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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0_일본IT취업및생활

일본 사회 삼년차 생활 Part 3-1

겨울밤 2021. 6. 5. 17:07

  2006년은 일본 생활에 익숙해지고 여러 가지로 내적 고민이 쌓였던 시기였다.

 

2005년 연말에 휴가를 한국으로 갔다가 2006년 연초에 복귀를 했다.

 

한 7~8일을 한국 가서 보내고, 귀국해서 일본 집에서 하루를 쉬었다.

 

오래되어서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한국에서는 대학 졸업하고 취업한 친구들이 2~3년 차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차를 사거나, 결혼 준비를 한다거나, 아파트 청약을 넣었다 등 뭔가 사회인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었다.

 

어릴 적부터 근처에 살던  친한 동네 친구는 공무원 준비를 하고 있는데,

 

2~3년차 낙방을 하여 심적으로 힘들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집에서도 이제 귀국해서 한국에서 자리를 잡아야 하지 않겠냐? 일본에서는 발전 가능성이 있냐? 등 귀국했으면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았다.

 

딱히 답이 있는 건 아니었다. 

 

 

  현재 IT 경력을 살리기에는 고향 지역에는 변변한 일자리가 거의 없어서, 서울로 가야겠지만,

 

상경하고 나면,  자주 못 볼 거니, 본가에서는 일본에 있는 것과 크게 차이가 없을 것이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다고 고향 지역에서 IT경력을 살려서 일할 만한 곳도 없고,

 

급여/업무강도 등을 비교해 보면 눈이 너무 높아져 있었다.

 

나도 일본에서 일하기는 싫지만, 거기 말고는 기대치를 충족시킬 대안이 없었다. 

 


  2005년 연말 즈음 온라인게임 카트라이더, 서든어택이 한국에서 인기라고 친구들이 이야기했다.

 

2006년 연초에 귀국해서 일본 집에 왔을 때, 토요일 오후 3~4시쯤 되었던 것 같다.

 

그 길로 컴퓨터에 카트라이더를 깔아, 다음날 일요일 24시까지 거의 쉬지 않고 게임을 했다.

 

게임을 하는 동안, 온라인 채팅창으로 한국어로 이야기하면,

 

여기가 일본인지, 한국인지, 서울인지, 고향집인지 모를 시공간의 마비가 온 것 같았다.

 

차라리 여기가 어딘지 모르고 복잡한 잡념 없이 게임만 빠질 수 있는 게 좋았다. 

 

그래도 온라인 게임도 오래가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게 내 인생의 마지막 게임 몰입이었던 것 같다.)

 


  어차피 온라인 게임 때문에 출근을 안할 수 도 없었다.

 

일요일 자정까지만 열심히 했고, 그 다음날부터는 좀비처럼 일본 회사에 출근해서 피로감을 느낀 이후에는

 

다시 외로운 현실로 복귀하였다.

 

한두달은 간간히 카트라이더를 퇴근 후나 주말에 했지만, 온라인게임의 특성인 레벨업 벽에 부딪히고 난 뒤에는 접었다.

 

당장 현실에서 레벨업 하기도 버거운데,

 

온라인게임 안에서 벽에 막힌 상태에서 괴롭게 레벨업 한다는 게 나와 맞지 않았다. 

 

그렇게 긴 하수의 구간을 노가다로 레벨 업하고 상급자로 올라가도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보상은 이미 냉정한 현실을 살고 있는 나에게 만족이 되지 않았다. 

 

카트라이더 게임상의 금장갑과 상급자용 고성능 머신은 당시 나에게  KFC 치킨팩과 맥주보다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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