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당시에는 일본 회사로 매일 출근하는 게 끔찍했다.
일본 회사의 사람들도 보기 싫었다.
잘 모르는 일본어로, 잘 모르는 각종 회사 업무 상황에 부딪치는 게 싫었다.
돈을 받고 일하는 직장인의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책임을 져야 하는게 심적으로 버거웠다.
일본 회사에서 업무는 지금 한국에서 하는 IT업무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
출근해서 담당하고 있는 시스템 인프라 모니터링하고, 이메일을 확인했다.
서비스에 지장이 발생하면 대응한다. 매주 2~3번의 회의에 들어간다.
업무 성과를 정리하여 보고한다.
다른 일본인 직원의 시스템 관련 요청사항에 대해서 대응한다.
팀 매니저가 조용히 불러서 부드럽게 지적한다. 아주 어려워하며 지적한 사항 고치겠다고 말한다...
말로는 크게 어려운게 없는 일지만, 일의 디테일은 늘 힘들었다.
시스템 인프라 모니터링 중 발생하는 각종 이벤트를 분석, 판단하여 대응방법을 보고해야 한다.
혹시 모를 이유나 원인, 각종 추가적인 정보를 물어볼 수 있으니까, 어떻게든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어로...
이메일로 각종 요청과 지시사항을 해석해서, 현재 상황에 대해서 일본어로 답장해야 한다.
차라리 메일은 인터넷 참조 문구나 번역기등을 쓸 수 있어서 편했다.
서비스 장애는 언제나 최우선 대응 과제이고 이때부터 서비스 운영 일본인 직원들에게 보이지 않는 압박을 받는다.
회의는 주간 회의, 기술보고 회의, 업무 지원 회의 등 빈번하게 일어났다.
회의에서는 당연히 인터넷 등에서 IT기술, 일본어의 도움을 받기 힘들었다.
실시간으로 내머리 속의 IT기술, 일본어를 모두 끄집어내어서 의사표현을 해야 했다.
당연히 일본인 직원만큼 자연스러운 의사표현을 하기는 어려웠다.
늘 다음날 회의에서 의사표현할 부분에 대해서 정리하고, 연습하고, 추가 정보를 수집하고 했다.
이때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많이 생겼다.
아버지는 어떻게 30년 넘게 직장을 다니면서 가족을 위해서 돈을 버셨나 싶었다.
매일 다음날 회사 안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침에 일어나기도 싫고, 출근하는 길에도 오늘 조퇴할까 이런 생각이 가득했다.
일본어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모든 의사표현은 다 일본어로 했다.
회의에서 회의 내용을 다이어리에 기록하는 것도 일본어로만 하였다.
동료 직원들이 한자 잘 쓴다고 했다. 이런 부분이 좀 어필이 된 것 같다.
부족하지만, 그래도 일본 회사와 자기들과 동일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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