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후, 7월
2023년 7월 17일 월요일의 비가 오는 아침이었다.
어제는 하루 종일 큰비가 내렸다.
동남아의 열대성 소나기인 스콜처럼 맹렬하게 내리 꽂는 폭우였다.
창문을 여니 내리 꽂는 모양처럼 강렬한 빗소리와 함께,
안으로 빗물이 들이 닥쳤다.
10분 20분이 지나도 그치지 않고 내렸다.
비는 뽀모도로(pomodoro) 학습 방법처럼,
25분 무섭게 퍼붓고, 5분간 힘을 모았다가,
다시 25분을 내리 붓는 느낌이었다.
휴대폰에는 각 기관에서 재난 안전 문자가 끊임 없이 들어왔다.
'호우 경보에 따라 사고가 우려되니, 안전하게 있어라.'
안내가 경쟁적으로 들어왔다.
이 비로 중부 지방에는 물난리가 나고 안타까운 사고까지 생겼다.
사나운 비가 휴일 하루 종일 계속 되어 월요일이 걱정되었다.
하지만 오늘 아침은 간간히 약한 비만 흩뿌리고 있었다.
그마저도 출근 하는 길에 그치고 후텁지근한 흐린 날이 되었다.
7월 들어 맑은 날을 별로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하며 출근하는 동안 시간을 뒤돌아 보니,
또 벌써 일년이 반이 가고 다시 한 달의 반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 동안 무엇을 했나? 기억을 되새김질해 봤다.
딱히 생각나는 게 없었다.
새해부터 오랜만에 공부를 한다고 수험 서적을 붙잡고 있었는데,
별로 신통한 재미를 못 봤다.
이걸 뚫어 버려야겠다고 모든 시간을 매달린 것도 아니니 당연한 결과였을 거다.
하지만 시험기간 전까지 집중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인해,
다른 책이나 다른 주제에 관심을 갖을 여유가 없었다.
그냥 자투리 시간은 스마트폰, 게임, TV시청 등의 멍한 시간들이었다.
그 사이 짧게 나마 일본 여행도 가고,
전국 몇 군데 출장도 가고, 알찬 전문 교육도 받았다.
하지만 일본 여행 말고는 글(블로그)로 만들어내기도 좀 피곤하였다.
상반기는 사실 회사 업무적으로 크게 바쁘지는 않았다.
그래서, 좀 느슨한 상태로 시간을 보냈다.
지나고 보니 크게 남는 게 없었다.
6월에는 정말 코로나19 시대 끝물에 코로나19님을 영접하였다.
남들 다 걸려봤다는 그 녀석을 3년 가까이 걸리지 않아서,
괜찮을 거라고, 나름 내성이 있다고 자만했는데, 그 믿음을 여지없이 박살내고 지나갔다.
일본 사회 사년차 생활 Part 4-4 (tistory.com)
일본 직장생활에서 귀국을 결심하게 만들었던
통증이 3일간 계속된 느낌이었다.
내 집 내 방에 격리되어 고립된 느낌이 그때의 기분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 주었다.
주변에 코로나19를 견뎌낸 모든 이들이 대단하다고 내심 인정하게 되었다.
나쁜 건 버리고, 좋은 점만 생각해 보면 무탈하게 지나간 상반기였던 것 같다.
코로나19는 이런 마음에 확신을 주고 갔다.
당장 아등바등하지 마라.
건강 잃으면 다 소용없다를 뒤통수가 얼얼해질 정도로 세게 때리며 말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코로나19에서 겨우 회복되어 정신 차린 7월은 내게 속삭인다.
'얼른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즐겁게 2023년 하반기를 준비해'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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