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살기 위해 운동하는 거죠
운동, 반년만에 다시
지난 큰 비 이후, 아침 날씨가 조금 서늘해졌다.
적어도 아침부터 27~28도의 뜨거움은 사라졌다.
다시 운동을 해야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운동이라고 뭐 거창한 거는 아니다.
요즘 유행이라고 하는 러닝이나 빵빵하고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그냥, 하루 30분씩 러닝머신을 걷고 적당한 무게의 덤벨과 머신을 통한 근력 운동을 하는 게 전부이다.
2년전 부터 아침에 일어나 아파트 관리 헬스장에서 일주일에 4~5번 정도 적당한 운동을 했다.
추운 겨울에는 몸이 적당히 달아오를 정도로
봄, 가을에는 막 땀이 솟아 젖을 정도로,
여름에는 면티 앞뒤를 적실 정도로 운동을 했다.
아침 운동이다 보니 무리하거나 너무 진을 빼면 출근 후,
점심 이후 피곤해서 살짝 졸게 되는 부작용이 있어 오버 페이스 하지 않게 조절하고 있었다.
올해 4월까지 짧은 시간이지만 꾸준하게 운동을 하니 러닝머신 주행 페이스나 근력 운동의 무게도 조금 늘어나게 되었다.
스스로 운동을 꾸준히 했다는 만족감도 약간 들었다.
부상, 욕심에 그만
그때 욕심이 들었다.
‘올해는 좀 운동을 더 빡시게 해서 몸을 만들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운동에 대한 도파민을 제어 못했는지, 근자감에 따른 욕심 때문인지
잘 달리던 러닝머신의 속도도 올리고, 근력운동의 무게도 10Kg씩 올렸다.
처음에는 할 만한데 싶었지만 며칠 안 되어 무릎에 무리가 왔다.
무릎에 통증이 와서 그냥 걷기만 해도 통증이 왔다.
동네 병원을 가서 X레이를 찍고 의사를 만나니 뼈나 근육에는 이상이 없어 보이지만
무리한 운동을 통한 연골 조직에 감기 같은 통증이 온 거라고 설명했다.
(의사샘에게 감기는 은근히 자주 인용되는 것 같다.
치료약은 없지만 잘 쉬면 회복된다 이런 류로...)
통증약 일주일치 먹고 운동과 일상에서 무리를 주는 자세를 하지 말라는 처방을 받았다.
그 후에도 호전되지 않으면 다시 오라는 말을 듣고 이동하여 한 30분 정도 물리치료를 받았다.
공백, 회복과 게으름은 한 끝 차이
그 뒤 며칠은 불편했지만 통증은 완화되었다.
옆에서는 괜히 조금 나아졌다고 다시 운동 하다가 통증 제발할 수 있으니 푹 쉬어라고 했다.
그리고 날씨도 제법 더워지기 시작하였다.
날도 더운데 아침부터 일어나서 다시 아플지 모른다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운동하느니
좀 쉬자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날씨가 더워지는 만큼 일주일 1번, 2주일에 1번, 한달 1번 순으로 운동 가는 횟수가 줄게 되었다.
그동안 운동을 안 가다 보니, 9월이 다 되었다.
더운 여름 아침부터 가벼운 운동이지만 땀을 흠뻑 흘리면(더워서 운동을 별로 하지 않아도 땀이 흠뻑 난다)
출근 후 오전 근무부터 좀 피로감이 몰려온다.
그래서 여름 아침 운동을 줄였다.
물론 여름 저녁 운동이나 밤 운동도 하지는 않았다.
재시작, 일침에 따라
옆에서 다시 말했다.
이제 운동 안 할 거면 아파트 관리비에 운동시설 이용료가 많이 나오니 해지 신청하라고 했다.
아니 다시 운동 시작할게라고 말하고 선선해진 겸 해서 요 며칠 운동을 다시 시작하였다.
시동, 동역학에 따라 더 힘이 많이 들지
괜히 오버페이스하지 말고 몸을 지키자는 마음으로 예전 속도와 무게보다 많이 낮추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운동을 해서 인지 낮춘 속도와 무게도 만만치 않게 느껴진다.
동역학이었던가, 움직이는 물체를 가속시키는 힘보다 정지한 물체를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운동을 하지 않다 운동을 시작하게 되니 더 많은 힘이 필요했지만 더 효율은 나오지 않았다.
아침 운동,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
사실 아침 운동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오전 6시에 일어나는 것보다 7시에 일어나는 게 좋다.
아침잠 1시간이 더 끌린다.
하지만 아침에 적당한 운동을 하면 확실히 신체에 활력이 돈다.
아침 운동을 재개한지 며칠이 되지 않아서 인지 아침 알람소리를 들으면, 1시간 더 잘까, 운동 갈까를 고민하게 된다.
아직 아침 이불속에서의 게으름을 버리지 못했다.
하지만 다시 알람을 연장해서 1시간 더 자도 오전 7시의 알람은 좀 허망하다.
1시간 더 잤지만 마치 10분밖에 안 잔 듯한 기분이고 아침 운동을 빼먹었다는 죄책감도 따라온다.
하지만 싫지만 일찍 일어나서 운동으로 아침을 시작하면 하루를 잘 시작한 것 같은 생산적인 마음이 든다.
적당히 땀이 올라서 아침 샤워까지 하면 금상첨화이다.
어느 과거 CF광고처럼 시간을 잘 활용하며 자기 관리를 하는 남자처럼 느껴진다.
(마음에 남자의 자신감이라는 뽕이 좀 찬다)
출근으로 바쁜 아침 시간이지만 1시간 일찍 일어나서 적극적으로 산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해서 출근을 하면 오전 근무 시간 동안 커피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덜 피곤하여 일하기가 좋다.
운동을 하지 않고 아침잠 1시간을 더 자면 오전에 몸이 활성화가 안되어서 인지 피곤하여 커피로 손이 저절로 간다.
운동, 이제는 마음의 치유를 위해
중년에는 여러 가지 신경써야 할 일과 잡다한 생각, 우울, 불안이 많아진다.
아마 20대, 30대에 비해서 테스토스테론이 줄어들어서 그럴지 모른다.
분명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잘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마음은 변덕이 심하다.
아침과 저녁의 마음이 다르고, 방금 전과 지금의 마음이 다르다. 기분 좋다가도 사소한 일에 금방 기분이 변한다.
나조차도 내 마음의 갈피를 잡을 수 없다.
그냥 모든 게 다 귀찮아지고 의미 없어지는 번아웃 상태도 오래간다.
2024.04.15 - [0500_독서] - 도파민네이션(애나 렘키)
전에 《도파민네이션》에서도 도파민 중독이나 번아웃일 때 '운동'을 처방으로 내기도 했다. 물론 '운동' 자체에 중독이 될 수 있으니 이를 적당히 조절할 필요도 있다고 언급했다.
몸 , 가장 정직한
그래도 몸은 정직하다.
아프면 아프다 하고 아프지 않다면 묵묵히 할 일을 한다.
적당한 운동을 통한 몸에 긴장과 탄력을 부여하면 몸도 가벼워진다.
가볍고 건강한 기분이 들면 몸을 함부로 하고 싶은 생각도 줄어든다.
기름진 음식으로 과식하고 싶은 생각도 몸에 좋지 않은 알코올을 섭취하고 싶은 생각도 줄어든다.
가볍고 건강한 식사 거리와 과일과 차를 찾게 된다.
몸이 가벼워지고 건강한 느낌이 들면 마음도 조금은 가벼워진다.
중년의 건강 , 운동을 통한 마음에 대한 접근
중년과 성취라는 현재 마음의 짐을 바꿀 수는 없어도, 우울과 불안이라는 마음의 그림자를 옅게 할 수는 있다.
그래도 몸은 건강한데, 아직 체력이 많이 남아 있으니 어떻게든 해 나갈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마음의 그림자를 걷어내어 준다.
서양 속담의 ’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마음‘처럼 운동을 통한 마음의 치유는 분명 있는 것 같다.
다만 무리한 운동으로 몸이 망가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과욕은 금물이다.
몸이 아프면 다 무너진다는 말을 격하게 공감하게 된다.
중년의 운동 , 꾸준히 성실히
중년의 운동은 야생마와 같은 20대나 힘센 사자와 같은 30대의 의욕이 아니라 듬직하지만
느릿한 황소와 같이 가야 할 것 같다.
아프지 말자 몸도 마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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