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the road rise up to meet you,

And may the wind be always at your back.

0500_독서

갈매기의 꿈(리처드 바크)

겨울밤 2024. 1. 19. 22:05

갈매기의 꿈 

《갈매기의 꿈》 전자책(밀리의 서재)
《갈매기의 꿈》 전자책(밀리의 서재)


제목:갈매기의 꿈
원제:JONATHAN LIVINGSTON SEAGULL

저자:리처드바크Richard Bach
역자:공경희

출판사:나무옆의자

독서일:2024.1.19.~2024.1.19.
페이지:147(전자책 기준)   
ISBN13:9791161570372
소장여부:구독(밀리의 서재)

※ 2024년 4번째 독서


독서배경

30년 전 고등학교 윤리수업이었다. 아마 점심시간 이후 오후 수업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점심 먹고 운동장에서  공놀이로 힘 다 빼고 들어와서 밀폐되어 덥고 탁한 교실에서 병든 닭처럼 꾸벅꾸벅 졸고 있는 우리들에게 50대 초반(아니 지금 내 나이 또래일지도 모르겠다) 윤리 선생님이 일갈했다. 

‘너희들 임마, 갈매기의 꿈이라고 아나? 흔한 인문계 고등학교 나와, 이,삼류 대학에 가서 술 처먹다 적당히 졸업해서 취업하고 결혼하는 게 인생이냐?’(지금 같은 시기에는 대학 졸업하고 취업하고 결혼까지 할 수 있다면 대단하다는 인생이라고 답 해주고 싶다.) 

‘허, 왜 이러실까? 중요 교과 과목도 아니고, 다들 야간자율학습이다 시험이다 치여서 힘든데...’ 속으로 생각했다. 

반 친구 중에 누군가가 말했다. ‘조나단 리빙스턴’, ‘오, 그래 그게 무슨 내용이야’, ‘조나단 리빙스턴 갈매기가 갈매기 무리를 벗어나 혼자 저 높은 곳으로 나아가, 자유롭게 난다는 내용입니다.’

그 뒤부터 그 친구의 별명은 ‘갈매기’가 되었다. 

사실 《갈매기의 꿈》을 제대로 읽어 본 적이 없다. 고등학교때의 기억과 대학 때 주워들은 이야기, 인터넷에서 대충 본 내용을 위주로 ‘평범한 갈매기 무리에서 나와 혼자 높은 이상과 자유를 실현한 갈매기 이야기’와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  2개의  레파토리repertory로 아는 체하고 있었다. 

 

《갈매기의 꿈》 표지(전자책)
《갈매기의 꿈》 표지(전자책)

표지 

표지는 청량하고 짙은 푸른색의 하늘(바다일지도)를 나는 흰 갈매기가 그려져 있다. 책 제목도 흰색으로 하여 푸른색과 흰색의 투톤으로 디자인한 것이 마음에 든다. 오랜만에 종이책을 사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다.. 

띄지에는 “가장 높이 나는 새가 가장 멀리 본다”라고 상투적으로 알고 있는 문구가 쓰여 있다. 

대신 아래쪽 광고 문구로 ‘새로운 결말, 새로운 번역, 45년 만에 완결된 최종판’이라 쓰여 있다. 

전에 내가 알고 있던 결말과 달라졌나, 완결되지 못했던 작품인가라는 물음이 생겼다. 

《갈매기의 꿈》 원작 정보 및 Copyright
《갈매기의 꿈》 원작 정보 및 Copyright
《갈매기의 꿈》 저자와 역자 소개(전자책)
《갈매기의 꿈》 저자와 역자 소개(전자책)

저자

리처드 바크Richard Bach는 클래식 음악의 아버지 바흐Bach(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집안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상업 비행기 조종사로 3천 시간 이상 비행했다고 하는데,그럼 제법 인정받은 전문직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문학 창작의 욕구도 많았던 것 같다. 

《갈매기의 꿈》이 18곳의 출판사로부터 거절 당했다는 것도 신기했다. 세계적인 걸작이자, 고전 반열에 올릴 수 있을 문학도 당시에는 출판사로부터  거절당했다고 하니, 모든 것은 결과가 말해주는 건가라는 물음이 생긴다. 

 

《갈매기의 꿈》 챕터 구분 속지
《갈매기의 꿈》 챕터 구분 속지

차례

이 책의 차례는 별도의 챕터 제목 없이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뒤의 저자의 글을 보면 4장 부분을 새롭게 추가했다고 한다. 새롭게 추가되기 이전에 책을 읽지 않아 어떤 부분이 바뀌었는지 알지는 못했다. 
 

감상

거창하게 말하면 영혼의 울림이라고, 작게 말하면 몰입했다고 할까 한 번에 주욱 다 읽었다. 

 

당시 고등학교 때 또는 대학생 신입생 시절에 이 책을 읽지 않았을까라는 후회가 생긴다. 

대개의 갈매기들에게 중요한 것은 비행이 아니라 먹이다. 하지만 조나단에게 중요한 것은 먹이가 아니라 비행이었다.(P.15)
아버지 말씀이 옳았어. 이 엉뚱한 짓은 집어치워야 해. 집으로, 갈매기 무리에게 날아가서 이대로 만족하면서 살아야 해. 한계가 많은 처량한 갈매기로...(P.21)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산다’, ‘현실은 영화가 아니다’라는 말처럼 한국 사회에서는 꿈과 이상理想을 버리고 현실에, 체제에 순종하라는 말을 쉽게 한다. 극단적 경쟁 사회다 보니 한번의 실패로도 회복 불가능한 걸 걱정하며 하는 말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선택은 인생의 주인공에게 있다. 옆에서 훈수 두는 사람에게 있지 않다. 다만 대부분의 주인공들은 사랑으로 키우고 교육시켜 주시는 부모님처럼 소중한 사람의 조언을 무시할 수 없고, 삶에 대한 불안감으로 안전한 현실을 따라간다. 
 

각자에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에 노력해서 완벽에 도달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바로 비행이었다. (P.65)


자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에 노력해서 완벽에 도달하기 위해 많은 현실적인 제약사항이 있다. 시간, 공간,  비용 등의 제약사항으로 인해 자신이 가장하고 싶은 일을 애써 축소하거나 외면한다. 

이 부분까지는 왠지 영화 〈쿵푸팬더〉와 스토리가 비슷하게 느껴진다. 

 

새롭게 추가된 4장 부분은 주인공 ‘조나단 리빙스턴’이 갈매기들에게 새로운 삶(비행, 자유)을 주고 떠난 이후 이야기이다. 주인공이 떠난 이후 완전하고 아름다웠던 갈매기의 삶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나단 리빙스턴’ 자체에 대한 교조화敎條化, 신화神話로 바뀌며 초라해진다. 마치 인간 사회의 모습처럼...  

 

삶은 기적이 아니죠. 그것은 따분해요. 제자님의 위대한 조나단 님은 오래전 누군가 지어낸 신화이며, 약한 자들이 현실 그대로의 세상을 직면할 수 없기 때문에 믿는 동화예요.(P.122)
모든 게 다 납득이 되었다. 그야말로 순수한 이치였고, 갈매기 앤서니는 여태껏 정직과 이치를 지키며 애쓰며 살았다. 어쨌거나 언젠가 죽어야 할 텐데, 고통스러운 삶의 권태를 연장할 이유가 없었다.(P.127)


이전 갈매기들이 가졌던 높은 자유와 비행은 사라지고 불합리우매한 삶으로 돌아온 갈매기 무리에서 어린 갈매기 앤서니는 반문하며 맞선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 새로운 희망을 맞게된다.  

새롭게 추가된 부분은 마치 영화 같은 결말이다주인공은 늘 마음속에 살아있으니 

《갈매기의 꿈》(전자책) 옮긴이의 말 중
《갈매기의 꿈》(전자책) 옮긴이의 말 중

결과와 성취에 대한 환희보다는 그 긴 과정을 밟아가는 고통스러움과 그럼에도 나아갈 수 있는 힘에 더 마음을 두니, 조나단과 여정을 함께하는 느낌이었다.(P.143)

 

마지막에 추가되어 있는 옮긴이의 말도 공감이 많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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