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히가시노 게이고)
제목:변신
원제:変身
저자:히가시노 게이고(東野 圭吾)
역자:이선희
출판사:창해
독서일:2023.3.14.~2023.4.14.
페이지:450
소장여부:대출
《변신》은 전에 도서관에서 《고독한 늑대의 피》와 함께,
생각 없이 쉽게 읽으려고 빌린 일본 소설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늘 읽을 만했던 것 같아 서가를 살펴보았다.
도서관에서 일반인에게 인기 있는 책들은 책 상태가 좋지 않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도서관의 의미처럼,
인기 있는 책도 다수에게 많이 대출 반납되다 보니,
청결하다고 말할 수 없다.
그 중 그나마 상태가 괜찮은 책으로 《변신》이 들어왔다.
작가의 작품 중에 깨끗할수록 인기가 없는 작품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도서관 대출이 돈이 드는 건 아니니 재미없으면 반납하면 되지라고 생각하고 빌려 왔다.
처음에는 쉽게 몰입 되지 않는 느낌이 있었다. 원작인
1994년 작품이라서 그런지 휴대폰 조차 사용하지 않는 90년대 초반의 느낌이 들었다.
줄거리는 사고로 인해 세계 최초 뇌이식 수술을 받은 성실한 청년이,
뇌이식 기증자의 악한 영향을 받아,
괴물로 변하는 과정과 마지막까지 선한 자아를 지키려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야기는 세계 최초의 뇌이식이란 기술적인 특이점보다는
그로 인한 인간성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어떻게 보면 좀 “지킬박사와 하이드”와 같은 상투적인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틱한 반전이나 기발한 전개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뇌이식 수술의 피해자인 주인공과 뇌이식 기증자의 불행했던 어린 시절이 좀 기억에 남는다
일본 소설이나 현실적인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가정적으로 행복하지 못한 아이들,
초중고등학교 시절의 이지메 등, 마음이 아파지는 부분이 많다.
생각해보니 현실적인 일본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자주 나오는
가해자나 범인은 인간 자체가 악해서 아니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주변 불행에 따른 인과관계로
어쩔 수 없이 나쁜 인간이 되었다는 클리쉐인 것 같다.
(나쁜 놈이지만 불쌍한 놈이란 캐릭터성을 부여하는)
우리나라도 뉴스에 잘 알려지지 않지만,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 불안정으로 인해, 불행한 아이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한번씩 보이는, 재혼으로 인한 계부모의 어린 자녀 학대, 준비되지 않은 출산으로 인한 육아 방치와 학대 등을 볼 때 , 가슴이 먹먹해 진다. 그런 환경에 노출되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고, 태어날 때의 부모님과 경제적 풍요함은 운명의 수레바퀴인가란 생각도 든다. 사람은 남에게 무심하다고 생각한다. 본인 주위의 일이 아니면, 다른 사람의 큰 불행이 자신의 조금한 불편함 보다 못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이 마음 아프게 다가온다. 남녀 간의 애정이나 감정 묘사가 없는 《고독한 늑대의 피》보다 《변신》이 좀 더 측은지심이 생겨난다.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고독한 늑대의 피》는 TV 드라마를 시청자로서 본 느낌이고, 《변신》은 주인공의 가까운 친구로서 주인공의 변신을 옆에서 지켜보는 느낌이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측은지심, 이타심, 사랑의 희생과 같은 상념이 메마른 중년 아재의 가슴 속에 떠 오른다. |
일본 소설은 읽기 쉽고, 책장은 잘 넘길 수 있지만, 괜스레 감정 소모를 불러오는 것 같다.
당분간은 일본 소설은 읽지 말아야 겠다라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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