즐기지 못하게 된다.
이번 여행에서 먼사진을 많이 못 남겨서 아쉬웠지만, 그만큼 몸과 마음으로 온전히 나만의 봄을 더 느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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