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the road rise up to meet you,

And may the wind be always at your back.

0500_독서

여행의 기술(알랭 드 보통)

겨울밤 2021. 4. 18. 13:37

여행의 기술(알랭 드 보통)

 

《여행의 기술》 책 표지
《여행의 기술》 표지

 

제목:여행의 기술(The Art of Travel)

저자:알랭 드 보통(정영목 옮김)

출판사:이레

 

독서일 : 2021.4.15~4.18.


알랭 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 책을 읽었다. 

알랭 드 보통을 좋아하는 함께 사는 J의 소유 책이다. 

함께 살기 시작해서 얼마 후인, 10년 전 초독을 했던 것 같은데, 전혀 내용이 기억이 안 났다.


코로나 19로 인해 작년부터 주거지역 이외에 다른 곳으로 여행 가기 어려워져서 인지, 

이 책이 다시 서가에서 눈에 띄어서 읽었다. 

 


알랭 드 보통, 이분은 기호학자인지, 철학자인지, 소설가인지 잘 모르겠다.

책의 저자 소개에서 철학적 에세이 《불안》(2004) 등 지난 11년간 세계 각국에서 수십만 부씩 팔리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2003년 2월에 프랑스 문화부 장관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라고 되어 있다.

인간 내면의 기호, 사상, 철학을 잘 포착하여 글로 잘 표현하는 작가이다. 

 

대표작 《불안》도 10여 년 즈음 같이 읽었는데, 확실히 기억도 나고,

개인의 근본적 불안을 잘 포착해서, 공감하였다. 곧 다시 읽어볼 생각이다.

 

책은 큰 목차로 출발→동기→풍경→예술→귀환 순으로,

개인이 갖는 일상적인 여행 전과 여행 중의 절차와 비숫하다.

 

다만 책은 여행의 장소와 시간에서 느끼는 감정을,

과거의 여행 안내자(예술가, 작가)가 동일 장소 여행하면서 느낀 감정과 결과물을 소개하며, 교차 편집하였다.

 

지적 자신감이 충만한 책인 것 같다. 

저자는, 왠지 젊음이 충만하고 여행 자체에 행복해하는 20~30대 젊은이가 아닌, 

나와 같은 40대 이상에게 너는 여행에 대해서 이런 생각을 해봤니?라고 물어보는 것 같다.


40대부터는 여행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
(물론 20~30대도 여행은 여러 가지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해외여행은 부담까지 든다.

단순히 여행 비용에 대한 부담이 아닌,  잠시 생업을 접고 수일 이상 떠나는 부담,

 

실패해서는 안 되는 여행 계획에 대한 부담,  여행 중의 역할과 책임, 결과에 대한 부담,

혼자 여행을 떠나 남은 식솔에 대한 미안함 등 여러 가지 부담이 생긴다.

차라리 일상에 가만히 있는 게 났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에 대한 기대와 현실 사이에서 고민으로 여행의 출발이 힘들어진다.

이를 첫 번째 장에서 녹여냈다. 

 

저자는 1884년 출간된 J.K.위스망스(Joris Karl Huysmns, 1848~1907, 프랑스 작가)의 소설

《거꾸로 A Rebours》를 통해서 말해주었다.

 

" 《거꾸로》 소설 내의 주인공 데제생트 공작은 파리 교외에 산다.

그는 사람에 대한 혐오로 좀처럼 나다니는 법이 없다.

그러나 어느 날 런던을 여행하고 싶은 강렬한 욕구가 치솟는 바람에 스스로도 놀라게 된다(P.20).

 

급하게 하인에게 여행 채비를 명령하여 기차로 파리로 간다. 

런던으로 출발하기 전에 파리에서 남은 시간 동안

《런던 안내 Guide to London》 여행안내서를 사서 읽으며 런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근처 주점과 영국풍 선술집에서 런던에 대한 기시감까지 갖는다. 


런던으로 출발할 시간이 다가오면서, 꿈은 현실로 바뀌고 권태에 사로잡힌다. 

아직 겪지 않았지만, 역까지 달려가야 하고, 짐꾼을 차지하려 다투어야 하고, 

익숙하지 않은 침대에 누워야 하고, 줄을 서야 하는 등 

여행안내서의 간결하게 묘사한 볼거리를 찾아 확인하는 과정이 될 여행에서 피로감을 느낀다. 

그리고 그 길로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기차에 올라탔다(P.22)."


집중해서 읽으면 놀랄 만큼 내 마음과 똑같다고 느낄 정도이다.

하지만 저자의 철학적 표현과 수준 높은 안내자(책 속의 예술가)가 약간 높은 벽으로 다가온다.

 

재독, 삼독 하며 밑줄 치고 읽으면 좀 더 쉽게 다가올지 모르겠다.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최근 책 읽기는 책에 대한 몰입 없이,

가볍게 읽히는 문장만 눈으로 주욱 읽어나가는 속독이 대부분이다.

 

1시간 이상 책에 집중하기 어렵다. 40~50분 속독하고, 휴대폰 확인하는 등 딴짓으로 이어진다.

여가시간 자체가 책 읽기에 온전히 집중할 만큼 여유롭지 못하다. 

 

나에게 《여행의 기술》은 완독을 위해서 한 번에 다 읽기보다는, 정말 여행 중에 

다가오는 낯선 곳에서 고독과 사색(주로 공항, 호텔 등의 대기 시간)의 시간 중에 1개 장씩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여행 에세이 하나에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고 다독하고 곱씹어보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장기간 집콕에 빠져 있는 이들에게는 지적 유희를 제공할 것 같다.

(책 읽기 중 포기하고 휴대폰, 유튜브, SNS로 빠지지 않는다면)

 

나는 왜 여행을 떠나고 싶은가? 또는 나는 여행에서 어떤 걸 얻고 싶은가?

라는 물음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 참을성을 갖고 천천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