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일본회사로 출근하게 되니 여러 가지 추가 비용이 들었다.
일본회사는 세이부 이케부쿠로선 30분 거리의 역이라서 출퇴근용 전철 정기권으로 1만 2천엔 정도 들었다.
이것은 회사에서 교통비로 후불 보전해주는 비용이다.
당장 출근을 위해서는 먼저 선불로 내돈으로 구매해야 했다.
그리고 출근 복장도 좀 더 구매하여야 했다.
출근 결정 당시에는 면접용 정장과 생활용 셔츠, 바지 2~3벌 뿐이었다.
정장 출근은 아니었지만, 완전 캐주얼 허용도 아니어서,
노타이, 셔츠, 면바지, 구두 또는 컴포트 슈즈 계열 정도의 비즈니스 캐주얼을 요구하였다.
주 5일 출근을 위해 좀 더 비즈니스 캐주얼 의류를 구매하였다.
여기에 2~3만엔 정도 들었다.
일본어도 잘 모르는 상태에서 복장도 후줄근한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았다.
그 회사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지키는 인력이 되고 싶었다.
출근 후에도 점심 식비는 계속 지출해야 했다.
회사 주변에 큰 식당이나 상점가가 발달한 편이 아니었고, 사내 식당도 없었다.
일본인 직원 대부분은 그냥 근처 도시락 전문점 또는 편의점 도시락 위주로 사먹었다.
나도 그렇게 했다. 매일 600엔 정도 비용이 들었다.
특이하게 그 회사에서는 생수를 제공하지 않았다.
당시 일본에서는 정수기 자체를 자주 본적이 없는 것 같았다.
위생 문제인지, 비용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직원은 자판기에서 500ml 생수나 캔커피, 주스 같은 걸 하루에 1~2개 사서 마셨다.
일부 여성 직원은 보온병 같은 걸 집에서 싸와서 마시는 것 같았다.
탕비실에 가면 완전 뜨거운 물 나오는 급탕보온용기도 있고 종이컵도 있었지만,
거기서는 나이가 50세 이상인 직원이외에는 잘 사용하지 않았다.
처음 출근해서 첫 월급을 받은 8월 25일까지 두달 못되는 기간 동안 12만엔 정도 사용했던 것 같다.
첫 급여는 이래저래 떼고, 17만엔 정도 들어왔던 것 같다.
4월 7일 입국 후, 8월 25일까지 조르고 졸라 생활해서 17만엔을 썼고,
첫 급여로 다시 17만엔이 순수입으로 들어왔다. 허탈했다.
그래도 이제부터는 쓸 돈은 아끼고, 매달 17~20만엔 입금되면 살 수 있고, 저축도 할 수 있을꺼라고 위로 했다.
일본 회사는 다름 좋은 근태를 갖고 있었다.
9시 출근 ~ 17시30분 퇴근의 7시30분 근무시간에 주 5일 근무였다.
당시 일본회사는 대부분 주 5일이 당였했다.
우리나라는 2004년 처음 주 5일제가 도입되었다.
그것도 2004년은 1000명 이상 사업장에 우선 도입하고,
2005년은 500명 이상 사업장이 의무 이런 식으로
몇 년간 단계적으로 의무화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초기 몇 년간은 경영자 입장에서 경쟁력 잃는다는 논란도 많았다.
(지금은 한국도 주 5일 근무가 당연하게 되었다. 정말 다행이다.)
하지만 일본회사는 깔끔했다.
하지만 일본인 직원들도 17시 30분에 칼퇴하는 경우는 조금 드물었다.
대부분 좀 더 서비스 업무시간을 갖다가 18시~18시30분정도에 퇴근했다.
17시 30분에 칼퇴근하려면 팀장에게 사정이 있다고 말하고 가는 분위기였다.
시간외 근무부분도 좋았다.
나의 계약은 월 140~180시간 근무였던 것 같다.
이 부분은 누구도 정확하게 문서화해서 알려주지는 않았다.
출근 첫날에 일본인 팀장(면접때 남자 매니저)이 이제부터 월 140시간 이상 근무시간을 갖고,
180시간 이상이면 초과근무(잔업) 승인 받으면 된다고 이야기하였다.
180시간을 초과하는 시간은 1시간에 2000엔 정도의 추가 수당이 붙었다.
매월 170~190시간 사이에서 일했던 것 같다.
특별히 늦게 시간외 근무를 한거는 아니고,
달마다 20일~24일 정도 출근일이 생기고 매일 8시간씩 근무하면 그 정도 시간이 되었다.
초창기에는 일본어가 능숙하지 못해서 정말 일본인들만 가득한 회사로 출근하기 싫었다.
그래도 정말 필요한 일이 아니면 연가, 병가는 내지 않았다. 지각도 4년 동안 2번정도 밖에 하지 않았다.
그렇게 매일 매일 꾸역꾸역 출근해서 시키는
업무와 이메일, 문서작성, 시스템 관리를 하고 있는 내가 신기했고, 일본인들도 신기해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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