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4K 32인치 모니터(LG 32UP830
● 구매 동기
MSI 지포스 RTX 3060 게이밍 X D6 12GB 트윈프로져8 (Old 시스템) (tistory.com)
2년 전 RTX3060을 사고 나서부터, 다시 데스크톱 PC에 관심이 생겼다. 보통 블로그 작성이나 메일 확인 등은 거실 탁자에서 노트북으로 하였다. PC 게임을 할 때나 음악·동영상을 재생해 놓고 서재 책상 앞에 앉아 종이책을 읽을 때는 데스크톱 PC를 이용하였다.
최근, 전자책에 관심을 갖고 나서는 전자책도 PC로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자책 중 epub형식으로 된 전자책은 글꼴 크기나 줄간격 등을 조절할 수 있어 좋은데, 예전 출판된 책의 전자책은 단순히 스캔된 PDF전자책으로 글꼴 크기가 작고 페이지에 촘촘하게 인쇄된 책이 많아 읽기에 불편하였다.(역시 노안이 오고 있는 것 같음...) 기존 24인치 FHD(1920*1080) 모니터의 해상도에서는 내가 찾았던 PDF 전자책은 글꼴 크기가 작아서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24인치 FHD 모니터도 고장 나지 않고 잘 쓰고 있었다. 괜히 몇십만원씩 주고 32인치 4K(3840*2160) 모니터를 살 필요 있나라는 고민을 많이 했다. 새 IT기기를 사고 싶은 욕심이란 생각도 들었다.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마이클 투히그, 클라리사 옹) (tistory.com)
자기친절의 핵심은 잘 자고, 잘 먹고, 운동해서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뇌가 호기심과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심장이 사회적 유대와 자기존중의 경계 안에서 고동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삶의 질에 필수 요건들이다.
(중략)
완벽주의의 관점에서는 단순히 스스로에게 실수를 허용하는 것이 자기친절인 경우가 많다.
(중략)
일상 속 사소한 자기친절의 행동이 더 중요한 이유는 더 쉽게 더 자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략)
간헐적인 자기친절을 투입하는 것으로 번아웃과 무자비한 자기비판을 완화하는 극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황당한 일이다.
(중략)
당신의 기분, 동기, 일정과 상관없이 늘 자기에게 친절하라는 뜻이며 자기친절에 조건을 붙이지 말라는 뜻이다.(P.156)
하지만 최근 읽은 책들에서 생각을 좀 바꾸었다.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에서 말한 것처럼 '자기친철'을 베풀기로 했다. '다 행복하자고 일하며 사는 건데,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하게 근검절약을 강조할 필요 없잖아.'
또 《우리 인생에 바람을 초대하려면》에서 말한 것처럼 "진부한 삶은 우리를 지겹게 할 뿐 아니라 기력을 쏙 빼놓는다. 삶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한 없이 고단하다."와 《아직 오지 않은 날을 위하여》에서 말했던 것처럼 "이제 와 내가 뭘 해, 겁쟁이는 그렇게 말한다."를 되새기며 지금 이 순간을 그리고 앞으로 몇 년을 기존 모니터 보다 새 모니터에서 즐거움의 가치를 찾을 수 있으면 괜찮은 선택이 아닌가라고 스스로 정당성을 부여하였다.
(함께 하는 이는 새 IT기기 지르고 싶어서, 온갖 좋은 말은 다 갖다 쓴다고 핀잔을 주었다...)
우리 인생에 바람을 초대하려면(파스칼 브뤼크네르) (tistory.com)
우리가 달력과 월급에 볼모 잡힌 후로 삶은 그만그만해졌다. 우리의 실존은 매달의 월급명세서로 전락했다.
(중략)
진부한 삶은 우리를 지겹게 할 뿐 아니라 기력을 쏙 빼놓는다. 삶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한 없이 고단하다.
(중략)
장폴 샤르트르Jean-Paul Satre는 《구토 La Nausee》에서 이렇게 말한다. “살아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배경이 바꾸고 사람들이 등장했다가 퇴장하는 것이 전부다. 시작이란 없다. 운을 맞추는 것도 아니고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닌데 나날들은 차곡차곡 쌓인다. 끝도 없이 단조롭게 덧붙여진다.”(29%)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파스칼 브뤼크네르) (tistory.com)
우리는 늘 나중에야 깨닫는다. 조짐이 있었다는 것도 나중에야 안다. 그걸 알았더라면! 예지는 과오를 저지른 후에야 찾아오니 과연 헤겔이 말한 대로 "미네르바의 올빼미(지혜의 상징)는 황혼이 내려앉은 후에야 날아오른다." 그때 위험을 무릅쓰고 결단을 내리지 않았다면 그건 아마 우리가 원치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후회는 피할 수 없는 만큼 무익하다. 패배주의가 늘 써먹는 알리바이가 있다. 다시 붙잡기엔 너무 늦었다, 긴 여행을 떠나기엔 너무 늦었다. 다시 사랑하기엔 너무 늦었다, 이제 와 내가 뭘 해, 겁쟁이는 그렇게 말한다. 20세든 80세든 하면 된다. 담대함이란 돌이킬 수 없는 숙명에지지 않는 것이므로.(52%)
● 배송
배송은 빨랐다. 이틀 전 24시를 몇 분 남겨놓고 결제를 했는데, 어제 배송 중 안내가 오고 오늘 배송이 왔다. 연초에서 2월 말까지 업무로 바쁘다가 하루 짬 내서 쉬었는데 마침 집에 있을 때 배송이 맞춰서 와서 기분이 좋았다.
'집 앞에 두고 가시면 됩니다.' 라고 배송 문구를 적었는데, 12시에 맞춰서 LG 가전제품 설치 기사님 2분께서 직접 들고 오셨다. '설치해 드릴까요?' 하고 물어보셨다. 점심 식사 시간이기도 하고, 집안도 어수선해서 그냥 스스로 설치한다고 말씀드리고 제품 상자를 받아 인수 서명을 해드렸다.
● 제품
제품 상자는 생각보다 컸다. 회사에서 24인치, 27인치 새 모니터도 다뤄봤는데, 32인치는 확실히 상자가 컸다. 무게도 대충 10kg 정도는 되는 것 같았다.
제품을 인수받아 현관 신발장 옆에 두고는 후회를 하였다. 이걸 서재로 들고 가서, 상자 까고, 모니터 화면과 모니터 스탠드 연결하고, PC책상 위에 올리고, 전원&그래픽 케이블 연결하고, 각종 포장재 쓰레기를 치울 생각하니, 그냥 설치 기사님께 맡길 걸 그랬나 싶었다.
제품 구성은 간단하였다. 32인치 4K 모니터 화면 본체, 스탠드 기둥, 스탠드 받침, HDMI케이블, DP케이블, USB-C케이블, 전원케이블, 전원어뎁터, 품질보정서 및 설치매뉴얼이 들어 있었다.
● 설치
나름 비싼 제품이니 설치매뉴얼을 먼저 읽어 보았다. 괜히 안다고 손 따라 제품 설치하다가 플라스틱 부품이나 체결 부위를 깨먹으면 여간 곤란한 게 아니다.
보통 모니터 설치는 손에 잡히는데로 연결하기 쉬운 스탠드 기둥과 스탠드 받침을 먼저 결합하고 모니터 화면 본체와 스탠드 뭉치를 결합하기 쉽다.
하지만 혼자서는 대형 모니터 화면을 한손으로 들고 한손으로 스탠드 뭉치를 결합하기는 어렵다. 모니터 화면 무게와 크기 때문에 쉽지 않다.
설치매뉴얼 대로 먼저 모니터 화면을 부드러운 스티로폼 포장재 위에 엎어놓고 스탠드 기둥부터 먼저 결합을 한다. 그리고 엎어진 화면에 연결된 스탠드 기둥에 스탠드 받힘을 체결한 다음 모니터 전체를 세운다.
기존 24인치 모니터의 DP 케이블을 그대로 이용하려고 하였으나, 새 모니터에 따라온 순정 DP 케이블이 그래도 나을 것 같아 교체하였다. 한 10분 정도 PC 책상 밑으로 들어가서 전원케이블과 DP케이블을 책상 아래에서 책상 위로 올리는 작업을 했다.
● 후기
처음에는 전원 안 들어와서 다시 전원케이블과 전원어댑터 쪽 연결을 점검하였다. 전원은 해결되었다.그 다음 케이블 인식 불량인지 PC를 켜도 새 모니터에 화면이 안 나왔다. 다시 LG 설치기사님께 맡길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PC쪽 DP포트와 DP케이블을 다시 체결하니 화면이 정상적으로 나왔다.
24인치 FHD에서 32인치 4K로 오니, 광활해졌음을 느꼈다. 모니터상 화면이 1.5배는 커진 느낌이 들었다.
웹브라우저의 글자들이 너무 작을까 걱정했는데, Windows 운영체제에서 자동으로 125% 확대처리를 해줘서 쓰기에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동영상 재생 사이트에서 전에 없던 2160(4K) 화질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내친김에 게임도 4K 해상도로 실행해 보았다. 오래된 CPU라서 그런지 좀 버벅거림이 생겼다. FHD에서는 그래픽카드 성능으로 버벅거림이 없었는데, 4K 해상도에서는 화면 처리량이 많아서인지, CPU와 GPU모두 full부하가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전자책 PC Viewer화면은 정말 만족스러웠다. 이제 좀 더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곧 전자책은 그냥 태블릿으로 볼 때가 더 많은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애매하게 아쉬워하지 말고, 그냥 2024년 잘 살아보자는 자기친절의 선물로 생각해야겠다.
'0200_국내생활 > 0201_사용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이로트 프레라 만년필(PILOT PRERA 萬年筆) (15) | 2024.01.13 |
---|---|
네스프레소 에센자 미니(캡슐 커피 머신) (0) | 2023.12.16 |
반스 울트라레인지 Vr3 (3) | 2023.11.15 |
오피넬 No.08 나이프 (3) | 2023.10.26 |
라바짜 구스토피에노 원두와 모카포트 (3) | 2023.10.02 |