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딕(허먼 멜빌)
제목:모비딕(Moby Dick)
저자:허먼 멜빌
역자:김석희
출판사:작가정신
독서일:2021.9.5.~2022.2.5.
소장여부:소장
《모비딕》은 작년 직장 독서교육에서 선택했던 책이다.
보통 소설은 독서교육으로 선택하지 않지만 고전이라 생각해서 택했다.
‘모비딕’은 흰 고래(백경白鯨)를 뜻하는 고유명사처럼 쓰인다.
백경은 일생의 꿈 또는 인생을 건 목표처럼 큰 꿈과 야망과 같은 말로 쓰인다.
책을 받고 나서 속지에 “내 마음 속 백경(白鯨)을 찾아서”라고 중2병 같은 문구도 적었다.
마흔 중반의 나이에 마음 속에 고래 같은 큰 꿈은 사라지고,
현재의 안정과 안락한 노후만 생각하는 안이한 마음을 이 책을 통해서 한 번 자극을 주고 싶었다.
책은 총 728페이지로 왠만한 책 2권에 해당되는 분량을 구성되어 있다.
목차도 총 135장으로 어떻게 보면 짧은 장의 흐름으로 쉽게 읽을 수 있다.
내용은 크게 1850년대 미국에서 주인공 ‘이슈메일’이
이교도 작살잡이 ‘퀴퀘그’를 만나 친구가 되어,
포경선 ‘피쿼드’호를 함께 타고,
이전 항해에서 ‘모비딕’에게 한쪽 발을 잃은 ‘에이해브’ 선장의 지시를 따라
‘모비딕’을 찾아 대서양과 인도양, 태평양의 전 세계 바다를 포경 항해를 하고
마지막에 ‘모비딕’과 사투를 벌이다 전멸하는 비극적 내용이다.
각 장은 ‘이슈메일’ 1인칭 관점에서 이야기의 장과
‘에이해브’, ‘스터벅’, ‘스터브’ 등 선장, 항해사, 선원의 관점을
전지적으로 서술하는 이야기의 장,
다른 배와의 해상 만남을 이야기하는 장,
항해와 고래 관련 배경지식을 설명하는 장으로 나뉘어 있다.
배경지식을 설명하는 장은 이야기의 흐름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지만
1850년대 당시 고래, 포경과 항해라는 특수한 환경을 독자에게 설명하기 위한 부분으로 생각된다.
인터넷이 없는 시대에는 책 속에 녹아 있는 이런 이야기가 소중했을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 ‘이슈메일’로 빙의하여 ‘피쿼드’호 탑승 전 상황과
탑승 후 ‘모비딕’을 잡으러 가는 과정까지 동행하였다.
‘모비딕’에게 다리를 잃은 ‘에이하브’ 선장의 광기를 느꼈고,
포경선 선원의 고단함과 위험성을 간접 경험하였다.
고전 소설의 특징처럼 좀 흐름이 늘어지고,
불필요한 내용이 툭 튀어나오는 것 같지만,
세밀한 서술로 책을 읽으면서 영화처럼 머릿속에 서술이 이미지화 되었다.
마지막 장의 ‘모비딕’과 ‘에이해브’ 선장의 사투와
‘피쿼드’호의 침몰 등은 2페이지 안에서 간결하게 서술되어있다.
영화적 클라이막스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좀 허무하네 싶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것 또한 저자가 의도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작설이 던져졌다. 작살에 찔린 고래는 앞으로 달아났고, 밧줄은 불이 붙을 것처럼 빠른 속도로 홈에서 미끄러져 나가가다 엉클어졌다. 에이해브는 허리를 구부려 그것을 풀려고 했다. 그래서 엉킨 밧줄을 풀기는 했지만, 밧줄의 고리가 허공을 날아와 그의 목을 감았기 때문에, 그는 터키의 벙어리들이 희생자를 교살할 때처럼 소리 없이 보트 밖으로 날아갔다. 선원들은 그가 없어진 것을 알아차리지도 못했다. 다음 순간, 밧줄 끝에 달린 묵직한 고리가 완전히 텅 빈 밧줄통에서 튀어나와 노잡이 한 사람을 때려눕히고 수면을 친 뒤 깊은 물속으로 사라졌다. 보트의 선원들은 잠시 얼빠진 듯 꼼짝도 않고 서 있다가 한참 만에야 뒤를 돌아보았다. (중략) 곧 그들은 덧없는 신기루 속에 있는 것처럼 어렴풋하고 흐릿한 공기를 통해 모선이 비스듬히 기울어진 채 환영처럼 사라져가는 것을 보았다(P.682).“ |
‘모비딕’이 ‘에이해브’ 선장의 작살 보트와 ‘
피쿼드’ 본선을 모두 침몰시켜 모든 선원이 사라진 것으로 끝난다.
주인공 ‘이슈메일’은 마지막 ‘모비딕’과의 혈투 직전에
‘에이해브’ 선장의 보트에서 튕겨져 나와서 표류하다 다른 포경선에 구출된다.
책 속 옮긴이의 덧붙임에서 역자는 이 책을 세 번 읽어봐야 한다고 했다.
아직 한 번만 읽은 상태에서 느낀 점은 ‘모비딕’을 만나기도 힘들지만,
겨우 만난 상태에서도 압도적으로 강한 상대를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처참하게 실패하는 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인생의 큰 목표를 노리고 있다면 언제 그런 기회가 다가올지 모르니
준비하고 실력을 갖춰, 목표를 이길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나는 운이 없다.기회가 없다는 말은
준비되지 않은 자신에 대한 변명이지 않나라고 반성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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