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면접은 이케부쿠로 역 근처 작은 사무실에서 이루어졌다.
이번에는 교육장 대기자는 나 혼자, 그리고 외부에서 한국인 두 명이 합류하였다.
나중에 물어보니 나보다 1~2살 위에 분들이었고, 일본에서 IT업무 하다가 이번에 우리 회사를 통해서 이직하려고 한다
고 하였다. 우리 회사를 통해서 이직하려고 하니, 급하게 이직을 생각하시는구나 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실무에서 3~4년 경력자들이어서 그런지 IT기술은 잘 아는 것 같았다.
사무실 면접에서 서류와 간단한 사항을 확인하고 이동해서 일본 고객사 현장 면접을 본다고 했다.
그 길로 세이부 이케부쿠로선 전철을 타고 한 20~30분 이동하여 어느 역에 내렸다.
가는 길 전철에서 면접자 3명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사무실 담당자와 우리 영업부장은 따로 앉아 이야기했다.
내린 역에서 한 10분 걸어서 현장으로 갔다.
현장은 KT전화국처럼 3~4층짜리 가로로 긴 단독 건물이었고, 나름 규모가 있다면 있는 수준이었다.
1층 회사 로비에서 담당자를 호출해서, 회사 로비 원형 테이블에서 면접을 봤다.
보안 건물인건지, 방문자 안내데스크 저편은 보안 출입문으로 보이지 않았다. 정복 입은 경비원이 서 있었다.
회사 로비도 넓고, 오후 2시 정도 여서 인지 방문객도 거의 없어서, 면접에는 지장이 없었다.
50살은 넘어 보이는 작은 할머니 같은 분과 40살 넘어 보이는 여자 매니저가 나와서 면접을 보았다.
느낌이 할머니분은 부장이나 본부장쯤 되고, 매니저는 실무팀장 같았다.
여자 매니저는 이름이 기억 안나지만, 중국에서 왔다고 했다. (중국인 개발팀장?)
일본어는 유창했고, 기술적인 걸 많이 물어봤다.
면접은 기본인 자기 소개를 듣고, 경력과 기술 부분을 질문했다.
우선 경력자 두 명에게 집중 이야기했다.
나에게는 자바 말고 닷넷부분을 가능한지, 기술적인 차이가 뭔지 물어봤다.
자신 있게 답은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별로 신뢰를 주거나 신중한 답변은 아니었다.
여자 매니저와 면접을 한 30분 정도 진행하고 마무리되고 나서,
뒤에 있던 할머니 본부장이 연락해서, 갑자기 30대 후반쯤 되는 남자 매니저가 보안문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본부장과 이야기를 하더니, 나에게 몇가지 질문을 했다.
유닉스/리눅스/윈도우 서버 설정할 수 있는지?
네트워크 설정은 가능한지, 서버 쉘 스크립트는 가능한지, 일본에는 얼마나 오래 있을 건지를 물었다.
다 최대한 가능성 있게 답했다.
유닉스/리눅스는 관리 경험은 없지만, 스스로 학습하며 많이 설치해봤고, 윈도우는 쉽게 설치, 관리할 수 있다. (개발자 수준에서...)
네트워크는 IP주소 체계 개념을 알고 있고, 서버/PC는 관리 할 수 있다. (스위치, 라우터 설정은 전문 네트워크 엔지니어에게 맡기고...)
일본은 현재 5년 생각하고 있다. 그 후는 차후 생각해나가겠다고 솔직히 답했다.
남자매니저가 할머니 본부장과 이런저런 이야기 하고 들어 갔다.
할머니 본부장이 혹시 개발 말고, 하드웨어/인프라 관리 업무 할 수 있냐고 물어봤다.
이제까지 IT연수와 모든 부분을 소프트웨어, 웹 개발 부분에 집중해서 준비했다. 자신이 없었다.
솔직히 말했다. 하드웨어/인프라 관리는 IT 지식과 실무경험이 별로 없어서 그다지 자신이 없다고 하였다.
면접은 끝났다.
거기서 사무실 담당자는 현장의 할머니 본부장과 더 이야기하고 간다고 했고,
다른 테이블에서 지켜보고 있던 우리 영업부장과 나머지 2명과 함께 귀가하기로 하였다.
영업부장이 남자매니저와 추가 면접 본거 물어봐서 이야기하니 두 가지를 질책하였다.
첫 번째는 일본에서 얼마나 오래 일할지 물어보면 무조건 오래한다고 해야 한다고
아무리 5년이고 10년이고 그만둘 기간이 정해져 있는 사람은 함께 일하기 어렵다고 했다.
두 번째는 왜 하드웨어/인프라 업무 못한다고 했냐고 했다.
지금 경기가 어렵고, 면접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고객사에서 요구하는 분야에 너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었다.
첫 번째 일본에서 오래 일할지 부분은 나도 깨달았다.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이든 그 어디든 일단 함께 일할 사람은
그 후가 어쨌던 오래 열심히 일한다고 할 사람을 뽑지,
낼모레, 1년 뒤, 5년 뒤 나갈 예정인 사람과는 아무래도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길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질책은 당시에는 별로 수긍하지 못했다.
회사 영업 관점에서 하는 말이고,
나는 내 지식, 실력, 기술에서 책임질 수 있는 부분에서 일하는 게 맞다라고 생각하였다.
귀가하여 회사 교육장에서 놀고 있는데, 1시간 정도 있다가 교육장으로 전화가 왔다.
당시에는 아직 일본 휴대폰이 없었다.
사무실 담당자가 영업부장에게 다시 요청했다고 하였다.
현장에서 나를 하드웨어/인프라 부분에서 쓰고 싶다고 하였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나의 의사를 물어본다고 했다.
당황스러웠지만, 그냥 해 보겠다고 하였다.
지금이면 잠시 시간을 달라하고 교육장 대기자나 연수 동기들에게 메신저로 물어보기라도 했을 건데,
그때는 그냥 이 정도면 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교육장에 다른 대기자들도 있는데, 나만 3번 연속 면접 보러 가고, 거기서도 안 한다 하고 하면,
전체적으로 다른 대기자의 면접 기회를 뺏는 거 같았다.
그리고 교육장까지 전화 와서 다시 한번 할지 생각해 달라고 요청 온 부분이 왠지 나를 원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당 고객사 현장으로 7월 1일부터 출근하기로 했다. 그때가 6월 하순이었다.
이제 돈을 벌 수 있는 진짜 취업이 되었고, 남은 7~8일 동안 실컷 놀고 싶었다.
하지만 한국인 선배가 아무도 없는 일본회사에 출근해야 하다는 것 자체가 서바이벌이란 생각이 들어서,
교육장에서 일본어 공부만 계속 하였다.
같이 면접 보았던 두 명도 같은 회사에 합격하여 출근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나와 부서와 층이 다르고, 업무도 완전히 달라서 자주 보지 못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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