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과 11월은 그냥 일본 회사-집 두 군데만 다녔다.
주말에 한번씩 바람 쐬러 취업비자 회사 교육장을 가고 했다.
하지만 4~6월 함께 대기했던 기숙사, 교육장 동기들도 다 독립해서 떠났고,
그다음 들어온 기수들이 차지한 공간은 낯설고, 내 자리도 없어져서 후배 기수와 조금 이야기하다가 나오곤 했다.
교육장 대기할 때처럼, 자취집 근처의 안가본 곳으로 자전거 타고 산책을 갔다.
영역 넓히기였다. 가다가 잘 조경된 공원 있으면 좀 앉아서 사람 구경하다 오곤 했다.
이때쯤은 2003년 고향에서 같이 연수받은 동기들도 4~7월 사이 입국, 일본 회사로 출근하여 자리를 많이 잡았다.
주말에 한번 씩 신주쿠 등에서 만나서 커피 한잔하며 수다 떨거나, 각자의 자취집에서 술 한잔하고 했다.
당시 연수 완료한 12명의 동기 중에 한 6명 정도가 도쿄로 왔던 것 같다.
나머지 인원은 일본 각 지방 일본회사로 배정되어 출근한다고 하였다.
퇴근후 매일 저녁 일본어능력시험 1급 공부를 하였다.
1년 차에 취득하면 3만 엔 추가 지급이니 노리고 있었다.
시험은 한국에서와 비슷하게 12월 초순이었다.
일본에서는 인터넷접수는 안되고, 큰 서점에서 일본어능력시험 원서를 500엔 주고 사서,
응시자 개인정보를 기재해서 시험 주관 측으로 우편 발송하면,
1~2주 뒤에 시험 주관 측에서 응시 수험표를 우편으로 보내주었다.
이 응시수험표를 갖고 시험장에 가서 시험 치면 되는 방식이었다.
시험 자체는 한국과 같은 것 같았다.
다만 원서접수 방식이 너무 오래된 느낌이었다.
그리고 1달 후, 결과 발표일 2~3일 지나면, 다시 우편으로 시험 성적표와 합격증이 오는 방식이었다.
시험 성적표는 일본어 능력시험 합격통지 엽서 같은 문서에 각 항목별 점수가 기재되어 있었다.
합격증은 한국처럼 상장형이 아니라 우편발송에 적합한 엽서 크기였다.
새집 이사 후, 매일 열심히 공부한 덕분인지 일본어능력시험 1급은 수월하게 합격하였다.
2005년 1월 급여부터, 세전 27만 엔을 받게 되었다.
일본은 음력설인 구정이 휴일이 아닌 대신 연말, 연시 기간을 몰아서 한 7~10일 정도 연휴를 갖는다.
보통 12월 30,31일과 1월 1,2,3일 정도 5일이 회사 공식 휴일이고,
거기에 전후 주말이 끼던지, 12월 27,28일을 개인 연가를 사용하여 연휴를 늘리는 방식이다.
보통 1월 첫 업무일은 시무식 등의 이유로 연가를 쓰지는 않고, 연말 앞에 많이 썼다.
나는 12월 24일부터 1월 2일까지 해서 연휴를 받았다.
1년 유효기간인 귀국 비행기표를 소진하기도 해야 하고,
일본에서 자리도 잡았으니, 8개월 만에 본가에도 다녀와도 될 것 같았다.
일본 연휴기간에는 비행기 예약하기 힘들었지만, 잘 예약해서 연휴를 귀국해서 한국에서 보냈다.
4년간 매년 연말, 연시 연휴는 한국 본가에서 보냈다.
일본에서 새해를 맞이 한적은 한 번도 없었다.
2005년 1월 2일 일본 입국은 정말 이등병 백일 휴가 복귀하는 것만큼 싫었다.
하지만 모든 생활 근거가 일본 자취집에 있으니 다시 입국했다.
입국 비행기표는 편도편만 샀다.
이제 1년 유효기간이 아니라 필요할 때 일본에서 한국으로 단기간 왕복 비행기표를 사는 게 싸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때 은행 잔고는 대략 20만 엔이었다.
자취집 이사 이후 계속 필요한 물품 구입, 연수, 교육장 동기들과 모임,
연휴 귀국 준비 선물 및 본가 이사 가전제품, 취업 기념 부모님 선물 등에 계속 돈을 썼다.
당시에는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2003년 3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기간 동안 계속 달려왔고,
2004년 7월 일본에 취업은 했지만, 현재 수중은 2003년 3월의 200만 원과 같은 20만 엔이었다.
이제 정말 후회하지 않도록 돈을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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