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the road rise up to meet you,

And may the wind be always at your back.

0600_여행

전북 전주 여행기(풍남문, 경기전, 전주수목원)

겨울밤 2021. 11. 16. 23:08

전북 전주 여행기

 

여행일:2021.11.13.~11.14.

여행날씨: 맑음(5~16도)




  올해 여름에 대학 동아리 동기 카톡방에 경사 소식이 떴다. 


불혹도 이제 중반이 되는 나이지만 동기 친구가 늦게나마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이었다. 


날짜는 11월 14일이고 장소는 전주였다. 


신부가 전주나 전주 인근 분이신가 보다 했다. 

 


  늦게나마 짝을 찾은 친구를 축하해주고 싶었고, 


2년 전에 결혼했던 다른 친구들 모임이후 오랜만에 동기들이 모일 것 같았다. 


물론 전주는 3~4시간 걸리는 먼 곳이어서 못 온다는 친구들도 있었다.

 


  마지막까지 1박2일 전주여행이 될지, 당일치기 결혼식 참석이 될지 몰랐다. 


J에게 11월 13일 토요일에 먼저 전주 도착해서 구경하고 1박 하고, 14일에 결혼식 참석하고 복귀하자고 말했다. 


처음에 J는 가을에 전주 여행가면 재밌겠다고 했다가, 


막상 내 동기 친구들 모임에서 인사하고 이야기하고 하려면 좀 부담되는 것 같았다. 


일주일 전까지 고민하는 사이에 괜찮은 숙소는 매진이 되었다. 


결국 이틀 전에 전주 한옥마을 근처의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했다. 

 


  출발은 13일 오후 2시였다. 


전주는 만만치 않은 거리이고 4시간 정도 걸려서 일찍 나서야 했지만, 


나와 J 둘 다 오전에는 각자 볼일 보고 오후 1시에 만나서 점심 고민하다가, 


마트에서 샌드위치와 도너츠, 음료와 간식을 사서 2시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올 봄 4월에 안동에 갈 때와는 좀 다른 기분이었다. 


늦가을 11월이라서 그런지, 2시에도 약간 해가 기우는 느낌을 주었다. 


시내에서 고속도로로 나가는데 한 30분 정도 걸렸다. 


주중에 비해서 약간 따뜻해져서 인지, 미세먼지가 약간 보였다. 


고속도로는 생각보다 한산해서 편하게 갔다. 


음악은 J의 플레이리스트로 양보했다. 

 


  9월에 받은 새 차는 전의 작은 애마보다 부드럽고 안정되게 달렸다. 


새차를 9월 이후 계속 출퇴근용으로 단거리만 달려서, 이번 장거리 운전에서 시험해보고 싶었다. 


전기차라서 아래로 묵직하게 안정적으로 잘 달렸다. 


하지만  총 주행거리와 실주행거리, 충전장소와 충전시간이 더 신경 쓰였다. 

 

풀 충전하면 거주지에서 전주까지 수치상으로는, 10~20km 주행거리를 남기고 왕복이 가능하겠지만, 


차량 정체나 차량 냉난방 온도 유지 등을 생각하면 불안한 거리였다. 


전주에 도착해서 충전한다고 생각했다. 


다행이 게스트하우스 근처 주민센터와 친구 결혼식장에 전기차 충전시설이 있어서 


거기서 2~3시간 충전하면 마음에 안정을 갖고 돌아올 거리가 될 것 같았다. 

 

  결국 전주에는 17시 45분쯤 도착했고, 숙소 앞에 주차 하니 18시 10분쯤 되었다. 


이미 해는 져서 어두웠다. 체크인하고 짐을 풀고 바로 나와서, 한옥마을로 걸었다. 

2021년 11월 전주 풍남문 야경
전주 풍남문 야경

저녁은 전주비빔밥으로 하였다. 


토요일 저녁 한옥마을 거리는 활기찼다. 


화려한 한복을 입고 머리단장하고 SNS용 사진을 찍는 젊은이들과 


가을 단풍 여행을 온 중장년 어르신, 가족여행 온 듯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옥마을의 전동성당은 보수공사 중인지, 성당 전체에 공사용 비계를 설치 해 놓아서 멋진 모습을 못 봐서 아쉬웠다. 


풍남문 야경도 멋졌지만, 11월 13일의 밤은 추웠다. 


낮에 차를 타고 이동할 때는 잘 몰랐는데, 밤에는 제법 쌀쌀했다. 


저녁 먹고 20분 정도 한옥마을 거리를 산책하다가 추워서 숙소로 돌아왔다.

전주 비빔밥 차림 사진
전주 비빔밥 차림


 급하게 잡은 숙소는 호텔이 아닌지라, 게스트하우스다웠다. 


하숙집이나 여관을 개조한 듯한 건물, 나름 친절한 사장님, 


토스트와 시리얼, 커피의 간단한 조식제공, 적당한 침구 수준이었다.


하지만 방은 밤날씨에 비해 영 온기가 돌지 않아서 추웠다.  J에게 미안했다.


대신 욕실 청결 수준이나 뜨거운 물 수압은 나쁘지 않았다.


전주의 쌀쌀한 밤에 따뜻한 방에서 편하게 잤으면 좋았을 텐데, 새벽에 추워서 둘 다 깼다. 


주차도 숙소 앞에 가능하다고 했는데, 좁은 골목 안이라서 진입하고 진출하기가 부담스러웠다. 


기분 좋은 여행에서 골목에서 차 긁히고 상하는 것보다, 

 

차라리 대로변의 공영주차장에 대고 주차비 부담하는 게 나을 뻔했다. 

 



  둘째 날은 평소와 다르게 (추워서) 일찍 일어나서, 뜨거운 물에 한참 샤워하며 찬 몸을 녹였다. 


J가 아침식사로 전주식 콩나물국밥을 먹자고 했다. 


국밥이라면 절대 입에 안되는 J인데, 웬일이냐 했더니, 

 

콩나물국밥은 괜찮을 것 같고, 너무 추워서 뜨거운 국물을 먹고 싶다고 했다. 

 

짐을 싸서 차로 나가는 길에 친절한 사장님이 웃으면서 조식 드시라고 해서, 


마음 약한 우리는 토스트에 계란 후라이, 시리얼과 주스, 커피를 먹었다. 생각보다 맛이 있었다. 


정식 아침메뉴는 아니지만 귤도 6개를 주셨다. 


차마 방이 추웠다는 소리도 못하고, 좋은 얼굴로 체크아웃하고 나왔다. 

 

  결혼식은 오후 2시 30분이라서, 오전 시간이 제법 비었다. 


차는 한옥마을 입구 가까운 동서학동주민센터로 가서 전기차 충전시설에 주차 겸 충전을 시켰다. 


전주천은 남천교와 싸전다리 사이의 징검다리로 건넜다. 

 

11월인데 물이 제법 많이 흘렀다. 바로 옆에 전주교육대학교도 있었는데 가보지 못했다. 

전주천 징검다리 사진
전주천 징검다리

 

  밤에 문 닫았던 경기전으로 갔다. 입장료는 어른 3천원이었다. 


가을의 경기전은 단풍과 은행잎으로 멋졌다. 은행잎이 바람에 눈처럼 날렸다. 


외국인 관광객도 제법 있었고, 한복을 입은 젊은 연인과 여자친구들이 사진 찍기에 한창이었다. 


서울의 고궁과 같은 규모와 품격이 느껴졌다. 


확실히 안동, 경주, 진주 등에서 봤던 양반 중신의 고택보다는 한 단계 위급인 왕가 시설이란 생각이 들었다.


풍광이 좋은 시기였는지, 전주의 사진 모임에서 출사를 나와서, 야외 모델 사진까지 찍고 있었다.

2021년 11월 전주 경기전 풍경1 사진
전주 경기전 풍경1
2021년 11월 전주 경기전 풍경2 사진
전주 경기전 풍경2
전주 경기전 내 태조 어진 사진
전주 경기전 내 태조 어진

 

  J가 여전히 아쉬었는지 콩나물국밥을 먹으러 가자고 했다. 


 한옥마을 내에서 제법 큰 00옥을 가니 문밖까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스타벅스로 옮겨가는 도중에 


 J의 마음이 바뀌었는지 마당이 있는 한옥 카페에서 눈꽃빙수와 인절미 토스트를 먹었다. 


오랫만에 둘이서 카페에서 달달한 것을 먹으니 J와 연애할 때 기분이 느껴졌지만, 

 

옆자리에 고교 동창이신 것 같은 다섯 분의 60대 여사님들의 사는 이야기가 더 귀에 들어왔다. 


우리와 같은 도시에서 전주로 추억 여행을 오신 것 같았다. 

2021년 11월 전주 한옥마을 거리
전주 한옥마을 거리


  오후 2시 30분의 결혼식의 뷔페를 생각하니, 아점이 애매하게 되어서 계속 군것질거리로 때웠다. 


12시30분에 주민센터로 돌아오니, 다른 전기차가 충전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얼른 충전이 계속되고 있었지만, 충전 해제하고 차를 빼주었다. 4500원 정도 충전 요금이 나왔다. 

 

2시간 좀 넘게해서 100km 더 갈 수 있게 되어 귀가할 때 전력이 부족할 것 같지 않았다. 

 


  결혼식장은 전주의 더메이호텔이었다. 


시간이 좀 애매하여 예식장 근처의 전주수목원에 가기로 했다. 


전주 시가지를 가로 질러 수목원에 도착하니 오후 1시였다. 


수목원 주차장도 거의 만차였는데, 운 좋게 나가는 차 자리에 바로 주차를 하고 수목원을 산책했다. 


햇살 좋은 전주에서의 오후였다. 


한옥마을과는 다르게 전주 사람들이 놀러오는 곳 같았다. 


아이들 데리고 많이 놀러왔다. 


수목원을 한바퀴 돌고, 벤치에서 쉬고 있으니 거의 1시 50분 정도 되어 예식장으로 가기로 했다. 

2021년 11월 전주 수목원
전주 수목원

 

  예식장은 2시에 도착했다. 


더메이 호텔은 새로 지은 단독 건물에 엄청난 주차 규모를 자랑했다. 


2시30분은 그날 마지막 결혼식이어서 그런지, 주차자리로 많이 남았다. 


전기차 충전시설도 3개나 있었는데, 복귀하기 충분할 것 같아서 편한 주차자리에 그냥 주차했다. 

 


  2시 넘어 식장으로 올라가서 친구인 신랑을 축하해주고 신부대기실에서 신부 얼굴도 한번 보고 왔다. 


속속 동아리 친구들이 도착했다. 

 

혼주 버스를 타고 온 친구들, 수도권에서, 대전에서, 대구에서 가족여행 삼아 온 친구, 


제주에서 비행기타고 광주에서 렌트해서 온 동기장 친구 해서, 


동기 13명 중에 8명이 늦깎이 신랑을 축하해주러 왔다. 

 

호텔 예식 뷔페도 수준이 좋았지만이제 뷔페가 엄청 잘 먹어지는 나이가 아니라서 2 접시 정도 먹었다. 


모든 식을 마치고 온 신랑과 신부를 축하해주고, 와인과 주스로 동기간에 건배를 하고 4시 30분에 귀가하려고 나섰다. 

 

  집에 오는 길은 전주로 갔던 길과 반대로 고속도로를 타고 왔다. 


J는 출발전에 전주 IC 스타벅스 드라이브스루에서 졸음방지용 커피를 주문했다. 


오는 동안 J의 음악플레이리스트를 들으며, 전주여행과 친구 결혼식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전주 입구의 진안 마이산이 어두워서 잘 안 보여서 아쉬웠다. 


출발 전에 건네 받은 혼주 버스에서 남은 간식 봉지에서 바나나와 떡 등으로 요기를 하면서 달렸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쉬고,  주말 저녁 도시 입구 고속도로의 수십km 정체를 거쳐 집에 도착하니 밤 9시였다. 


먼거리를 수고한 전기차를 다시 충전기를 연결하고 집에 올라왔다. 짐을 풀고 씻고 정리하니 밤 10시였다.



 생전 처음으로 여행 간 전주는 재밌었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로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여행이라서 더 재밌었던 것 같다. 


전에 직장 다닐 때 출장으로 익산을 갈 때 잠시 지나간 적은 있었지만, 


일이 아닌 여행으로 전라북도를 간 것도 처음이고 전주를 간 것도 처음이었다. 


전통의 도시 하면 경주, 진주, 안동만 생각났는데, 전주도 훌륭했다. 


한옥마을도 좋은 콘텐츠로 느껴졌다. 


다음에는 좀 더 여유를 가지고 2박3일 정도 전주를 여행하고 싶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