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시간과 공간, 경험, 지식은 정말 티끌 같지요
James McNeill Whistler - Wikipedia
제임스 맥닐 휘슬러, 뉘신지?
일요일 오전 자투리 시간에 옆에 놓여 있는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교양수업 365》를 들었다.
‘인상주의’, ‘전자기파 스펙트럼’, ‘콘스탄티누스 1세’, ‘주홍글씨’ 토픽들을 대풍 보며 페이지를 휙휙 넘겼다.
192번째 토픽 ‘휘슬러의 어머니’ 토픽에서 관심이 갔다. 첫 번째 문장 “〈휘슬러의 어머니〉라고만 알려진 제임스 맥닐 휘슬러의 유명한 초상화는 어머니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그림이 되었다.” 부분은 아무런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중고등학교 미술시간, 대학에서의 교양수업, 이제까지 읽어봤던 서양미술사 소개 교양서 등에서도 제임스 맥닐 휘슬러란 화가나 〈휘슬러의 어머니〉란 작품에 대해서 들은 적이 없었다. 그냥 모르는 사람, 모르는 작품이었다.
성장기, 글로벌하게
하지만 토픽의 두 번째 문장에 급 관심이 갔다.
휘슬러(1834년~1903년)는 미국 매사추세츠 로웰에서 태어났다. 어렸을 적에 외국에 살았는데, 아버지가 철도 기사로 있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6년을 지냈고 영국에서 3년 살았다. 미국으로 돌아오자마자 웨스트포인트(미국 육군사관학교)에 들어갔다. 그러나 3학년 때 화학 시험에서 낙제해서 학교를 그만뒀다. 1854년 워싱턴 DC로 간 휘슬러는 미국 해안선 측지국에 취직했는데, 그곳에서 에칭을 배웠다. 1855년에 유럽으로 건너가 결국 런던에 정착했다.
부분이 놀라웠다.
‘음, 그러니까 거의 200년 전인 1834년에 미국에서 태어난 사람이 어릴 때는 러시아에 가서 살다가 그다음 영국에 가서 살다가, 미국으로 가서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 자퇴하고, 미국 정부기관에서 취직했다 1년 후 영국으로 가서 그린 미술작품이 런던 왕립아카데미에 전시되었다고, 1890년에는 프랑스 정부가 그의 작품을 구매해서 전시했군’
으로 그의 생애가 요약되었다.
미술작가로 성공한 것은 둘째치고, 태어나서 청년으로 성장할 때까지의 그의 행적이 눈에 띄었다.
21세기 현재에도 제법 세계적인 어린 시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백 년 전인 1830년대 미국은 크게 선진국이 아니고 유럽으로 취업이나 역이주도 빈번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도 쉽지 않은 해외 취업과 이주를 휘슬러의 아버지는 몇 년 단위로 쉽게 한 것이 신기했다. 영국이야 미국과 같이 영어를 쓰니 언어의 장벽이 없다고 해도 러시아에서는 영어로만 취업 가능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대충 휘슬러가 18세쯤 되는 나이에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들어간 것도 대단한 것 같았다. 아무리 1850년 정도라고 해도, 당시에도 육군사관학교는 나름 엘리트를 뽑았을 거라고 추측되는데 해외에서 10년을 살다 온 휘슬러 가 미국 내에서 교육받은 또래와 경쟁해서 입학한 것도 뭔가 뛰어난 부분이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이직, 아니다 싶으면 바로
그리고 나름 육사를 그만두고 정부 기관에 취업했다 1년 만에 영국으로 건너간 것도 인상 깊었다. 당시 미국은 지금 한국처럼 공무원 선호나 안정지향 적인 사회와 같은 분위기를 아닐 테지만, 그래도 산업화나 민간기업이 활성화 대지 않은 1850년대에 공직은 나름 매력 있고 선망받을 자리였을 텐데 해외로 이주한 것도 인상 깊었다.
성공, 화려한 면 뒤에 감쳐진 끊임없는 노력
그래서 영국에서 미술로써 본인의 이름을 알리고 성공했다는 스토리도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당시 유럽은 서양 미술의 본고장으로 어릴 때부터 재능과 미술 교육으로 다져진 이름난 화가들이 넘치는 곳일 텐데 그곳에서 성공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했다.
휘슬러가 역사가 짧은 미국에서 선진 유럽에서 이름을 높인 미국인 화가로서 더 대접을 높게 받는 것일지도 모른다.
책의 페이지는 1장에 간략하게 써 놓았지만, 영문위키페이지를 읽어보니, 나름 미술에 대한 공부와 노력이 가득 차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페이지에 설명되어 있는 휘슬러 개인의 인생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지금과 비교해봐도 세계적이고 도전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 휘슬러의 어머니, 그래서 어떤 작품인데?
File:Whistlers Mother high res.jpg - Wikipedia
'0920_小幸時'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 너무 늦지 않게 너무 짧지 않게 (2) | 2024.09.23 |
---|---|
시간, 반복과 변화의 끊임 없는 (2) | 2024.09.13 |
블로그, 인생처럼 쉽지 않은 (13) | 2024.09.06 |
詩 〈가지 않은 길〉, 미래의 결과에 대한 현재의 망설임 (1) | 2024.08.11 |
한약, 효과는 어디서 (0) | 2024.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